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나온것 약간 빌려오자면..
퍼거슨 감독이 항상 선수들의 불편한 점만 묻고 다니는 것은 아니었다.
명장답게 가끔은 고도의 심리전술도 펼쳤다. 2005년 10월, A매치 참가를 위해 한국에 갔다가
팀으로 복귀했을 때였다. 퍼거슨 감독이 내게 느닷없이 물었다.
"Ji. 11월 30일에 경기 있는 것 알고 있지?"
"네?"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내게 감독은 씩 웃으며 다시 물었다.
"그날 칼링컵 4라운드 경기 있는 것 아느냐고?"
이미 팀 스케줄을 받은 내가 경기 일정을 모를 리 없었다.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네, 물론이죠."
퍼거슨 감독은 다시 묘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그날 너 경기 뛸거지?"
그제야 나는 감독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깨달았다. 11월 30일은 바로 AFC의 연말 시상식이 있는
날이었다. AFC는 나를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올려놓고 같은 날 벌어지는 칼링컵과 일정이 겹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면 최종 후보에서 탈락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AFC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자 고심 끝에 구단 측에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였다. 구단은 곧바로 퍼거슨 감독 비서를 통해 가능 여부를 물었다.
처거슨 감독 입에서 나온 대답은 당연히 "절대 안 돼!"였다.
퍼거슨 감독은 먼저 대한축구협회가 불가 통보를 해놓고 혹시나 내가 '올해의 선수상'을 타고 싶은데
자기 때문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고 불만을 품고 있지 않나 싶어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지나가는
말로 슬쩍 떠본 것이었다. 나는 웃으면서 힘주어 대답했다.
"물론 뛰어야죠!"
퍼거슨 감독은 내 대답에 또 한번 씩 웃고 돌아섰다.
ㅎㅎㅎㅎ 퍼기경 재밌으신 분이네요 ㅎㅎㅎ
루니도 재밌는데?ㅋㅋㅋ
첫댓글 스포일러 ㄷㄷㄷㄷ
ㅎㅎ 이거 아마 기사에도 나왔던가 했을껄요?ㅎㅎ
아.. ㅋㅋㅋ 그때 그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