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엔 여행책 한권쯤 필요하다. 가방을 싸서 떠나도 좋고, 떠나지 못해도 좋다. 떠날 사람이라면 가이드북이 필요하고, 떠나지 못할 사람이라면 눈요기라도 해야 한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서적이 쏟아져 나왔다. 직장인을 겨냥한 일주일 여행 가이드, 디카(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떠나는 여행지, 강따라 가는 여행 등 내용도 다채롭다.
#가자, 세계로
▲세계인이 꼭 가보는 유럽의 비경=여행가 이화득·이미경 부부가 26일간 유럽 7개국을 자동차로 여행한 뒤 책으로 펴냈다. 2002년 펴낸 렌터카 유럽여행에 이어 두번째 유럽 가이드북이다. 독일의 작은 시골마을, 렌즈를 들이댈 때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스위스 산골, 한국인에겐 아직 낯선 슬로베니아 등 숨겨진 유럽의 비경을 모았다. 상세한 지도와 지출내역서 등이 실질적인 정보를 준다. 296쪽. 1만5천5백원. 서울문화사.
▲넌, 이번 휴가 어디로 가?=여름휴가라고는 길어야 일주일인 직장인을 위한 해외여행 가이드다. 여름휴가를 위해 1년내내 계획을 세우는 저자가 직접 다녀온 5개 여행코스를 소개했다. 베트남·캄보디아 8일,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 8일, 태국 북부 트레킹 7일, 발리·자카르타 8일, 일본 규슈 6일 등이다. 여행일정을 따라 읽는 재미가 있다. 전자정보통신 전문지 ‘디지털타임스’ 채지형 기자가 썼다. 363쪽. 1만2천8백원. 영진닷컴.
▲꿈꾸는 여유, 그리스=역사여행가가 쓴 그리스 문화기행기다. ‘유로 2004’ 우승국이자 올 아테네올림픽 개최국인 그리스의 저력을 신화와 고전에서 찾고 있다. 터키 접경지역·아테네·에게해 등 그리스 전역을 한바퀴 돌면서 신화·철학·문학·예술·건축·음식 등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풍정과 문물을 다룬 사진도 재미있다. 글 쓰고 사진 찍은 권삼윤씨는 그리스의 ‘포로’가 되어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 그리스를 여행했다. 264쪽. 1만3천원. 푸른숲.
▲어린왕자를 찾아 떠나는 여행=‘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유능한 비행사이기도 했다. 일본 프리랜서 영상작가가 2000년 생텍쥐페리 탄생 100년을 맞아 그의 하늘길을 따라 헬리콥터로 여행한 기록을 책으로 펴냈다. 생텍쥐페리의 고향 프랑스 리옹에서 출발해 눈 쌓인 피레네 산맥을 넘고, 스페인·모로코를 거쳐 사하라 사막까지 3,500㎞를 비행했다. 생텍쥐페리는 1944년 행방불명됐지만, 저자 카노 요시히코는 무사히 돌아왔다. 비행 기록은 일본 NHK 방송 다큐멘터리로 방영됐다. 208쪽. 9,500원. 랜덤하우스 중앙.
#강따라, 해안따라, 섬따라
▲오늘 우리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난다=경향신문 매거진X 트래블팀이 여행섹션 ‘길’에 소개된 국내 비경 51곳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국토 남단 제주부터 강원 양구 파로호 오지마을까지 두루 소개했다. 사람의 손이 덜 탄 여행지 정보가 많다. 1998년 출간한 ‘오늘 우리는 이곳으로 떠난다’에 이어 두번째다. 191쪽. 1만2천원. 경향신문사.
▲강따라 가는 여행(전4권)=한반도를 가로지르는 4개의 큰 강과 주변 관광지를 묶었다. ‘북한강’ ‘남한강’ ‘섬진강’ ‘낙동강’ 4권을 한번에 펴냈다. 서울 도시민들의 일탈 장소인 북한강, 강원도 정선에서 출발해 김포 들판을 가로질러 서해로 빠지는 남한강, 550리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펼쳐지는 전라도의 풍정, 태백산 황지연못에서 발원해 부산 을숙도까지 이어지는 낙동강 1,300리 길의 문화와 풍경을 두루 소개했다. 강 주변 식당·숙박업소·관광지·박물관·체험장 등 정보를 충실히 실었다. 각권 8,800원. 교학사.
▲떠나요 제주로/떠나요 남도로=한권으로 꾸린 지역 가이드다. 제주편은 바다·레포츠·오름·섬·드라이브코스의 5개 테마로 여행 명소를 나눠 실었다. 레저 주간지 ‘FRIDAY’ 편집팀이 펴냈다. 175쪽. 9,000원. 남도편은 여행작가 최미선·신석교씨가 맡았다. 전라남도 여행명소를 색·맛·여유·소리·멋이란 테마로 나눠 소개했다. 보기 편한 실측지도가 눈에 띈다. 192쪽. 9,000원. 랜덤하우스 중앙.
#사진만 봐도 행복하다
▲뷰티풀 코리아=국내 관광지를 꽃·물·하늘이란 테마로 나눠 실었다. 먹거리·축제·관광지 정보에 주력하는 대신 자연의 아름다움에 중점을 뒀다. 벚꽃 흐드러진 청도 운문사,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든 제주 성산읍, 담양 대나무숲, 억새 물결 출렁이는 창녕 화왕산,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임실 옥정호…. 150여장의 사진이 좋다. 주제별로 사진찍는 요령을 덧붙였다. ‘뷰티풀 유럽여행’ ‘뷰티풀 티베트 여행’을 펴낸 이태훈씨의 세번째 책이다. 208쪽. 1만원. 다른세상.
▲미친남자 미친여행=‘미친’은 ‘美親’으로 ‘아름다움과 친해지다’라는 뜻의 조어다. 여행지에서 만난 풍경과 생각을 손가는 대로 풀어낸 사진 에세이집이다. 소백능선을 앞마당에 품은 영주 부석사의 보랏빛 일몰, 아침 안개가 피어오른 섬진강, 천년고도 경주의 하늘, 개심사 흙담에 내려앉은 햇살, 협궤열차 객실…. 사진엔 선명한 풍경 대신 찍은 이의 감정이 깊이 배어있다. 영화 ‘섬’의 음악을 맡은 영화음악가 전상윤씨가 15년동안 찍은 국내 여행지 사진을 모아 펴냈다. 207쪽. 9,000원. 랜덤하우스 중앙.
▲나와 디카만 아는 여행지=패션·광고사진 촬영지와 사진찍기 좋은 지점을 콕콕 찍어준다. 선유도공원·남산공원·양재 시민의 숲·원당 종마목장·수색 화물차량기지·철원 노동당사 등 서울과 근교에서도 광고 분위기의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출사’나간 김에 들러볼 주변 관광지·밥집 등도 간략하게 정리했다.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곳들이다. 글쓰고 사진찍은 신병태씨는 ‘인스타일’ ‘쎄씨’ 등 패션잡지 전속 사진작가다. 216쪽. 9,000원. 랜덤하우스 중앙.
#정보만 가려 뽑았다
▲여행기술=여행 가이드북 첫부분에 나오는 ‘실용팁’만 모아 한권으로 꾸렸다. ‘초발상법’ ‘초학습법’ 등을 쓴 일본 야오야마대 경제학 교수 노구치 유키오의 ‘초여행법’이다. 자신의 여행 노하우를 풀어냈다. 272쪽. 9,000원. 랜덤하우스 중앙.
▲초정밀지도(전 3권)=여행 정보와 지도만 모아 손바닥 크기의 책으로 펴냈다. 고속철도·기차역 주변 여행지 32곳을 모은 기차여행편, 펜션편, 맛집편의 3권.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얇고 작게 만들었다. 각권 60~63쪽. 각 5,800원. 랜덤하우스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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