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도 전국적으로 많이 다니고 있습니다. 평소엔 뒤로 물러서 있지만 딱 선거일정 잡히면 저는 진짜 열심히 합니다.”(인터뷰 내내 그는 이 후보를 ‘시장님’으로 불렀다. 집에선 여느 부부처럼 ‘여보’ ‘당신’ 한다고 했다.)
-자녀들은 이 후보 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얼마 전만 해도 ‘아빠 하는 것 봐서 찍겠다’고 하더니 요즘 유세에 열심히 따라오는 것 보니 아빠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95%는 되는 것 같습니다.”
-‘위장전입’은 공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 아닙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때는 우리가 정치를 하리라곤 생각도 못했고. 솔직하게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선망의 대상이었던 친구 애들이 리라국민학교에 다니는 걸 보고 저도 리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시장님하고 똑같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철이 들고 그랬으면 절대로 (주민등록을) 안 옮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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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아들 셋에 딸 넷, 7남매입니다. 오빠 두 분이 일찍 돌아가셔서 남동생 하나밖에 없습니다. 돌아가신 큰오빠가 제 결혼을 중매해 주셨습니다. 부모님은 이 시장에게 안 보내려고 했습니다.(웃음) 1970년대는 판검사가 굉장히 좋은 직업이고 그럴 때였는데, 사실 시장님보다 일주일 전에 검사하고 선도 봤거든요. 부모님은 그 검사에게 보내고 싶어 했는데 큰오빠가 부모님을 설득해서 결혼한 거지요.”(김씨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초·중·고를 다녔고 이화여대 보건교육과를 나왔다.)
-김재정씨가 막내입니까.
“예.”
-김재정씨가 이 후보의 재산관리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제가 제일 잘 알지요. 우리가 정치도 안 할 때인데, 재산을 맡길 필요도 없었고. 친정아버지가 기업을 하셔서 친정이 잘살았습니다. 두 오빠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께서 재산을 동생한테 다 물려줬습니다. 딸 넷은 재산 하나도 못 받았습니다. 그 재산을 일궈서 열심히 산 동생입니다. 이상하게 집안 남자들이 몸이 약한지, 우리 동생도 몸이 굉장히 안 좋거든요. 이명박 후보 악성 루머 있어도 저 절대 눈물 안 흘립니다. 그런데 동생 이야기만 나오면 제가 눈물이 나는 건 위에 오빠 둘 다 일찍 돌아가시고 하나 남은 동생인데 그마저 병이 들어 있는 애를 이렇게 저렇게 하니까 너무 미안하고. 지금 (동생에게) 전화도 잘 못합니다.(감정이 북받치는 듯, 이 질문에 답하면서 그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휠체어 타고 검찰 조사 받으러 갔다고 하는데 정말 가슴 아프더라고요.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권력을 잡아서 돈을 번 것도 아니고, 자기 스스로 몸이 저렇게 될 때까지 열심히 해서 돈을 벌었는데….”
-이 후보의 큰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는 사돈지간인 데다 나이 차가 열여섯이나 납니다. ㈜다스의 동업관계를 맺었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은데.
“시장님은 바쁘게 회사 일만 하느라 처남 챙길 시간이 없었습니다. 아주버님과는 비슷한 직종의 일을 하고 현대에 출입하면서 친해졌습니다. 동생은 사업하던 형님을 잃고 의지할 데 없을 때인데 아주버님이 참 자상하셔서 더 친하게 지냈고, 좋은 아이템이 있어서 같이한 것 같습니다. (다스가)우리 거라면 정주영 회장님과 정치적 의견이 맞지 않아서 나온 사람에게 회사에서 그런 일거리를 주겠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후보의 부동산 차명 보유 의혹도 가시지 않고 있는데.
“그것만큼은 정말 국민들이 바른 시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이 시장이 현대에서 건설사업을 얼마나 많이 했습니까. 세간의 의혹대로라면 그때 처남을 시켜서 차명으로 땅을 샀으면 엄청난 돈을 벌었을 텐데 그런 짓 안 하잖습니까. 저는 이명박 시장을 내 남편이라서가 아니라 그런 점에서 정말 믿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평생 37년을 살아봤지만 한번도 그렇게 엉뚱하게 재산 모으기 위해 어디에 땅 사야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 후보가 모르게 투기했을 가능성은.
“있을 수가 없죠. 기업에서 월급 받을 때 모든 재산관리를 제가 다 했습니다. 은행에 넣는 것 외엔 하지 말라고 해서 그렇게 했습니다. 자기가 개인으로 통장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사고팔고 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김경준씨와의 동업에서 사기를 당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는 사기당했는지도 요새 와서 압니다. 남편이 저한테 사업 이야기는 안 하니까요. 그냥 이명박 시장이 하면 다 잘되는 줄 알았지요. (동업을) 안 한다고 해서 안 하는 걸로만 알았습니다.”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은 알고 있습니까.
“잘 알죠. 에리카 김을 처음 만났을 때 저하고 같이 만났습니다.”
-이 후보가 에리카 김과 가깝다는 루머도 있는데.
“이 시장이 아무리 도덕성이 없어도 남편 있는 여자와 가까이 지낼 수 있겠습니까. (에리카 김의) 남편도 만날 때 같이 오고 그랬는데. 에리카 김이 그런 소리를 했다고 저는 생각 안 해요.”
-이 후보에게 숨겨둔 자녀가 있다는 루머도 들어보셨나요.
“1992년도 국회의원 때부터 여자가 있다는 둥, 애가 있다는 둥 소문이 있었어요. 시장선거 때도 있었고, 지금 또 나오거든요. 그런데 아직 안 나왔거든요. 그래서 누가 물어보기에 내가 우스개로 ‘이제 그 애 다 컸을 테니까 있으면 나오라고 그래라. 유권자가 됐을 테니 한두 표라도 더 받으면 좋다’고 그랬습니다. 하도 억장이 무너지니까 그런 소리 한번 해봤습니다.”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은 좋지 않죠?
“이젠 하도 많이 들어서…. 실제로 부부는 무슨 일이 있으면 몸으로 느낌이 옵니다. 나쁜 일이 있으면 가슴이 두근두근하는데, 그런 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저는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절대 그런 일 없다는 신념이 있습니다.”
-각종 의혹과 악소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인내하며 지켜보자 하는 마음으로 있습니다. ‘아니면 말고’식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면 자기도 더 어려운 일을 당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치라는 게 참 무섭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후보가 본선에서 버티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렇게 많이 (의혹이) 나왔는데 또 나오겠습니까. 뭐가 터질지 몰라도 그런다고 쓰러질 것 같으면 벌써 쓰러졌을 거고요.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본선에서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남편을 믿습니다. 그리고 항상 시장님에게 ‘당신 상대는 박근혜 대표가 아니다. 더 멀리 내다보고 가야 된다’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면서 ‘박 대표하고는 싸우지 마라. 여자와 남자가 싸워서는 남자가 못 이긴다. 조용히 대처만 하고 무대응으로 나가야지’라고 합니다.”
-요즘은 이 후보에게 어떤 조언을 합니까.
“지난번 제주도 연설회가 끝난 뒤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사람들과 있기에 ‘내가 내 몸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만 쉬시라’고 했습니다. 자신을 사랑해야지 활력소도 생깁니다. 저는 참 그거 잘하거든요. 저는 잘 자고 잘 먹고 하니까 사실 선거판에서 살이 많이 쪘습니다. (웃으며) 살이 빠져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