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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알싸+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그라목손이란?
잡다한 설명 다 떼고 알기 쉽게 설명.
농약인데,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들이 음독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함.
밥숟가락 한스푼(20cc)정도만 먹어도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95%이상) 매우 고통스럽게 죽어감.
먹자마자 죽는것은 아니고 한모금이라도 삼키고 나면 구토를 유발하는 성분때문에 구토를 하게 됨
(자살방지이유로 첨가)
하지만 한모금 정도 마셨다면 구토를 했다고 해도 이미 몸속으로 퍼지게 되고
폐속으로 침투하여 산소와 결합해 폐를 딱딱하게 굳혀버림
치료방법은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 없으며 음독후 처음 2~4일간은 아무렇지도 않다가
점점 증세가 나타나며 10일안에 사망
고통은 인간이 느낄수있는 고통의 최고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극한의 고통이라고 전해짐.
또한 멀쩡하다가 몇일 이내 증세가 심해져 비교적 빠른 기간 서서히 죽어간다는 점에서 심리적으로도 굉장한 두려움을 줌.
특이점은 외국에서는 판매가 금지된 농약이지만 한국에서는 아무 농기구점에서나 흔히 판매함.
실수로 마셔서 죽는 경우도 있고 자살을 이유로 마셨다가 음독을 후회하며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경우도 많음.
아래는 시골에서 일하면서 그라목손 중독자들을 대했었던 어느 의사분의 글
그라목손 (어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저자분)
"그라목손"은 제초제의 일종이다.
이 약은 사람이 섭취하게 되면, 폐세포를 섬유화시켜 폐를 굳어버리게 만든다, 특히 이 약이 인체에 흡수되면 산소와 결합해 “유리산소 래디컬”을 발생시키고, 이때 발생된 래디컬이 폐를 굳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이약을 복용한 환자는 호흡이 어려워져 호흡부전으로 사망하게 된다.
더욱이 산소와 결합하면 더 많은 래디컬을 발생시키는 이 약의 속성상 가슴을 쥐어 뜯으며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산소를 투여할 수가 없다. 때문에 환자는 예전에 어떤 드라마에서 배우 김희애가 고통스럽게 연기하던 폐 섬유증 보다 더 지독한 경과를 거치면서 점점 죽음에 이르게 되는 끔찍하고 무서운 약이다.
내가 아는 한 이 약은 우리가 구할 수 있는 극독물 중에서 가장 치명적이며, 사망에 이르기까지 가장 무서운 경과를 거치는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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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농촌에는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하는 분들이 많다.
요즘 사회전체가 몸살을 앓으면서 농촌 도시 가리지 않고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농촌지역은 더 심각하다. 사람이 죽고사는 일에 도시 농촌이 따로 있고 왕후장상이 따로 있을까마는 농촌의 경우에는 거의 사고에 가까운 자살도 많다.
사람이 죽고자 하는 결심에는 두 가지가 있다.
현재 나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 할 때, 그것이 시간이 지나도 도저히 개선될 기미가 없을때, 차라리 잠이 들면 잊혀지지만 눈을뜨면 다시 그 고통이 나를 엄습할 때 사람들은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성적인 판단이 순간적으로 마비된 상황, 예를들면 현재의 상황이 극도로 고통스럽지만, 그렇다고 미래에도 꼭 그러하리라는 절망을 하고 있지는 않을 때, 삶이 힘들고 고달픈데 일과적인 자극이나 동기가 주어 질때…….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면서 순간적으로 불행한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것이 자살이다. 그러나 나는 정말 그렇게 단호하게 말 할 자신은 없다.
그것은 자살을 선택해야 할 만한 절망을 겪어보지 않은 자가,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자가 세치 혓바닥으로 그들 앞에서 삶과 죽음을 감히 이야기 하기가 송구스럽고, 또 이미 죽음을 선택하신 분들이 그렇게 절망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끔 그분들을 극한까지 몰아붙인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가끔 그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어떤 공범 의식을 느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말씀을 드리기가 너무 죄스럽지만, 그래도 나는 사람이 아무리 상황이 절망적이어도 죽기보다는 살아 있음으로서 하다못해 꿈이라도 꾸어볼 수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더욱이 그나마 계획된 죽음보다 절망속에서도 삶을 살아가시던 분들이 약주를 하신끝에, 혹은 부부싸움 끝에. 혹은 오늘 저녁 날아든 한장의 독촉장에 우발적으로 돌이킬 수없는 선택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오늘밤만 자고 나면 넘어갈 일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 결과가 되는 것이어서 더욱더 안타깝다.
그러나 농촌에서는 이런일이 상시로 일어난다.
농촌에서는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농약을 상시로 비치하고 계시고 또 매일같이 논밭에 살충제와 제초제를 뿌리고 일을 하시기 때문에 손만 뻗으면 닿은 거리에 바로 농약병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촌에서는 늘상 고단한 일상에 시달리다가 돌발적인 상황이 생기면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시골에서는 정말이지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어마어마한 숫자의 음독사고가 수시로 일어난다.
정말 심할때는 하루에 서너분씩 그렇게 응급실로 들어오신다,
일년내내 열심히 배추농사를 짓고는 수확기에 배추밭을 갈아 엎어야 할 때, 정부에서 키우라는 송아지가 막상 팔때가 되면 값이 폭락하고, 농촌지원자금 빌려 하우스를 지으면 태풍에 날아가는 따위의 일을 상시로 겪다 보면 아무리 인심좋은 농촌 분들이라도 홧김에 죽음을 생각하시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분들 중에 많은 수들이 병원에서 생명을 구하고 살아나시기 때문에 전체 자살자 통계에 잡히지는 않지만, 실제 음독을 하는 숫자는 정말 일반인들이 떠올리는 상상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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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라목손을 마신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왔다.
일단 얼른 위세척을 하고 종합병원으로 후송하였지만 이 경우는 사실 거의 회생의 가망이 없다.
농촌에서 흔히 음독하시는 농약중에서 파라치온이나 말라치온 계열의 유기인제 살충제들은 해독제가 있어서 대개 회복이 되시거나 후유증으로 반신불수가 되더라도 생명은 구하지만 그라목손의 경우는 내가 가운을 입은 이래도 단 한번도 회생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라목손은 푸른색의 악마다.
소주잔 한 잔의 분량이면 이미 치사량이고 반병이면 치료의 의미조차 없다.
그래서 최근에 몇몇 뜻 있는 의사들이 모여서 그라목손 판매 금지 운동을 벌이고 제조업체와 협상을 해서 그라목손 병에 “이 약을 마시면 끔찍한 고통을 겪다가 사망하게 됩니다” 라는 문구를 삽입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잘한 일이다.
사람을 치료하기보다 아예 마시지 않게 하는것이 윗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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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 4학년 임상실습을 할 때의 일이다.
응급실에서 의대생 신분으로 임상실습조에 배치가 되었다. 그날따라 10년만에 가장 춥다는 날이었다.
바깥에는 그야말로 살을 에는 추위와 칼바람에 응급실 유리창에 하얗게 성에가 끼어서 밖이 내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어느날. 119 구조대의 앰뷸란스가 숨가쁘게 들이닥쳤다.
엠뷸란스에서 내린 환자는 처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검은색 잿물을 들인 낡은 군복상의에 검은 기름때에 찌들은 바지를 입은 40대 남자가 들것에 누워있었다. 그의 오른쪽 팔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 그의 오른팔은 어린시절 사고로 잃어버린 상태였고, 상의의 오른쪽 소매는 구겨진 채 아랫주머니에 들어가 있었다.
세월보다 삶의 무게가 더 깊이 박힌 이마의 주름과, 위생 상태를 웅변해주는 누런 앞니까지 한마디로 고달픈 삶을 살아가시던 분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모습에다, 그분의 입술과 혀는 마치 녹색 물감을 마신듯 온통 푸른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더욱이 보호자라고는 거의 70에 가까운 할머니 한분 뿐이셨다.
환자분이 응급실에 들어오시는 것을 보고 응급실 데스크에 서있던 레지던트 1년차가 “그라목손이다” 라고 말하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왜 그 선배가 머리를 흔드는지 몰랐다.
환자가 응급실 침대에 뉘어지고, 코에는 레빈 튜브가 삽입되고 응급실 인턴선생이 고무장갑과 커다란 50 cc 주사기로 위 세척을 시작했다. 무려 5000 cc 이상의 물이 위속으로 투입되면서 위속에 들어있던 내용물들이 몸 밖으로 흘러나왔다. 그때 그 농약 특유의 역한 냄새와 위세척액마져 푸르게 변색시킨 그 악마와 같은 그라목손의 묘한 색깔은 처음 보는 내게는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환자의 위세척이 끝나고 혼자의 팔에 링거가 달리고, 알수없는 몇가지 약제가 투입되기 시작했지만 환자는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었다.
그 추운 겨울날 아무리 실내지만 차가운 위 세척액이 무려 5000 cc 나 몸속을 드나들었으니 환자가 저체온으로 떨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때 내가 옆 침대에 있는 담요를 가져다 덮어주자 그 환자가 나를 쳐다보던 그 순박한 눈빛을 아직 기억한다,
그는 대개 그런분들이 그렇듯이 그분도 자세히 보면 참으로 순박하고 좋은 인상을 가진 분이었다. 그건 뭐라고 말로 말할 수 없는 느낌이다. 세상에는 정말 삶의 찌들어 죽음을 선택하였으면서도 세상의 어느 누구에게도 화살을 겨누지 않는 그런 분들이 있다. 내게 주어진 작은 시련도 모두 세상 탓인 사람이 있는 반면에 세상이 나를 죽였어도 그저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누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생각하는 그런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에겐 그러한 분들만이 가지고 계시는 특별한 느낌이 있다.
그것은 가슴을 아리게 하는 묘한 자극이기도 하고, 이 각박한 사회에서 정상적인 방식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순박한 사람들의 수동성이 갖는 애처로움 이기도 하다.
그분의 인상이 그랬다.
그 눈은 눈앞에 사냥총을 들이댔는데 그 사냥총이 누구를 겨누고 있는지도 모르는 동물과 같은 그런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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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레지던트가 보호자 할머니를 불렀다.
“할머니 제 얘기 잘 들으세요. 지금 아드님은 절대로 마셔서는 안 되는 무서운 약을 드신 겁니다. 한 병을 드셨고, 게다가 마신 지 시간이 너무 오래돼서 회생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대개 이 경우에는 한 삼일정도 후에 돌아가시고 살아 계시는 동안에도 숨을 쉴 수가 없어서 굉장히 고통스러우실 거에요……. 저희가 응급 조치는 했으니 이제 중환자실로 모실 거구요."
설명이 다 끝나기도 전에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치료비는 얼마나 들어요?”
“할머니, 원래 자살 환자는 의료보험 적용이 안돼요. 나라에서 보험 처리를 안해주거든요……. 해서 일반으로 치료하셔야 하니까 아마 비용은 좀 많이 드실거에요. 저는 비용은 잘 모르니 원무과에 가셔서 물어보세요.”
“나는 돈 없어, 그냥 죽어야지 어떡해…….”
레지던트의 지시로 내가 할머니를 원무과로 모시고 가서 설명을 듣게 했더니 당일 응급실 치료비만도 그때 당시 돈으로 오십만원이 넘고, 앞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최소 몇백만원이 더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생활에 찌들어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이 병원비에 다시 올가미가 걸리는 셈이다.
대개 자살자들은 전혀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이분들은 병원에서 생명을 건지면 건지는대로 다시 주변사람들이나 ( 입원 보증을 한 주위분), 본인이 다시 어마어마한 치료비의 올가미에 걸리게 된다.
돈이 없어 죽으려 한 사람이 다시 병원비에 채무자가 되는 기가막힌 상황이 늘상 벌어지는 곳이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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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입원 치료를 강력히 거부했다.
나는 결정권이 없는 학생신분으로 가타부타 할 수가 없어 다시 레지던트 앞으로 데리고 왔다.
그때부터 의사와 보호자간의 길고 긴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어차피 죽는다며? 그런데 왜 집에 못가? 병원비를 의사선생이 내줄거야?”
“할머니 그래도 어떻게 저런 상태로 사람을 집으로 데리고 가요?”
“살려준다면 몰라도 죽는다는데 왜 병원에 있어? 그냥 집에서 죽겠다는데 왜 그래”
결국 담당의사는 환자에게 다시 의사를 물었다. 아직 환자에게 호흡곤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마 고통은 그로부터 최소한 6시간 이상은 지나야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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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역시 강력하게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담당 레지던트는 치프에게, 다시 치프는 스텝에게 보고하고 주임교수의 허락까지 떨어진 다음에야 그들은 퇴원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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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이때의 일에 대해 내게 같은 상황이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자문해보곤 한다,
환자의 회생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단지 환자라는 이유로 중환자실에서 무리하게 치료 (?) 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경제적으로 쪼들려서 농약을 마신 40대 장애인이 홀어머니에게 엄청난 병원비를 빚으로 지우고 세상을 떠난다면 그는 정말 눈을 제대로 감을 수 있을까? 의료에서 윤리의 기준은 무엇일까? 의사는 환자의 형편에 관계없이 무조건 눈 앞의 환자를 치료하는 것만이 윤리적일까?
이 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치료를 했다는 도덕적 만족감을 위해 환자를 중환자실에서 죽도록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아무리 가능성이 없지만 눈앞의 죽어가는 환자를 집으로 되돌려 보내는 것은 윤리적일까?
얼마전 보라매병원에서 보호자의 강력한 요청으로 뇌사환자를 퇴원시킨 전공의 두사람이 살인죄로 기소되어 면허가 취소되었다, 이제 갓 가운을 입고 의사로서의 미래를 꿈꾸며 거울앞에 섰던 한 젊은 의사가 살인죄라는 엄청난 죄를 저지른 전과자로 이 사회에서 도태되어 버린 것이다.
나는 아직 그 사건에 대해 아직 사회경험이 적은 한 치기어린 검사의 객기라고 생각한다. 그 검사는 정말 삶과 죽음에 대해, 혹은 남은자와 떠나는 자의 관계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을까…?
중환자실에서 하염없이 누워있는 뇌사자에게 가족의 요청까지 거부하면서 마지막 심장이 멈추는 순간까지 소위 치료행위를 계속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과정에서 수천만원의 병원비를 빚으로 안고 남겨지는 가족들의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아직 여기에 대한 우리들의 공론은 없다.
이제 이쯤에서 뇌사자나 희망이없는 환자들에 대해 정부에서 일정부분 부담을 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국공립병원에서 치료센터를 설립해서라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가운데서 환자 가족들로부터는 퇴원 압력을, 사법당국으로부터는 신변위협을 받는 의사들에게는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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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들은 그렇게 퇴원을 했다.
할머니께서 당일 치료비에 대한 지불 각서를 쓰고 한쪽팔이 없는 40 대 아들과 70 이 다된 노모가 병원문을 나섰다.
평생을 세파에 시달려 할머니 답지 않은 서늘한 눈빛의 홀어머니와 그라목손의 푸른색에 염색되어 마치 잉크를 마신 듯 입술이 시퍼런 색을 띄고 있는 아들이 위 세척을 하느라 젖어 버린 군복상의를 걸친 채 그 추운 겨울의 칼바람을 막아내기에는 도저히 역부족일 것 같았다.
응급실의 자동문이 열리자 바깥의 차가운 바람이 기다렸다는 듯이 밀려 들어왔다. 두 사람은 그렇게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병원문을 나섰다.
그런데 응급실의 희뿌연 창문 너머로 비친 그들은 택시 승강장이 아닌 병원 정문을 향해 걷고 있었다. 당연히 택시를 타고 가리라던 내 예상은 그저 내 기준의 상식이었을 뿐 그들은 그 추운 겨울날 예정된 죽음을 앞두고 버스를 타러 1킬로 이상을 걸으려는 것이었다,
그때 어린마음에는 그것이 그렇게 안쓰러웠다.
혼자 슬그머니 응급실을 나와 두사람이 걸어가는 곳을 향해 뛰어갔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택시를 타고 가시라고 주머니에 들어있던 7000 원을 건넸다. 할머니는 고맙다는 인사 따위는 할 경황도 없이 돈을 건네는 나를 한번 쳐다보시더니, 그 돈을 주섬주섬 주머니에 넣으시고는 다시 아들의 손을 잡고 그냥 가시던 길을 갔다.
늙은 아들의 오른쪽 소매는 힘없이 바람에 펄럭였다.
내가 잠시 그들의 뒷 모습을 쳐다보다가 다시 돌아서는데 수위아저씨가 “학생. 저 할머니 택시비 줬지? 아까 그 내과 선생도 택시비하라고 주더만…. 아마 학생이 준 돈도 그냥 할머니 주머니로 들어갔을거야……. 저 할머니 눈빛 봐. 아마 어딘지 몰라도 집까지 걸어갈거야.”
기분이 묘했다.
그때 나는 그 당시 극장에서 상영된 양철북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이 바닷가에서 말의 머리에 뱀장어를 양식하는 장면을 보고 느꼈던 그런 구토를 느꼈다.
그것은 할머니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아니라, 40대 장애 아들과 70노모, 그리고 그들의 죽음, 그라목손, 죽음을 앞둔 순박한 아들의 표정과 그리고 40년간 아들의 수발을 들면서 살아야 했던 노모의 증오어린 시퍼런 눈빛, 그리고 당장 내일의 끼니와 바꾸어질 내가 건넨 택시비…….
이런 것들이 복잡하게 모자이크 되어 나를 어지럽혔다.
그때 나는 지구의 자전축이 삐딱하게 틀어져 있음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할머니는 정말 버스정류장마저 지나쳐서 지하도를 건너 아들과 함께 저 멀리 어디엔가의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살을 에이는 거리에서, 누비바지를 입은 할머니와 물에 젖은 군복을 입은 외팔의 아들이 그렇게 비틀거리며 휘휘 걸어가고 있었다.
2005/01/17 시골의사
[출처] 2005/01/17 그라목손|작성자 시골의사
시골에서만 일어나는 일 같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피해사례가 빈번함.
지식인에 `그라목손`을 쳐보았는데
그러던 중 특이한 사항 발견
그라목손을 실수 or 자살시도로 음독하였다는 각각의 질문에 대한 공통점을 찾았는데 그것은 바로
답변채택이 없음.
이 답변에 달린 의견
각기 다른 두명이 자신의 지인이라고 주장했다.
정황상 장난이나 낚시로 보이지는 않는데 어떤 사람이 당사자의 지인이든
그라목손을 음독하여 사망하는 사람들이 실제 왕왕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해준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냥 흔히 답변을 채택하지 않는 그런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이라면 굉장히 안타까운 경우.. 마찬가지로 답변 채택이 되어 있지 않다.
검색해보며 가장 안타까웠던 질문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실제 질문자의 생사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실수로 음독했다는 자체가 있는 그대로 사실이라면 그 결과는 비극적이었을 확률이 크다.
역시 답변채택은 되어 있지 않다.
그라목손을 음독한 사람의 딸이 올린 질문인데 당사자가 아니기에 답변채택이 되어있다.
또한 답변채택시 밝은 인사말로 보아 그 시점에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추정해볼수 있다.
질문내용에 바로 구토를 했다는 부분에서 확실히 그라목손을 음독했음을 알수 있다.
또한 한모금 반이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한 그것은 치사량이다.
사건 발생시간은 9일 저녁
질문을 올린 시간은 다음날 (10일) 저녁
채택된 답변이 올라온 시간은 2일후이고 채택된 시간은 알 수 없다.
바로 채택을 했다면 증상이 오기 시작하는 시간이 될 무렵이다.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그나마 가장 희망적인 글이었다.
2010년 7월 27일에 올라온 글.
답변 채택이 되어 있지 않다.
어느 그라목손에 관련된 질문에 누군가 답변으로 달아 놓은 글이다.
아마도 음독후 정보를 찾다가 질문형식으로 답변을 달아 놓은것으로 보임.
작성자의 마이지식을 보니 과거 죽고 싶다는 글을 올린적이 있었으며
정황상 실제 마신것으로 보이고 이후로 활동 내역은 없다.
글의 분위기로 보아 자살충동으로 홧김에 음독하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것으로 보이는데
굉장히 안타깝다. 아무 일이 없었기를 바랄뿐.
요까지가 알싸 펌글
이외에 모 커뮤니티 그라목손 음독자 목격자분들의 증언
이게모니이게~ 10.08.12. 09:13
실제로 농약 음독자살로 돌아가신분 세분봤는데 사람이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거 처음봤어요.위에 글처럼 숨쉬는거 엄청 힘들어하셔서 마라톤뛴사람처럼 거칠게 숨쉬는데 말도 제대로 못함.손톱 발톱 다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폐라던지 내장기관이 괴사진행되는지 숨쉬는데 썩는 냄새나는데 멀리 떨어져있어도 그 냄새가 다 날정도....냄새가 문제가 아니라 속이 어떻게 되어가길래 그런 지독한 냄새가 나나싶음....의사만 보면 제발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휴...........세분다...그렇게 딱 하루 반나절 고통스러워하시다가......정말 서서히 죽어간다는게 뭔지 그떄 알았음...
현승이두준비물주세요섭섭해요 10.08.12. 10:04
제가 아는 분 논에서 무슨 내기를 하셨는데 제초제 한숟갈 놓고 죽나 안죽나 로 내기를 거신거였어요
내기 거시는 분이 이정도가지고 안죽는다고 하자고 하셨는데, 그 얘기를 들은 분이 꺼림직해서 싫다고 절대안한다고 했더니
내기 거시는 분이 농약을 한숟갈 먹다가 뱉었음.. 그래도 뱉어서 괜찮겠지 했는데 몸이 서서히 마르고 굳으면서 돌아가심..
굳어 가면서 되게 후회하셨다고해요 ..... 왜 그런내기를하셨는지는의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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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될팔자 10.08.12. 10:14
뭐에 홀리지 않고서야 왜 그런 말도 안되는 내기를......에고...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Monday Kiz 10.08.12. 10:25
약주한잔 하시고 한게 아니고 맨정신으로 그런 내기를 하신건가요 와 무섭네 진짜...
민요Top10 10.08.12. 12:32
저 간호학생이라서 천안*** 응급실에서 실습 했었는데요.. 특히 여름에 그라목손 마시고 오시는 분들 많습니다. 처음엔 초록색의 구토를 심하게 하시며 들어오시죠.. 위세척하면 초록색 위액이.. 정말 끝도없이 나옵니다. 그때는 그래도 말도 하시고 움직이시는 분도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의식도 잃어가시고; 숨쉬는것도 힘들어하시죠; 보는사람이 참 괴롭습니다.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거 보면 마음아픕니다..
┗ 민요Top10 10.08.12. 12:32
더 알고싶으시다면 명의? 에 농약중독연구소 다큐 나온거 보세요피 전국에서 농약중독때문에 천안***병원(홍보일지 몰라서 별처리함)으로 옮기시는 환자분 참..많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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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쎄이굿바디b 10.08.13. 12:00
그라목손은 식도를 넘기지 않고 입에 머금고만 있어도 몸 속에서 걸러지지 않는 무서운 약입니다. 우선 그라목손을 머금고 바로 뱉은 다음 병원에 와도 몸에 남아 있어서 천천히 사람은 죽게 되는 무서운 약이죠; 병원에 오면 신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나 하게 되는 혈액 투석을 시행하게 됩니다. 혈액투석으로 그라목손의 잔해물을 걸러내려고 하는거죠~ 하지만 죽을때까지 몸안에 남아 있고 걸러지지 않는 무섭고 지독한 농약입니다; 산소와 만나면 폐의 섬유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호흡이 불안할때도 산소를 공급하지 않아요;
┗ 별이총총한밤 10.08.12. 15:17
그라목손을 먹으면 그라목손이 닿은 곳(구강점막, 혀, 인후부,
식도 등)이 모두 세포의 괴사가 일어나 표면이 헐어버리는데,
이것은 그라목손이 내는 발생기산소(활성산소)의 영향이다.
그라목손은 위장관에 심한 자극을 주고, 신장기능을 억제,
SOD(superoxide dismutase)를 억제하여 호흡기를 파괴하고,
폐섬유화를 진행시켜 마침내는 호흡부전 상태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라목손은 피부로도 흡수가 되며, 무좀 걸린 분
이 치료를 목적으로 그라목손을 환부에 발랐다가 죽은 케이스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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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쌀뜨물 빛? 우윳빛이던가 해서 식혜나 음료수로 오인하고 들이마셔서 죽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함.
초초초창기에는 가루형태로 되어 있어서 밀가루인줄 알고 전 부쳐 먹었다가 집단 중독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때 이게 피부에 닿기만 해도 사망이라고 했었는데 그건 잘못 알려진 정보래.
음독양이 5CC미만(찻숟가락 한숟갈 정도)경우나 피부에 그라목손이 묻은 경우에는 진흙을 물에 타서 먹어주면 된다고 함. 본래 그라목손의 원료인 파라콰트의 성분이 흙에 닿으면 독성이 사라지기 때문.. (이 성질때문에 제초제로서 사랑받는다고)
근데 그 이상 마신 경우에는 바로 병원 고고 당장 고고
병원갈 때 엠뷸런스 타고 가잖아? 구급대원들께 절대 산소공급 하지 말아달라고 말해야 함. 섬유화는 산소와 만났을 때 제일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산소 들이부으면 굳 황천길행
또 그라목손이 피부에 닿는 경우 그라목손은 원액기준으로 전신의 피부가 절반 이상 젖은 상태로 3-4시간이상 방치되어야지만 혈액속에서 의미있는 수준으로 검출되기 때문에 그라목손이 조금 튀었다고 해서 생명을 걱정할 필요는 없고 단지 매우 독성이 강한 물질이므로 피부에 물든 초록색등이 지워질 때까지 여러번 씻어내야 함.
농촌으로 봉사활동 가는 언냐들 조심하자..
정말 무섭구나.. 글 고마워요. 이런건진짜 판매금지 진작에 안하고 뭐하는거야 ㅠㅠㅠㅠ
검색하다왔는데 진짜 무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