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下> / 맞춘 듯한 기성복, 바디 마네킹 덕분
지난호에 이어 이번호에서는 옷을 제작하기 위한 과정에 필수 장비인 패턴제작용 피팅 바디 마네킹에 대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패턴제작용 피팅 바디 마네킹(이하 패턴용 바디 마네킹)은 디스플레이용 마네킹과 다르게 옷을 제작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자 생산공정중 꼭 사용해야될 필수 장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시대의 흐름과 패션의 변화에 따라 디스플레이 전용 마네킹은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패턴용 바디 마네킹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이유로 패턴을 제작하기 위한 마네킹이므로 인간의 체형변화에 따라 크기가 변하였을 뿐 모양은 과거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패턴용 바디 마네킹은 상반신에 팔과 머리가 없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일명 ‘바디 마네킹’이라고 업계에서는 부르고 있다. 이 마네킹은 패턴용 천을 쉽게 탈착시킬 수 있어야 하고 샘플로 제작된 옷을 자주 입히고 벗겨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팔과 머리가 없는 형태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패턴용 바디 마네킹은 종이나 기본원단을 이용하여 대량생산 또는 제작에 들어가기 전에 사용을 하는 부자재이다. 마네킹 위에 패턴용 천을 이용하여 생산될 기본적인 제품의 모양을 잡고 그 천을 종이 위에 펼쳐 그대로 재단한다. 완성된 패턴을 이용하여 샘플제작에 들어가고 다시 견품용 바디 마네킹에 입혀 최종 수정을 한 후 대량생산에 들어간다. 패턴용 바디 마네킹은 규격과 용도별로 크게 나누어진다. 우선 규격별로는 남성용, 여성용, 아동용으로 나누어지며, 아동용은 팔이 달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네킹의 팔 길이가 곧 아동용 제품의 소매길이와 동일하게 제작되기 때문이다.
또 용도별로는 패턴 제작용과 대량생산 직전 견품용으로 나누어진다. 이 마네킹들은 주로 광목과 우레탄을 사용하여 만든다. 처음 패턴을 제작할 때 천을 고정 시킬 수 있는 핀이 꼽혀지는 재질이어야 하고, 천과 마찰이 적으면서도 흘러내리지 않는 원단을 씌워 제작된다. 보통 숙녀복과 신사복 정장 제작에 많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남성용 셔츠제작에도 많이 사용된다. 이때 셔츠의 특성상 면을 많이 사용하므로 마네킹과 마찰력이 너무 강하면 제대로 된 패턴을 만들기 힘들고 너무 약하면 조금만 손이 닿아도 흘러내리기 때문에 광목과 우레탄으로 만든 기본 마네킹 위에 나일론 원단을 한번 더 덧씌운 마네킹이 사용된다.
이러한 마네킹의 국내 판매 가격은 대략 상반신 마네킹은 85~100만원 정도하며, 110만원까지 나가는 제품도 있다. 또 전신 마네킹은 16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마네킹 제작시 가장 중요한 점은 옷을 입은 후에 여백을 생각하여 제작을 하는 것이다. 남성 정장일 경우 바로 외투를 입는 것이 아니고 내의 및 셔츠를 입기 때문에 이 두께까지 예측을 하여 마네킹 제작을 해야 하고 이러한 폭 역시 재단사에게 제시해 주어야 정확한 제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량생산 업체일 경우 타겟층으로 잡는 사람들의 신체 패턴을 한명 한명 조사할 수 없다. 따라서 마네킹크기에 의존하여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정 때문에 패턴용 바디 마네킹은 일본에서 대부분을 수입해 오고 있다고 패턴용 바디 마네킹 전문 수입 판매 업체 바이탈 시스템의 최수영사장은 말한다. “…국내에도 생산하는 업체가 몇 있지만 소량 생산이거나 또는 대학교에서 사용하는 실습용으로 사용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일본은 신장별, 나이별로 규격화 사이즈를 5년 또는 10년단위로 조사하여 JIS라는 일본규격승인 받고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 놓고 있습니다. 과거에 이미 직접 학교별로 즉,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중장년층의 신체 사이즈를 유장(목부터 가슴까지), 가슴둘레, 허리둘레, 허벅지둘레, 어깨폭, 등 길이 등으로 나누어 조사하는 방식을 체계화 시켰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첨단장비를 사용하여 이 길이를 3D입체적으로 조사하는데 사람이 속옷만 입고 또는 누드로 서있으면 센서가 위 아래로 지나다니면서 이 모든 치수를 자동으로 계측해주는 시스템으로 보다 정확한 마네킹을 제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패턴용 바디 마네킹은 의류처럼 사이즈가 있다. 그중 몇 가지로 R은 기본체형, Y는 젊은이(20대 초반에서 후반), B는 비만체형, AB는 고도비만 또는 장년층 체형으로 구분되어 진다. 일본은 이 규격을 기본으로 제작후 신장, 가슴, 허리, 엉덩이를 주문자 취향에 따라 변화시켜 제작해 준다.
이에 비해 국내의 생산실정은 규격도 없고 다양한 국내 인들의 신체 사이즈를 조사한 데이터도 없기 때문에 일부 몇몇 사람들의 사이즈를 토대로 패턴 제작을 할 때 매번 덧붙이거나 깎아서 마네킹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점차 패턴용 바디 마네킹의 중요성이 의류 제작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 신체표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알고 각 대학교 및 생산업체에서 관심을 갖고 자체 제작에 들어가고 있다. 향후 5년 이내에 국내에서도 대한민국 표본 체형의 패턴용 바디 마네킹이 나올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