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10일에 시간 괜찮으세요?"
며칠 전,제자 원만심의 낭랑한 음성이 전화기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응, 특별한 계획이 없는 날이야, 왜?"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여러가지 자축할 일도 있어서 절친한 친구 네 명이 모인다고, 그 자리에 선생님도 함께 뵈었으면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야 마다할 이유가 하나도 없지요,아니 무지하게 기뻤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입니다.
12시 강남역 4번 출구, 삼성전자 본관 지하 1층,'메드 포 갈릭' 음식점 상호가 좀 특이합니다.
도착하니 이름대로 입구에서부터 마늘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또 아래쪽에도 진열되어 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각자 축하하고 축하 받을 일들에 대한 덕담들을 했습니다.다들 착하고 반듯한 심성으로 올곧게
살아서인지 모두 좋은 일들만 있어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습니다.
숙영이가 화려한 꽃바구니를,제자들이 떡을,원만심이 노란 한지에 곱게 싸인 선물을 내놓았습니다.
난 너무나 약소하게도 딸기 수세미를 세 개씩 묶어 나눠 주는 것이 고작이어서 선생 체면이 영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제자들은 좋아했습니다.
마늘이 많이 들어간 피자와 샐러드,홍합,기타 요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분위기 있는 고급 음식점답게 값은 좀 비쌌지만,
음식맛이 깔금했습니다.
오늘 식사는 원만심이 외할머니된 턱을 내는 것입니다.
할머니뿐 아니라 남편,아들까지 축하할 일이 많았습니다.
제자 일이지만, 내 일같이 기쁜 일이고 축하할 입니다.
삼성 전자 본사 건물이 들어선지 좀 되었는데도 여긴 처음 입니다.우아한 엷은 베이지색 대리석이 좌~악 깔린 바닥이며,
최신식으로 지어진 최첨단 건물답게, 전체에서 풍기는 느낌은 이국적이었습니다.
한참동안 이야기 삼매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기념 촬영을 하고는 지하 6층 주차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선생님 제가 댁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이 제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옛선생을 배려하는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제자라고 다 이 제자처럼 40년전 선생을 잊지 않고 찾아주지 않을 것이며, 선생이라고 다 저 같이 극진한 대우를 받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전생에 어떤 좋은 인연들이었기에 이런 특별한 사제지간이 되었는지 생각할수록 신기하기만 합니다.
대학 졸업하고 첫 직장인 포항여자중학교에서 만난 햇병아리 여선생과 단발머리 소녀들 사이인 우리들 관계...
이런 연유로 지금까지 인연의 끈이 이어져 온다는 사실이 제가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우리 옆지기도 이런 저를 매우 부러워 합니다.
오늘 하루도 옛제자들로 하여 행복만땅입니다.
숙영이가 만들어온 화려한 꽃바구니
최고의 떡집,여의도 떡방표 맛있는 떡,제가 떡 좋아 한다는 걸 알고 있었더라구요.
원만심이 심혈을 기울여 뜬 수세미,모양이 둥글고,법명인 원만심의 '원'을 넣어 만든 수세미.이름은 '원세미'라 합니다.
무늬를 넣어 뜨느라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드는 작품. 400개가 넘는 원세미 무늬가 다 다르다니 놀랍습니다.
예술적인 재능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작업입니다. 수세미로 쓰기엔 너무 아까워 예술작품으로 길이 보관하렵니다.
원만심이 미국에 딸 산구완하러 다녀오면서 저에게 줄 선물로 사온 화장품 '분'과 감기약이라고 합니다.
이 분 바르고 다음 번엔 더 고운 모습으로 만나야겠죠?
다음엔 남편의 부산사택에 우리를 초대한다니 기대가 큽니다.
분저울 감자캐기 체험에도 벌써 초대를 받아 놓은 상황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일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댓글 옥덕 선생님, 이런 대접 받는 선생님 100에 하나 될까 ...전설같은 얘기다. 불버죽겠네... 세상 선생님과 제자 사이가 이렇게만 되면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심은만큼 거둔다고 모두가 옥덕선생님의 제자이 가이 짐작하고도 남는다. 제자들의 마음이 너무 예뻐서 내가 만나면 맛 있는것 사주구싶다고 전해줘요. 나도 겁네요....
요즘 세상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전설같을 수도 있겠어요하, 맞아 내가 얘네들 선생이었지'하고 깨닫지요.
함께 앉아 수다를 떨다보면 친구나 동생으로 착각할 때도 있습니다
호칭을 '선생님'이라 하니까 '아
자녀들 나이들도 비슷해서 더더구나 자주 혼동을 한답니다
심는데로 거두는 성경말씀처럼 비록 같이 친구처럼 늙어가지만 좋은것은 스승먼저 드리는 덕스런 스승이고 올곧게 자라온 제자들입니다.이제 남은 여생 다같이 재미있게 지내세요.
심성 고운 제자들과 함께 있으면 제가 회갑지낸 노인이란 생각을 잊는답니다.
겁게 호호 하면서 가정사,아이들얘기,남편 얘기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행복하게 보낼 때는, 내 나이도 잊고,내가 선 자리도 잠시 잊고 히 분위기에 젓는답니다.
그만큼 제자들이 스스럼없이 편하게 대해 줍니다.
제잔지 선생님인 구분이 않되네요.
심은데로 거둔다고 하지만 옥덕님은 복이 많으가봐요.
Mad for garlic 손녀가 좋아해서 몇번 가봤는데
주고객층이 젊은사람들 같았어요.
제자들과 꼭 10년 터울입니다.
제자들도 그럽니다.
함께 웃고 이야기하다 보면 친구로 착각할 때가 있다나요
신참 햇병아리 교사가 가르쳤으면 얼마나 잘 가르쳤겠어요
때묻지 않은 순수한 열정은 있었겠지만,연륜이 쌓인 노련한 교사에 비하면 많이 서툴렀지요.그런데도 善한 인연으로 오늘까지 이어지니 제가 복이 많은거죠.
그 곳엔 젊은 사람들이 많았는데,마늘이 많이 들어가 느끼함을 없애주니 맛이 산뜻해서 나이든 사람이 먹기에도 괜찮았어요.
선배님의 인연에 부러움이 ...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란 말이 있지만,학생 때생이던 제자들이 역시나 가정을 꾸리는 주부들이라 행복하게들 살고 있습니다.
마음을 착하고 바르게 갖는 제자들이라 당연한 귀결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행복 바이러스가 나에게도 옮겨온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정말 옥덕선배님의 선생님 재직시절에 어떤 큰사랑으로 제자들과 함께 하였으면, 이렇게 짠한 감명을 주는 제자들의 융숭한 대접에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요^^* 선배님은 최고입니다요^^*
큰 사랑은 무슨...럽고 매사에 적극적이지 못한 지독한 내성적인 성격으로 학생들 앞에 선다는 사실조차 떨리던 시절이었어요
소심하고
인복이 많아서 이런 제자들이 아직까지 날 잊지 않고 찾아주는 거죠.
저도 몇몇친구들과 중학교시절 선생님과 식사를 맛있게 했습니다. 선배님처럼 어찌나 고우시던지요~~~맛난 음식도 더 맛있게 즐건 분위기도 더 즐겁게...모든것이 곱이되는 분위기 였습니다! 준비해 오신 홍삼쵸콜릿에 우리도 마후라 ,핸드크림 ,비타민 c***가치를 따질수 없는 사랑과 정을 담아왔습니다. 돌아올땐 자주 찾아뵙지못한 죄송스러움까지....
아우님 반갑습니다.라,친구들 모임도 엄청 잘 되잖아요.
경상도 사람들은 인정이 남
스승님 모시고 의미있는 시간 가지셨네요.
그 선생님께서도 큰 보람을 느끼셨을 거예요.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바르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선생님이 워낙 순수하고 좋아서 제자가 따르는 것이지요. 그나저나 선생과 제자들이 같이 늙습니다.^^
'오뉴월 하룻빛이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10년이나 더 먼저 난 제가 당연히 더 늙었지요.
단발머리 소녀들이었던 제자들이 벌써 50대 중반,할머니가 되었어요.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숨 돌릴 겨를도 없는 것 같아요.
옥덕 아우는 분명한 좋은 스승이였다는 증명입니다. 본 받아야 할 선생님 , 훗 날 선생님 하면 기억이 뜨오르는 선생님 참으로 귀한 일입니다 내가 요즈음 기사를 쓴다면 좋은 스승 나쁜 스승에 대한 글을 반드시 쓸려고 계획 중입니다, 옥덕 선생님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남아 이렇게 스승의 날 찾아주는 반듯한 제자 자랑스럽네요.
언니가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스승보다 제자들이 더 속이 깊고 훌륭합니다.
이런 제자를 둔 저는 복이 많은 사람이구요.
"사제지간의 예쁜 만남" 이 보는이로 하여금 부러움이 생겨요.선생님의德이 제자에게도 전염 되었나보다.
전생의 무슨 善緣이 있었기에 이런 환대를 받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고마우면서도 어리둥절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