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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모습의, 김병현 부활 할 수 있다. | ||||||||
한마디로 외유내강형 김병현
지난 달 26일 김병현은 영등포 구치소를 찾았다. 병역문제로 구금된 프로야구 선수이자 고등학교 1년 선배의 면회를 위해서 였는데, 의리를 앞세워 주위 눈치 안보며 소신껏 행동하는 평소의 자세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병현 하면 노출되기를 꺼리고 언론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는, 어쩌면 공인으로서는 좀 남다른 행보를 보이는 선수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그를 가까이서 오랫동안 봐온 사람들의 얘기는 전혀 다르다. 필자도 98년 말 부터 현재까지 김병현을 가까이서 지켜본 결과 일부 팬들이 몇 가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 네티즌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한다.
김병현은 1남3녀 중 둘째로 위로 누나가 있고 여동생이 둘이 있어 감성이 풍부한 환경에서 자랐다. 그러나 부친인 김연수씨가 대학(조선대)을 다니면서부터 태권도장을 운영했을 만큼 운동과는 인연이 있고, 승부근성이 부친의 피를 물려받아서인지 김병현도 지고는 못사는 성격을 지녔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말주변도 없어 보이지만 내심 강철 같은 의지와 근성을 지녔다. 한 마디로 외유내강 형이다. 처음 보는 사람과는 말을 잘 안해 오해도 사지만, 면을 익힌 다음에는 재미있는 농담도 곧 잘한다. 방송 중 모친을 아줌마로 표현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부자간의 신뢰와 인간미 김병현은 자신의 일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알아서 모든 것을 처리 했기에 아버지가 도와 줄 일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대학 진학 때도 당시 해태와 성균관대가 스카우트 싸움을 벌였지만 부친은 조건에 대해서만 협상을 했을 뿐 선택은 김병현에게 맡겼는데 결과적으로 좋게 이어졌다. 어려서부터 큰 말썽없이 올바르게 커와 부자간에 신뢰가 그만큼 쌓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후 미국에 진출해서도 에이전트 선임과 연봉협상 주택 구입등 모든 것을 아버지는 김병현에게 일임했다. 또한 김병현이 6년째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김연수 씨는 여느 아버지들같이 미국에 자주가지 않고 단 2번만 갔는데,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제로 시즌 중에도 자주 통화 하는 편도 아니고 살가운 대화 내용은 없더라도 함축된 대화 내용에는 진한 가족사랑이 배여 있었다. 김병현은 지난달 귀국했는데 광주 집에는 12월 2일에서야 내려왔다. 이것도 광주일고 야구인 모임 때문에 겸해서 왔다. 귀국 하자마자 여건이 좋은 서울의 모교(성대)와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김병현은 선후배와 지인들의 경조사는 빠지지 않고 챙기는 인간미가 있다. 김병현의 이러한 모습을 아는 사람은 드문데 이렇기에 국내의 소속사에서 특급호텔을 무료로 섭외 해놔도 들어가지 않고 선후배 집에서 기거하며 지인들과 정을 쌓으며 비 시즌을 지내고 있다. 김병현은 보기보다 상당히 꼼꼼하고 치밀하며, 노력을 많이 한다. 상대 타자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고 한번 체크한 것은 머릿속에 입력시켜 다음번을 대비한다. 또 한 자신의 장단점과, 좋을 때와 안 좋을 때를 기록해 나중을 대비하기도 한다. 해마다 캠프 때 김병현을 찾아가면 클럽하우스에서 맨 나중에 나오는 선수는 항상 김병현이다. 메이저리그 캠프시 게임이 없을 때 선수들은 보통 오후2시면 모두 귀가하는데 김병현은 4시정도까지 웨이트와 러닝을 더 소화하고 집에 간다. 그래서 필자는 김병현의 부상을 시즌중임에도 과도한 운동량이 한 원인이 아닌가도 생각해 봤다. 그 정도로 연습벌레였다.
보스턴이 인정한 김병현 김병현은 2004년 초 보스턴과 2년간 1,01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한화로 약110억인데 2004년 400만 달러, 2005년 610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로 대박을 터뜨렸는데 12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5년차 선수인 동양인에게 천만 달러를 안겨준 것은 그만큼 김병현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거액에 계약할 선수에 대한 분석이나 활약상 등을 치밀하게 점검하고 계약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특성을 감안하면 분명 기량은 높게 평가받은 것이다. 그러나 김병현은 올 시즌 보스턴이 월드시리즈를 86년 만에 제패하는데 일조를 하지 못했다. 총 7경기에 나와 2승1패 방어율6.23으로 내용 면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코칭스태프와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된점과 부상등 여러 가지 요인이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한때 각 언론에 왕따라든가 팀에 융화하기 어려운 선수등 묘사되기도 했지만, 이는 잘못 된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기량 우선이다. 능력 있는 선수가 많으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에 보기 싫어도 같이 간다. 경기장 밖으로 나와서는 지나가는 개 쳐다보듯이 해도 한 유니폼을 입으면 철저히 달라진다. 정말 왕따를 시키려면 매니 라미레즈가 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버젓이 경기에 출장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말하면 보스턴에서는 코칭스태프의 부정적 견해로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한 것이다. 한 마디로 테리 프랑코나 감독에게 인정을 못 받은 것이다. 애리조나에서 5년간 벅 쇼월터와 밥 브렌리 에게는 인정을 받았으나, 보스턴에서는 그러지를 못했다. 차라리 지난해 리틀 감독이 그대로 지휘봉을 잡고 있었으면 김병현에게는 더 나았을 것이다. 운도 따라주지를 못했다. 때마다 김병현 대신 올라간 선수들이 잘해줬고, 고비마다 팀의 승운이 따라 김병현의 존재 가치가 떨어졌다. 빨리 풀어야 할 숙제-의사소통 김병현은 아직 젊다. 몇 가지를 좀 더 보완 하면 내년에는 분명히 많은 야구팬들이 바라는 대로 살아 날 것이다. 그러자면 현재 가장 큰 걸림돌은 서로를 이해시킬 수 있는 의사소통인데 이것이 서로 간에 벽으로 존재하고 있다. 김병현도 나름대로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으나 더디게 늘고 있는 이유는, 많이 떠들고 미국선수들과 어울려야 하는데 내성적인 성격에 많이 어울리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참고로 남미계 선수들이 영어가 유창하고 빨리 느는 이유는 쉴 새 없이 떠든다는 것이다.
6년째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병현은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전혀 불편함이 없지만 구체적인 의사소통에 애로가 있는 걸로 알려졌다. 코칭스태프와 의사소통이 안돼 한국에 되돌아와 자유계약으로 풀려 선수생명이 끝난 조진호가 좋은 예다. 98년 미국에 진출하자마자 한국인으로는 사상 2번째로 보스턴에서 메이저리거가 된 조진호는 영어가 전혀 안돼 코칭스태프와 자주 의견충돌이 있었다. 이것이 나머지 29개 구단에 알려져 트레이드도 여의치 않았고, 결국은 5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지만 실패한 야구인생이 되고 말았다. 이렇기에 김병현도 하루빨리 완벽한 영어를 구사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완벽한 싱커, 집중 연마해야 한다 다음은 완벽한 싱커를 구사 할 수 있도록 집중 연마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스위치히터 포함해 9명의 라인업을 모두 좌 타자로 짤 수 있을 정도로 좌 타자가 많다. 우측 언더핸드나 사이드 암 투수들의 볼을 좌 타석에서 볼 때, 오래볼 수 있고 외곽에서 들어오기에 공이 잘 보인다. 이러한 좌 타자를 처리 하려면 지금과 같이 떠오르는 직구와 각 이 큰 커브, 옆으로 휘는 슬라이더만 가지고는 안 된다. 타자들 머릿속에 김병현의 구질과 구종은 좌 타자의 몸쪽으로 휘는 것 하나뿐이라는 생각이(우 타자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간다)들면 공략은 간단해 진다. 그러나 여기에 반대로 싱커를 장착하면 타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좌 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져나가며 떨어지는 공이 있으면 헛스윙 내지는 땅볼을 유도해 병살을 많이 잡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싱커가 안 되면 써클 체인지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한 때 150km를 넘었던 빠른 볼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어려서부터 철저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해서 성장해 왔기에 중심이 흔들리지 않아 빠른 볼과 느린 볼에 대한 대처능력이 뛰어나다. 예로 아직도 아시아에서 사이드 암 이나 언더핸드가 통하는 것은 기본기가 약해 타자들이 볼을 쫒아 다니며 때리려는 습성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쫒아나가 때린다는 개념이 전혀 없는 메이저에서 언더나 사이드암투수가 안 통하는 이유다. 김병현이 지난해까지 선전 할 수 있었던 요인은 밑으로 던지면서도 평균147-150km까지 나왔던 직구스피드 때문이었다. 스피드가 뒷받침이 되니 떠오르는 볼로 헛스윙을 많이 유도 할 수 있었고, 슬라이더도 136km가 나와 우 타자들에게는 김병현이 한때 괴물(?)로도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의 부진은 부상도 원인이 되겠지만 스피드가 감소한 것이 큰 문제로 대두됐다. 필자가 본 바에 의하면 상하체간에 밸런스가 무너지며 릴리스 포인트(공을 놓는 순간의 손)에 힘을 모을 수가 없고, 이로 인해 컨트롤까지 안돼 볼카운트도 몰리며 매번 어렵고 불안한 피칭 패턴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우선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게임이 되기에 컨트롤 위주로 하다보니 특유의 파워피칭은 사라지고 스피드가 자연스레 감소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보직에 있어서도 김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하려면 중간이나 마무리를 해야 한다. 김병현은 올해까지 총 299경기에 출장 했는데 선발은 16번 밖에 하지 않았다. 메이저에서 잔뼈가 굵은 단장이나 코칭스태프가 볼 때도 선발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유는 앞서 밝힌 대로 좌 타자가 많아 한바퀴는 넘어가도 두세 번째 타석에서 맞아 나가는 것을 우리는 TV를 통해 직접 보지 않았던가! 사실 1-2이닝 정도에 투구 수 30개 내외를 던진다고 보면 온 힘을 다해 던지는 김병현의 공을 제대로 때려내기가 쉽지 않다. 구종과 구질 구날의 구위를 파악하기도 전에 쑤셔 넣고 내려가는 김병현의 뒷모습만 보게끔 하는 마무리 쪽이 메이저에서 롱런 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중간이나 마무리가 어울리는 김병현 김병현은 지금이야 뭐든 잘 먹고 또 먹으려고 노력해서 체력을 유지하는데 신경 쓰지만 처음 미국에 가서는 입이 짧아 먹는 것 때문에 무척 고생했다. 그만큼 체력이 달려 고전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적응이 되었다. 또 메이저리그의 프랜차이즈가 대 도시에 형성되어 있어 어디를 가나 한국 음식점이 있는 것도 도움이 됐다. 선발투수는 기본적으로 빠른 볼과 지구력이 필요하고, 중간 마무리 역시 빠른 볼에, 지구력 대신 순발력이 필요하다. 김병현의 피칭 스타일은 투구 수 50개정도 까지는 괜찮으나 100개 까지는 무리라는 것을 메이저 코칭스태프는 알고 있다. 419.2이닝 동안 176개의 볼넷을 내보내 이닝 당 평균 0.41개를 기록했는데, 주로 중간 마무리로 등판한 상태에서 보면 적은 수치가 아니다. 볼넷이 많아지면 투구 수는 자연히 많아진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김병현이 선발로 나와 던질 경우 투구 수가 많아 5-6회에는 무조건 바꿔야 하기에 팀으로 볼 때 불펜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미국야구는 마이너리그 루키 시절부터 투수들의 보직을 미리 정해 교육을 시킨다. 선발 중간 마무리로 나눠 선발은 직구와 변화구의 구속차이를 둬 완급 조절로 체력안배와 투구수를 조절하는 법등을 교육시킨다. 반면 중간 마무리는 빠른 볼을 유지시키며 변화구도 여러 종류를 던지지 않게 하고 가능한 빠른 변화구를 장착시켜준다. 웨이트트레이닝이나 러닝훈련 방식도 다소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컨트롤이 얼마나 좋은가에 대해 기준을 정해, 컨트롤이 안 되면 퇴출로 이어진다. 사실 선발투수들이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은 맞다. 또 한 잘 던지면 승이라는 훈장과 눈에 보이는 기록이 따라온다.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제는 메이저리그도 분업화가 잘돼 있어, 김병현이 자신의 피칭 스타일이나 구위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순리에 맞춰 가능한 오래도록 메이저에서 활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보직에 대한 스트레스는 떨쳐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김병현은 포스트시즌에서 손가락 욕 파문으로 이미지에 상처를 입었다. 필자는 당시 개인적으로 '순 하디 순한' 병현이가하며 생각 했는데, 한편으로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으면 그랬을까 했다. 김병현을 무조건 옹호 하자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와, 순간적으로 욱하는 심정으로 했지만 김병현의 근성이 잘못 표현 됐다고 팬들은 이해 해주셨으면 한다. 메이저 팬들은(프런트나 일부선수 포함) 눈에 보이지 않게 인종 차별과, 잘하면 영웅이지만 못하면 역적이라는 굴레를 씌어 사정없이 공격한다. 필자도 마이너부터 메이저까지 2년간 공부하면서 무시와 천대를 수없이 받았는데 참는 것도 공부와 수양의 일부라 생각하고 지냈다. 이제 김병현은 27세가 되기에 인간적으로 많이 성숙해 졌고, 미국문화에도 적응이 됐다.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챔프 반지를 낀 자부심과 긍지를 앞세워 꼭 되살아나기 바란다. 2004년 12월 5일 SBS야구해설위원 박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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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 위원님의 정감어린 글이네요 .^^
무조건 부활한다!!!^^
You're standing next to a living Legend!
오랫만에 볼만한 기사 봤습니다 ^^... 기자들도 좀 배우길..
그럼여~울 병현님은 반드시 건강해져서 다시 돌아올거예여~~^^...기자들도 좀 배우길..2
올만에 좋은 기사 보네요~~~^^
글을 다읽고 마지막에 누군가 봤는데.. 박노준님!! 감동입니다!! 얼굴도 잘생기고, 해설도 잘하시고, 정말 글도 마음에 와닿는 진심이 느껴집니다^^ 가까이 잘아는 분들이 인정해주는 병현선수.. 꼭 그진가를 발휘할것입니다..
제대로 된 분석기사네요~~아주 잘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선발로 성공하는 모습 보고싶다..
전력을 다해 던지는 마무리때의 환상적인 볼궤적.. 스피드..그다이나믹한 투구에 반해 팬이 된 저로선...글쎄여..다시 마무리로 맘을 돌렸으면 하는맘입니다;;; 앞으로 부상에서 회복 하더라도 아무래도 `선발투수` 김병현 선수에겐 그런모습을 보긴 힘들테니(투구수나 체력안배땜시).... 저로선 아쉬울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