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에서 증산면 전경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위치한 민둥산(1118.8m)은 가을에 찾아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억새 명소이기 때문이다. 햇살과 바람에 하얗게 일렁이는 억새 군락은 단풍과 함께 가을 정취를 전하는 대표적인 풍경이다.
[왼쪽/오른쪽]민둥산 정상 / 민둥산 억새꽃 축제를 즐기는 탐방객<사진제공·정선군>
민둥산은 7부 능선을 넘으면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든 구릉지다. 멀리 정상을 바라보는 이 지점부터 억새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초가을에 이삭이 패기 시작한 억새가 10월 중순이면 드넓은 평원을 하얗게 뒤덮는다. 다 자란 억새는 어른 키를 훌쩍 넘는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가도 가도 끝없는 억새의 바다다. 정상에 오르는 동안 지억산, 함백산, 지장산, 가리왕산, 태백산 등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풍경이 함께한다. 은백색으로 빛나는 한낮의 억새가 만추의 서정을 전한다면, 황금빛으로 물든 해 질 녘 억새는 아련한 슬픔마저 느껴진다.
민둥산 주변의 빼어난 조망<사진제공·정선군>
민둥산 산행은 일반적으로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한다. 경사가 완만한 3.2km와 가파른 2.6km 중에 택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2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밋밋한 정상 부근과 달리 능선에 이르기까지 울창한 숲이 이어지고, 경사도 급한 편이다. 오르막을 한참 걸어 숨이 턱에 찰 때쯤 능선에 올라서면, 조망이 트이며 시원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준다.
민둥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
능전마을에서 발구덕마을을 거쳐 올라갈 수도 있다. 증산초등학교 앞에서 421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능전이다. 발구덕은 해발 800m에 자리한 마을로, 30~40분 가볍게 오르면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시간을 단축하려는 이들은 차로 발구덕마을까지 간 뒤 정상에 오르기도 하지만, 탐방객이 많은 시기에는 차량을 통제한다.
여유가 있거나 좀 더 긴 산행을 원한다면 삼내약수에서 출발하는 4.9km 코스를 택해도 좋다. 정상까지 2시간 30분쯤 걸린다. 올해로 21회를 맞는 민둥산억새꽃축제는 9월 24일~11월 13일에 열린다.
민둥산역으로 들어오는 정선아리랑 열차
민둥산은 열차 여행지로도 인기다. 청량리역에서 민둥산역까지 정기 열차를 이용할 수 있고, 관광열차인 정선아리랑열차(A-train)도 민둥산역에 서기 때문. 정선아리랑열차는 매일 오전 8시 20분에 청량리역을 출발해 민둥산역을 거쳐 정선역, 아우라지역까지 운행한다(월·화요일 운휴, 정선오일장이나 공휴일인 경우 운행).
[왼쪽/오른쪽]메일부치기에서 전병까지 시장별미 / 수수부꾸미
끝자리 2·7일에 열리는 정선오일장은 1966년 개장, 국내 대표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은 정선의 명물이다. 넉넉하고 푸근한 시골 인심이 넘치고, 곤드레나물과 더덕, 황기 등 농산물도 구입할 수 있어 인기다. 다양한 전과 콧등치기, 올챙이국수, 감자옹심이 등 산촌 먹거리를 맛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묽은 메밀 반죽에 배추를 얹어 지진 메밀부침개, 다진 김치를 넣은 메밀전병, 고소한 녹두전, 달콤하고 쫀득한 수수부꾸미를 한 접시에 담은 모둠전이 정선오일장의 대표 별미다. 오일장 외에 토요일마다 주말장이 서고, 매일 상설 시장도 열린다.
[왼쪽/오른쪽]병방치스카이워크 / 화암동굴 상하부를 연결하는 길이 220m의 계단
시장과 함께 화암동굴, 아우라지, 병방치스카이워크를 연계해서 여정을 계획하면 좋다. '금과 대자연의 만남'을 주제로 꾸민 화암동굴은 1945년까지 금을 캔 천포광산이었다. 역사의 장, 금맥 따라 365, 동화의 나라, 금의 세계 등 주제에 따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교육의 장이다. 매표소에서 동굴 입구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며 창밖 경치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아우라지의 나룻배
아우라지는 '정선아리랑' 애정편의 무대다. 가사에는 폭우로 물이 불어 강을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하는 여량 처녀와 유천리 총각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겼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주게 / 싸릿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 사시장철 임 그리워서 나는 못 살겠네….'
송천과 골지천이 어우러지는 이곳부터 천 리 물길을 따라 한양까지 목재가 운반되었다. 전국에서 모여든 떼몰이꾼의 아리랑 소리가 끊이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병방치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한반도 지형
병방치스카이워크는 동강 물줄기가 한반도 모양 지형을 감싸고 흐르는 비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해발 583m 아찔한 절벽 끝에 U자형으로 돌출된 구조물을 세우고, 바닥에 강화유리를 깔아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하다.
<당일 여행 코스>
민둥산→정선아리랑시장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민둥산→화암동굴→정선아리랑시장
둘째 날 / 병방치스카이워크→아우라지
여행정보
관련 웹사이트 주소
문의전화
-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033)560-2369
- 정선군 관광안내 1544-9053
- 화암동굴 033)560-3410
대중교통 정보
- [기차] 청량리역-민둥산역, 무궁화호 하루 6~7회(07:05~23:25) 운행, 3시간~3시간 30분 소요.
청량리역-아우라지역, A-train 하루 1회(08:20) 운행(월·화요일은 정선오일장이나 공휴일인 경우만 운행), 민둥산역 약 3시간, 아우라지역 약 4시간 2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 [버스] 서울-신고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0회(06:00~23:00)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신고한-증산, 시내버스 하루 30여 회(07:00~22:00) 운행, 약 25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고한·사북공용버스터미널 1688-9923, www.bustaja.com
자가운전 정보
- 중앙고속도로 제천 IC→영월→신동→남면→민둥산(증산)
주변 음식점
- 동박골 : 곤드레나물밥, 정선읍 정선로, 033)563-2211
- 싸리골식당 : 곤드레나물밥, 정선읍 정선로, 033)562-4554
- 동광식당 : 황기족발·콧등치기, 정선읍 녹송1길, 033)563-3100
- 한치식당 : 황기족발·콧등치기·감자옹심이, 정선읍 녹송1길, 033)562-1068
- 석곡집 : 감자옹심이·올챙이국수, 정선읍 5일장길, 033)562-8322
축제와 행사 정보
- 민둥산억새꽃축제 : 2016년 9월 24일~11월 13일, 민둥산 일원, 033)591-9141(민둥산억새꽃축제위원회)
- 정선아리랑제 : 2016년 10월 1~4일, 아라리공원 일원, 033)563-2646(정선아리랑제위원회)
주변 볼거리
- 화암약수, 몰운대, 함백산, 삼탄아트마인, 정선레일바이크
글, 사진 : 이정화(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