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환상게임」을 통해 본 동양의 사신사상四神思想
철학과 2014101275 박산
환상게임은 90년대 일본을 풍미했던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입니다. 한 명의 소녀를 둘러싸고 7명의 남자들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소녀 만화로 한국에서 역시 만화 채널인 투니버스에서 방영되었는데 여러 차례 재방송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투니버스는 만화 채널이다보니 아무래도 시청 연령이 낮은데, 환상게임의 같은 경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선정적인 장면이 포함되어 있어 당시 이 애니메이션을 시청했던 친구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엄마 몰래 봤던 만화라고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환상게임이라고 하면 이 노래를 바로 부를 정도로 오프닝 음악을 기억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노래의 제목인 '날아오르라 주작이여'에서 바로 오늘 이야기할 환상게임 속 동양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환상게임의 이야기는 오프닝 노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작이라는 틀 안에서 시작합니다. 수험생인 여자 주인공, 미주는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이세계로 이동해 주작의 무녀가 되는데 주작의 무녀는 주작 칠성을 찾아 주작을 소환해 이세계를 구해야 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환상게임 줄거리의 핵심 키워드라고 볼 수 있는 주작의 무녀가 소환해야하는 주작은 환상 속의 동물로 사방신 중 하나이지요. 사방신은 동아시아 보편적인 우주론의 산물인 음양오행설에서 나왔을 뿐더러 도교에 신성시하는 동물들로 도가사상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이런 사신사상을 문화컨텐츠에 적용할 경우 대게 사방신을 전부 주연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환상게임은 그와는 달리 사방신 중 하나인 주작을 주연으로 선택, 다른 사방신들과의 갈등을 빚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작만을 주연으로 내세우면서 환상게임은 고대 중국의 이야기를 하나 더 따오게 됩니다. 사신은 원래 고대 중국에서 사방의 성좌를 동물형으로 나타낸 것이고 7개의 별로 구성된 각각의 방위에 상상 속의 동물을 배치한 것입니다. 앞서서 주작의 무녀는 주작 칠성을 찾아 주작을 소환해야 한다고 했는데 바로 칠성이 이 고대 중국에서의 사신 이야기에서 따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처럼 환상게임은 디테일하게 동양의 사신사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딱하지 않을 뿐더러 흥미진진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일본과 한국 뿐만 아니라 영미권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이러한 환상게임의 모습은 동양사상을 문화컨텐츠에 담아낼 제작자들이 당연 귀감으로 삼아야 할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
한국 도교의 기원과 역사, 정재서 지음, 2006,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네이버 지식백과] 주작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오방대제), 2002, 한국콘텐츠진흥원)
[네이버 지식백과] 주작 [朱雀]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첫댓글 사방신 가운데 주작은 남방에 속한 신입니다. 북두칠성과 주작칠성에 대해서 좀 더 찾아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