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영, 가족 22-53, 조촐한 밥상, 땅의 결실
60계에 들러 가장 반응이 좋다는 간지치킨을 주문해 어머니 댁으로 향했다.
맛있는 치킨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마당에 나와 계시던 어머니는 반갑게 딸을 맞는다.
은영 씨는 어머니에게 “엄마, 고기 먹어요.” 하며 치킨 봉지를 건넨다.
거실에 둘러앉아 먹는 치킨 맛은 일품이다.
어머니는 지난번에 큰아들이 사 와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며 여러 치킨 중 제일 입에
맞는다고 했다.
은영 씨는 어머니가 발라주는 살코기를 포크로 콕 집어 입에 넣기 바쁘다.
“은영아, 은영이가 사 온 치킨이 제일 맛있다. 은영이 덕에 오랜만에 치킨 먹었다.
엄마 집에서 이야기하고 놀다가 저녁 먹고 가거라.”
“예, 밥 먹어요.”
소파에 앉아 잠깐 휴식을 갖는다.
쉬는 동안 월평빌라의 외부연대사업을 설명드렸다.
그 사업으로 멀리서 손님이 오는데 잠깐 어머니를 찾아뵈어도 되는지 의논드렸다.
방문일은 다음 주 화요일 오전이라 말씀드렸더니 골똘히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냐 하지만 그 취지를 다시 말씀드렸더니 나중에 승낙하셨다.
은영 씨는 걸레에 물을 축여 거실을 이리저리 누비며 청소했다.
구석구석 보이는 먼지는 비질했다.
어머니는 안 그래도 청소할 때가 되었는데 은영이가 큰 도움이 된다며 웃으셨다.
저녁 무렵, 어머니의 밥상이 뚝딱 차려졌다.
깻잎지에 갈치구이, 배춧잎 부각까지….
조촐하지만 가족이 함께 나누는 밥상은 언제나 정겹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는 고구마와 감을 챙겨주셨다.
수확한 고구마 중에 이쁜 것만 골라 담았다며 맛 보라신다.
땅과 하늘이 준 선물이며 어머니의 수고로 만들어진 결실이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
2022년 10월 12일 수요일, 김향
‘저녁 먹고 가거라.’, ‘고구마와 감을 챙겨주셨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신아름
가을 한 가운데, 한창 추수 때에 넉넉하고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