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1 봄방학에 영덕 병곡에서
요즘은 초등학교라도 방학을 맞아 학원이다 뭐다 놀고 쉴틈을 주지 않는군.
광주 손주녀석들 이제 경우 초등 5학년과 2학년인데 봄방학인데도 학원 다니느라 시간 없고
격주로 나마 시간이 나는 할애비와 놀 틈이 없다는 걸 꼬드겨 동해바다에서 낚시하자고 했더니
2월 19일 금요일 학원 끝나고 오후 6시반 고속버스로 출발한다니 할머니가 차로 대전
터미날까지 가서 모셔온다.
토요근무를 끝내고 라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마치고 두녀석을 태워 영덕으로 내려간다.
작은 녀석봐라!
전에 위암수술 후 할애비가 싸 다니던 도시락을 보더니 자기는 도시락을 한번 먹어보고 싶다나?
주섬주섬 할머니가 도시락을 싼다. 그걸 둘러메고 차에 오른다.
경부고속도에서 대구포항간 고속도를 달리다 서포항으로 빠진다. 손주녀석들은 곧바로 달리는 고속도
보다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좋아해 이번에도 안강,신광을 거처 청하로 빠지는 포항우회도로를 탄다.
7번 국도 화진휴계소에 들려 잠시 쉬는 사이 작은녀석은 차 안에서 도시락을 편다.
호도과자에 피데기도 맛본다.
지난번에 내린 눈이 아직도 길섶 응달에 싸여선지 바람이 제법 쌀쌀맞다.
병곡에도 아직 골목의 눈이 덜 녹은 곳이 있구나.
저녁 시간이 조금 있기에 낚시를 나간다. 여가 많은 곳이 고기가 잘 나오지만
자꾸 채비가 걸려 잘 떨어지므로 대진해수욕장 끝 모래바닥이 있는 곳으로 나간다.
반시간 이상 던졌지만 물이 차서인지 영 입질이 없다. 어쩌다 작은 녀석에게 놀래미
한마리가 걸려든 것 말고는 꽝이네.
눈을 스친 샛바람에 큰녀석도 손가락이 짤리는 같다며 들어가진다.
지난 년말에 와서 동해일출을 보려했지만 잔뜩 흐린 날이라 못 봤기에 아침 7시 깨운다.
작은 녀석은 포기 큰녀석만 따라 나선다.
오늘도 저멀리 수평선에 안개가 자욱하다.
수평선에서 바로 솟는 태양은 아니더라도 수평선 위로 짙게 깔린 구름위로 저렇게 솟아오르는
일출은 봤다.
아침식 후 햇살이 제법 도터워진 것 같아 낚싯대를 들고 병곡 해맞이 동산앞 단골 어장?으로 나갔다.
파도도 제법치고 눈 스친 샛바람이 제법 차고 세다.
여밭이라 낚시채비가 잘 걸린다.
그러나 작은녀석이 한마리 걸어 올린다.
파도치는 여밭에서 첫수를 올리고 의기양양해 하는 작은 손주
조금 있으니 조카들이 나온다. 바람도 세차고 파도도 높으니 방파제로 가잔다.
병곡 방파제는 모래로 메어져 얕아 고기가 들지 않으니 대진 작은 방파제 스쿠버 학교 앞으로 간다.
큰녀석이 혼자 던져넣고 잡아올리고를 두어번하더니 기어코 2마리를 건다.
모두 합쳐 9마리 요것으로 매운탕을 끓여 점심을 먹고 오후 2시에 김천으로 나선다.
대진 스쿠버학교 앞에서 첫수를 올리고 폼 잡는 큰 손주
두번째 놀래미를 올리고 신나는 큰 손주
오후 4시반에 김천에 닿으니 광주서 손주녀석들을 데리러 올 딸아이가 아직 안왔다.
마눌이 오랫만에 손주녀석들 맛있는 것 사주라기에 집앞 벌집삼겹살집으로 갔다.
적당히 새콤달작지근한 소스에 찍어 얇게 썬 양파와 싱싱한 콩나물을 곁들어
맛있게 먹는 모습이 흐뭇하다. 저녁 7시에 광주로 떠난다.
Morning has Broken/ Cat Stev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