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문 남선
내가 뭐 토끼도 아니고 어떻게 매일 풀만 먹고 살라는 거야?늦게 집에 온 큰 애가 식탁에 앉아 투덜대는 말이다. 아들의 불평에 웃음이 나오면서 내가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빔밥이 아무리 좋은 웰빙 음식이라지만 일주일 이상을 저녁에 비빔밥만, 그것도 편한대로 몇 가지 야채만 넣고 성의 없이 차려줬으니 토끼니 노루니 하며 투덜거릴 만도하다.
그동안 별로 아파 본 적이 없었기에 건강에 때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왔었다. 그러다 남편 직장에서 나오는 종합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몇 가지 질병이 예고 없이 찾아와 나와 꽤 친하게 지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검진 결과를 놓고 생각해보니 꽤 오래 전부터 수시로 쏟아지던 졸음에 간혹 운전을 하다가도 갓길에 차를 세우고 눈을 붙이기도 했었다. 또 충치도 아니면서 이빨이 흔들려 어금니를 뺄 수밖에 없었고 양치질 할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자주 났었다. 모두가 반갑지 않은 친구 당뇨 탓 이었던가보다.
두 분 부모님 모두 오랜 시간 당뇨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각종 합병증으로 고생하셨던 걸 보아온 터라 덜컥 겁이 났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추스르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비참한 일인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각종 성인병 조회도 해보고 딴에는 웰빙 식단을 짠답시고 이것저것 연구하다가 비빔밥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비빔밥은 각종 야채를 조화롭게 섭취할 수 있어 성인병 예방에 좋은 음식이다. 그리고 딴 음식과는 달리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기 힘들기에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일 수 있어 더욱 좋다. 이런 비빔밥의 우수성을 남편과 아들에게 설명했더니 모두들 비빔밥을 좋아한다기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저녁메뉴는 비빔밥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좋은 얘기도 자꾸 하면 듣기 싫듯이 아무리 좋은 음식도 연거푸 먹다 보면 물리는 법. 맛보단 건강이 우선인 우리 세대와, 건강보다는 맛이 우선인 아들 세대의 괴리감을 감안하지 못한 것이 실수였다. 게다가 한 가지 매력에 빠지면 끝장을 볼 정도로 푹 빠지는 내 성격이 비빔밥을 좋아하던 아들을 잠시 물리게 했나보다.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에 비빔밥을 빠트릴 수 없고 비빔밥 하면 특히전주비빔밥을 대표적으로 꼽는다. 또 그 종류도 다양하여 꽁보리 비빕밥, 콩나물 비빔밥, 김치 비빔밥, 육회 비빔밥……등. 대표적인 재료의 이름을 붙인 비빔밥이 많은 사람들의 미각을 자극한다.
2007년 마이크로 소프트 주최 대학생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시
참가자 700명이 나눠 먹었던 비빔밥을 비비는 모습
밥과 함께 여러 가지 단일 찬을 넣고 비벼먹는 비빔밥은 조화의 음식이다. 비빔밥엔 개인주의적인 정서에 물든 서구인과는 달리 가족애가 끈끈하고 화합을 중시하는 우리의 정서가 담겨있다. 큰 양푼에 각종 찬을 넣고 쓱쓱 비벼서 여럿이 나눠먹는 비빔문화야말로 우리의 국민성과 비슷하지 않을까?
교통이 불편했던 내 어린 시절 농번기 때면 집과 꽤 떨어진 들녘까지 점심과 새참을 나르는 일이 고충이었다. 그때 아낙네들의 고충을 쉽게 해결해주던 음식 또한 비빔밥이 아니었을까? 많은 찬거리를 나르기 힘들 때 광주리위의 큰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각종 찬과 고추장과 참기름을 얹어 머리에 이고, 막걸리 한 주전자만 들고 가면 간단히 해결 됐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논이나 밭 한 쪽에 마련된 야외 식탁에서 큰 그릇에 골고루 비벼서 나눠먹는 동안 서로의 마음까지 즐겁게 비벼졌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안동의 대표적인 음식에헛제사밥이란 것이 있다. 이것 역시 온 가족이 조상에 대한 예를 드린 후 큰 그릇에 각종 나물과 참기름 깨소금등을 넣고 쓱쓱 비빈 다음 나눠먹는 제삿밥을 흉내 낸 비빔밥이다.
비빔밥에 맛과 멋을 부리고 싶을 땐 고기를 곱게 다져넣고 각종 진귀한 야채와 해물 등을 넣어 격을 높일 수도 있다. 반면에 궁하면 궁한 대로 꽁보리밥위에 텃밭에서 막 따온 상치나 솎음배추를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에 쓱쓱 비벼먹을 수도 있다. 간단히 냉장고 속의 몇 가지 야채만으로도 그 상황에 맞춰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 비빔밥이라 더욱 매력적이다.
이런 비빔밥의 매력을 일일이 피력할 수는 없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암이나 당뇨 비만 등의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우수한 음식이라는 점이다. 소장 직장 대장등 사람 몸의 모든 소화기계 장기의 길이를 합하면 대략 8.8m 정도 된다고 한다. 오랫동안 사용한 하수구의 관에 때가 끼듯 사람의 장기 역시 마찬 가지 아니겠는가? 비빔밥에 들어있는 각종 섬유질이 긴 소화기계의 장기를 통과하면서 벽면에 붙은 찌꺼기를 조금씩 끌고 내려갈 거란 건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의사가 아니라서 확실한 건 모르겠지만 삶의 이치로 생각해보면 몸의 소화기계통이 깨끗하면 다른 장기의 흐름도 원활해 질 것이고, 그런 시너지 효과에 의해 몸의 모든 순환이 더욱 원활해 질 듯싶다. 이런 이유로 비빔밥이야 말로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음식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한국적인 음식인 이 비빔밥을 가장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해 간다면 비빔밥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더 건강해질 듯싶다. 앞으로 우리 집 식탁엔 조금 더 맛과 멋을 낸, 그리하여 아들도 좋아 할 수 있는 웰빙 음식인 비빔밥 등장이 잦을 것 같다.
2005년 7월 13일
첫댓글 한국음식하면 불고기와 비빕밥이 한국음식의 대명사처럼 또오르지요. 오늘따라 전주 비빕밥 한 그릇이 생각납니다. 몇 십년 전 회사동료들과 전주를 들렀을 때 전주에서 먹었던 그 맛잇던 저주 비빔밥을 잊을 수가 없네요.
조금전에 저녁먹엇는데~~비빔밥이라 ~~또먹고싶네 !!침이 꼴까닥
춘상아! 거기도 시골밥상이란 상호의 음식점이 있지? 그 시골밥상이란 상호의 음식점이 성행하게 된 게 한 10년정도 될거야. 시골밥상에 언제 함 가봐라. 그 곳에 가면 고향의 냄새가 나는 비빔밥이 있을거야.
다이어트 에도 좋단다 난 오늘 미정이네서 현미에 검은쌀 넣고한 시커먼 밥 먹고왔다 배추로한 생채나물하고 내 노트북이 헤가닥 가버려서 이거 들고 왓다리 갔다리 하다 왔다 마약 중독자 처럼 내일 5시간 떨어진 지방간다 운동하러 브라질 오면 돌솥 비빔밥 맛있는거 사줄께 맛있는거 마이 마이 사줄께 ( 해물 돌솥비빔밥) (낙지 돌솥비빔밥)(버섯 돌솥비빔밥)ㅎㅎㅎㅎㅎ
아이구 가고 싶어도 만 하루이상을 비행기를 타고 우째가노? 나중에 우경이 미국에 공부하러 가있을 때나 우경이 보러 갔다가 한 두어 번 들릴랑가??? 지금은 네가 아무리 그래봤자 그림의 떡이다. ㅎㅎㅎㅎ
비빔밥~~~~탁월한 선택입니다.. 그저께 하남시 은고개 쪽 어떤분 별장에서 바베큐 파티(?)에 쌩뚱맞게 밥(쌀+쌀보리쌀)을 꼬들하게 해왔는데 진짜 ..갖은 나물에 참기름,된장찌게 등......넣고 쓱싹 비벼서 아주 쬐끔 먹고 싶었어ㅎㅎㅎ난 고기 보다 생선이 좋은데ㅋㅋㅋㅋ비빔밥+생선 건강에 최곱니다.......
시골 밥상이란데도 언제 함 가보자. 거기 가면 꽁보리밥에 나물 엄청 넣어서 쓱쓱 비벼먹으면 참 맛있다. 수남아! 근데 담번엔 아무래도 바닷가로 뺄것 같은 예감이 드는디....
좋아~~들,산 바다로 어딘들 가자 !!근데 난 ( 꽁)보리밥은 싫어,미끌미끌 하잖아ㅎㅎㅎ
아지매! 좀 쑤시제? 두달에 한번씩 모이지 말고 한달 반에 한번씩 해야것다. 그치? 갈데가 너무 많아서........<아침고요 수목원>도 한번 가자. 난 몇번 가 봤지만 사실 너거 거기가면 고맙다고 죤부 나한테 뽀뽀할걸??? ㅋㅋㅋㅋ 그래서 7월 하순쯤 한번 보도록 하자.
언냐!!! 아침고요 수목원은 표 파는곳 에서 기다리다 다른데 갔다 왔어.어찌나 복잡한지..담 시간나면 갔다오자.....
휴일날 가서 그랴. 맹추같이... 그런덴 휴일가는거 아냐> 휴일엔 입장료도 싸다. 그리고 한번 가봐. 뭔 문에도 못들어갔으면서?? 들어가면 너무 예뻐서 오줌 쌀끼다. ㅋㅋㅋㅋ 오해마라! 나도 쌌으닝께. ㅎㅎㅎㅎ
비빔밥도 맛있고, 헛제사밥도 맛있고... 아구 좋겠다, 선배님들!! ~~ 맘 맞는 꼬치친구들이랑? 이뿐곳으로 여행도 다니고 맛난 음식도 먹고.. 부럽습니다.
부러우면 회비 2만원 가꼬 합류하덩가? 첫판만 내가 쏘고 둘째번부터 회비 거둬서 그날그날 쓰기로 했다. 안돼겠다. 이참에 장사나 해야 쓰것네. 좌석 한자리 비니 회비 많이 내는 사람으로 낑가줄께. 부러우면 합류해! 선착순! 6월 27일 차는대로 마감!
비빔밥은 점주서 먹은것이 나는 최고로 기억에 남아요
썸빼님! 점주는 무슨 도에 잇는 도시입니깡? ㅎㅎㅎㅎㅎ
ㅎㅎㅎ 전주 미안 헷갈렸죠 오타 확인도 않고 ~
바담풍->바람풍으로.ㅎㅎㅎ 하여튼 문선배님 익살도..ㅎㅎ 근데 정선배님! 전주 비빔밥은 몇번 먹었는데 아직도 그 맛을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입안에 넣자마자 혀바닥이 도로록 감기면서 호르륵 먹구멍으로 쏙 넘어가버리니 맛을 볼 기회가 없었답니다.. ㅎㅎㅎ
지가 너무 시력이 넘 좋아서 지송해여.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