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21_피플]
김새론 '엄마, 나 꼭 이거 입어야 해?'
글 : 김용언, 사진 : 이혜정 | 2009.10.30
어린이 프로에는 자주 출연했지만 연기는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흙을 파고 들어가 눕는 장면’을 찍을 때 현장에서 대기하던 심리치료사에게 “힘들지 않아요. 감독님이 저를 이 역할에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해 주변인들을 놀라게 했다고 했다. “그 장면을 한 네댓번 찍었는데, 겁은 안 났고요. 울다가 흙을 덮으니까 흙이 눈에 자꾸 들어가서 고생을 조금 했어요.” 답답한 게 싫어서 비맞는 장면에서도 체온을 보호하는 특수옷을 벗어버렸고, 담장 위에 올라가는 장면에서도 와이어를 거부했다고 했다. 오히려 1975년의 아이답게 촌스런 옷과 헤어스타일을 해야 하는 게 고민이었다. “의상을 처음 맞출 땐 꾹 참았는데 집에 와서 엄마한테 나 이거 꼭 입어야 해? 하고 물어봤어요. (일동 웃음)”
; '이 영화를 보고도 눈물이 안 쏟아지면 병원에 가보세요' 라는 20자평에서는 잡지를 그냥 넘겼는데, 김새론의 인터뷰 부분을 읽으면서는 영화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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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ㅣ우니 르콩트
김새론, 박도연, 고아성, 설경구, 문성근
설경구, 얼굴이 참 안 나왔다. 뒷모습, 목소리, 나란히 있을 때 조차, 아이보다 키가 큰 설경구의 몸만 나왔다. 처음엔 얼굴이 안나와서 좀 답답했는데, 영활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조금 알겠다. 아빠가 진희에게 새 옷과 새 신발을 사주며 이야기한 여행이, 보육원에 들렀다 유럽으로 입양 여행을 보내준 것이었으니ㅡ
우니 르콩트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라 했다. 아버지와 한 집에 살았었던 어린 시절을, 아빠가 새옷을 사줬던 순간을, 아빠 앞에서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를 불렀던 순간을, 아빠가 보육원에 자신을 두고 간 순간을, 매순간순간 떠올리며 살진 않겠지만, 영원히 지워지진 않을 슬픔ㅡ
관객이 별로 없었다. 지정좌석이 표에 적혀 있었음에도 매표원이, '빈 자리 아무데나 앉으셔도 되요.' 아무자리에 앉아서, 나는 두 번 눈물을 흘렸다. 왈칵 쏟아지는 눈물 말고 볼을 타고 흐르는 줄기 눈물, 너는 우는 것도 같았고, 울지 않는 것도 같았다. 네가 울지 않았다 하더라도, 내 생각엔 병원에 갈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슬픈 이야기지만 슬픈 영화는 아니었으므로ㅡ
아프고 슬프고 소중한 모든 이야기들 속에서 할머니가 생각나는, 11월
; 쥐로부터
첫댓글 이 영화를 보고 무척 놀랐습니다. 첫째는 김새론이란 아이의 얼굴에서 보이는 말로 표현 못한 우울과 괴로움, 고독 등의 부정적 감정입니다. 두 번째는, 이 영화가 히트를 치지 못했단 점입니다. 이 정도는 100만은 최소 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배급에서의 문제가 가장 크지 않을까 하는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70년대 아픔이 현재와 너무 묘하게도 일치하고 있습니다. 참 좋은 영화인데 관객이 없는 영화. 최근 '귀향'이나 '집행자'도 비슷한 상황에 몰린 것 같습니다. 정말 영화 번개라도 해야 하는 것인지...
나는 제목도 못 들어본 영화니 마케팅을 덜 한 영화인가 봐요.
예전에 신문에서 봤는데요... 꼭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잊고 있다가 다시 생각나네요... 인생은 참 짧다고 생각되요.. 우리의 성장이 더딜뿐...
정말 괜찮은 영화인데.. 이런 영화가 화제가 되지 못함이 너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