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천 시인
.1941년 경북 경주 출생
.2007년 [문학세계]로 등단
.1965뇬뷰토 2005년까지 섬유제조 기술자
시인의 자서------
어김없이 톱니 한 개가 톱니 한 개를 맞물고
돌아가야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톱니 부딪히는 소리
변함 없어야 하는 것이 진리라 믿고 살아 왔다.
하던 일 모두 끝내고 나서
찌든 몸과 마음 추스르려고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며 보고 들었다.
한 뿌리에서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가는 줄기에도
전깃줄을 타고 올라가는 줄기에도
나팔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았다.
나뭇가지에 앉은 까치들은
깍 깍 깍 깍 깍…… 짖지 않고
깍 깍깍깍 깍깍…… 짖는 소리를 들었다.
나팔꽃이 두 줄기에 피어도
까치가 제멋대로 짖어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나에게는 이상하고 신기하여
본대로 들은 대로 옮겨 보았다.
오늘도 산에 간다.
2009년 겨울
이소천
목차---
제1부
피마자 / 13
나팔꽃 / 14
상추 대궁 / 15
등나무 두 그루 / 16
넘어진 비석 / 18
관음소심 / 20
한파 주의보 / 21
겨울 벤치 / 22
천식. 기침 / 24
내 무덤 / 26
단풍잎 / 27
헌옷 한 벌 / 28
개울물 / 30
하루살이 / 31
목련 / 32
제2부
그란데 박쥐란 / 35
파통비치 해변의 검둥개 한 마리 / 36
복을 지워 주는 사람 / 38
바람을 지고 가는 늙은이 / 40
나는 영지를 따고 그는 산삼을 캤다 / 42
풀쐐기와 불나방 / 44
길 가운데 소나무 한 그루 / 46
그 참나무 고사목 / 48
후박나무의 환생 / 50
도토리 한 개 / 52
꽃샘추위 / 54
그 시간 / 55
화두 / 56
개미 두 마리 / 57
짝사랑 / 58
제3부
쉬파리 / 61
기생나비 / 62
눈 오는 아침 / 64
눈밭에서 / 66
자벌레 / 67
감꽃 / 68
길 가운데 잡풀들 / 70
가랑잎들 / 72
밤꽃 / 74
눈먼거미 / 75
젖 / 76
청설모 / 78
햄스터 / 80
천불동 계곡 / 82
신갈나무 / 84
제4부
빈 종이컵 / 87
참나무숲 / 88
소요산 / 90
벌 / 92
숨 / 94
차를 버린 개새끼 / 96
네 살짜리 1 / 98
네 살짜리 2 / 100
네 살짜리 3 / 101
네 살짜리 4 / 102
헛구역질 / 103
죄 / 105
마당을 내다보는 사내 / 107
다니족 / 110
단풍잎이 떨어지면 나는 당신을 생각합니다 / 111
*해설·풍경 속 풍경, 그 서정적 언어 이충이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