하은, 재활 22-24, 고군분투한 하은
‘고군분투한 하은….’
휴일, 근무 중인 동료가 보낸 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란다.
놀라서 커진 눈이 동그래진다.
하은, 한 건 했다.
여유로운 토요일 오후.
시계를 보니 4시 반이 다 되었다.
하은 군 속옷을 살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하은 군 이름을 부르며 집에 들어섰다.
그런데 어째 쉬고 있는 자세가 낯설다.
여느 때처럼 바로 누워 있거나 옆으로 돌아누워 있지 않고 엎드려 있다.
그것도 완전히.
누가 이렇게 있도록 도운 걸까?
아니면 설마 은이가 혼자 몸을 뒤집었을까?
“신은혜 선생님!”
궁금해하던 찰나에 서지연 선생님이 은이 집으로 왔다.
방금 속옷을 살폈는데, 내가 들어가는 게 보여서 따라왔다고 한다.
“아, 그럼 혹시 선생님이 은이 이렇게 눕힌 거예요?”
“아니요. 저는 바로 눕게 도왔는데요?”
아, 은이가 스스로 몸을 완전히 뒤집었다!
가끔 따라가는 운동재활 수업에서
김미숙 선생님이 은이가 이렇게 몸을 뒤집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걸 봤다.
은이한테 혼자 이렇게 엎드렸냐 물으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뿌듯했는지 은이가 씩 웃는다.
은이에게도 지난날 고군분투했던 운동재활 수업의 기억이 새겨져 있겠지.
이 소식을 동료들에게 얼른 전하고 싶다. 신은혜
‘고군분투한 하은. 서지연 선생님이 속옷 지원하고 바로 눕게 도왔는데,
잠시 후에 들어가 보니 이렇게 혼자 몸을 뒤집고 엎드려 있었어요.’ 신은혜
‘계속 오른쪽으로만 있길래, 속옷 살피고 살짝 왼쪽으로 옮기는 것 돕고,
다리에 쿠션 끼워 줬더니 스스로 엎드려 볼 만했나 봐요. (운동재활하면서 계속 하던 자세라 그런가?)
경험이 이제 몸에 스며들었나 봐요!’ 서지연
대박이다!
은이가 혼자 힘으로 완전히 뒤집은 게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왼쪽 몸을 움직여 오른쪽 방향으로 도는 것까지는 여러 번 했다.
그러나 오른쪽으로 뒤집은 후에 가슴 아래 깔려 있는 오른손과 팔까지 몸 밖으로 빼야
완전히 뒤집은 자세가 되는데,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오른쪽 몸이다 보니 거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운동하면서 도은주 선생님이든, 복지관 김미숙 선생님이든
누군가 유도하고 돕지 않고 혼자서 뒤집은 건
몇 년 전, 처음 목격한 후로 한참 만의 일이다.
‘하은이 뒤집었어요. 팔도 빼고.
도은주 선생님 스탠딩 지원하는 동안 지나는 길에 발견한 하은이, 기특하네요.’
최희정 국장님이 사진과 함께 은이 소식을 전했다.
사진 속 은이를 보니 정말 몸을 뒤집어 완전히 바닥에 엎드린 자세다.
어디를 바라보는 여유로운 시선까지….
오른쪽보다는 왼쪽 몸을 사용하기 자유로운 은이는 왼쪽 몸을 일으켜 오른쪽 방향으로 뒤집는다.
왼쪽 어깨를 들어 오른쪽으로 뒤집는 것까지는 성공했었는데,
매번 배 아래에 깔린 오른팔을 몸 바깥 방향으로 빼내는 마지막 단계가 걸림돌이었다.
그러던 은이가 오늘 완전히 몸을 뒤집었다.
오른팔에 힘을 주어 움직였다는 뜻이다.
크면서 자연스레 힘이 세졌고, 매일같이 도은주 선생님과 운동하며 연습한 결실일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다.
2019년 10월 11일 금요일, 정진호
정진호 선생님, 부럽습니다. 한덕연
소식 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도 정진호 선생님과 같은 마음이겠지요. 박현진
아이를 키우다 보면 과업 하나하나를 해낼 때마다 신기하고 뭉클할 때가 있습니다. 뒤집기를 하고 첫발을 떼고 ‘엄마~’라는 말을 하던 그 처음 순간을 기억합니다. 오늘 하은이를 보면서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른팔을 빼내려고 얼마나 많이 애를 썼을까요. 하은이가 얼마나 많이 시도하고 노력했을까요. 기특했습니다. 최희정
그야말로 기쁜 소식입니다. 뒤집을 수 있다는 건 걷기 위한 한 이정표였죠. 뒤집을 수 있다면 그다음이 무궁하죠. 감사, 감사합니다. 성실이 일을 이룹니다. 도은주 선생님, 고맙습니다. 월평
「월평빌라 카페 ‘월평 너머 월평’ 게시판 5023번 글 ‘하은, 재활 19-23, 뒤집기 성공’, 정진호」 발췌
정말 3년 만의 일일까?
그동안 목격되지 않은 여러 차례 성공이 있었던 걸까?
뒤집어서 엎드린 채로 놀다가 누가 오기 전에 다시 뒤집어서 본 사람이 없었던 걸까?
이어지는 상상의 나래 끝에 그저 함께 기뻐하기로 한다.
기쁘다. 기쁘고 즐겁다.
2022년 9월 17일 토요일, 정진호
기쁘고, 반갑고, 놀랍습니다. ‘해 볼 만하겠다.’ 은이에게 이런 의지와 결심을 심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스스로 엎드린 것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할까요! 함께 기뻐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응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현진
‘고군분투한 하은’, 고생했어. 이제 엉덩이만 들면 되겠다. 신아름
하은, 재활 22-1, 유지원 선생님과 계획 구상
하은, 재활 22-2, 복지관 운동재활 계획 의논
하은, 재활 22-3, 복지관 수중재활 계획 의논
하은, 재활 22-4, 학교 언어치료 계획 의논
하은, 재활 22-5, 월요일에 재활의학과
하은, 재활 22-6, 마음이 놓이기도 합니다
하은, 재활 22-7, 침대 ② 아버지와 오래 통화
하은, 재활 22-8, 침대 ③ 세 곳 인터넷 링크
하은, 재활 22-9, 침대 ④ 정 선생님도 연락을
하은, 재활 22-10, 침대 ⑤ 군청에 문의하면
하은, 재활 22-11, 침대 ⑥ 신청하면 된다고
하은, 재활 22-12, 침대 ⑦ 은이 면담 잘 끝났습니다
하은, 재활 22-13, 침대 ⑧ 적합성 평가를 해야 한다고
하은, 재활 22-14, 오래 쉬었던 것에 비해
하은, 재활 22-15, 침대 ⑨ 보조기기센터 적합성 평가
하은, 재활 22-16, 침대 ⑩ 좋은 소식 있을 거라
하은, 재활 22-17, 재활은 마라톤 아닙니까!
하은, 재활 22-18, 동료의 배움 ① 자기 의지
하은, 재활 22-19, 동료의 배움 ② 앉는 자세
하은, 재활 22-20, 침대 ⑪ 아직 연락 없지요
하은, 재활 22-21, 침대 ⑫ 내일 들어온다고
하은, 재활 22-22, 침대 ⑬ 하은 군 침대 들어왔습니다
하은, 재활 22-23, 세심하게 신경 써 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