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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입시가 추가합격자 발표만을 남겨 두고 있다. 이제 2010학년도 입시 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지난주 수시모집 분석에 이어 이번 주에는 전체 모집 정원의 42%를 선발하는 정시모집의 주요 특징과 입시판도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정시모집의 실제 규모는 50% 내외가 될 것이다
매년 수시모집의 정원 확대로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수시모집의 특성상 중복 합격자가 많이 발생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탈락하는 인원 등으로 인해 실제 정시모집에서 선발하는 인원은 상당수 늘어난다.
2009학년도 정시모집에서도 16만6570명(전체 정원의 44%)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수시모집에서 앞서 설명한 이유로 많은 인원이 이월돼 실제 정시모집 인원은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모집 정원 37만8625명의 52%가 넘는다.
주요 대학의 경우 고려대는 전체 정원 중 수시모집으로 52.7%를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367명(9.7%)이 정시모집으로 이월됐으며, 한양대는 수시모집 정원 중 무려 642명(22.2%)이 정시모집으로 이월돼 수시모집 인원보다 정시모집 인원이 더 많았다.
2010학년도 역시 대학입시 주요사항에 따른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42%에 불과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실제 선발 인원은 50%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형 요소 중 수능에 대한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10학년도 정시모집 전형은 2009학년도와 큰 틀에서는 동일하다.
다만, 몇몇 대학에서 전형 방법 및 모집 군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면접·구술고사를, 연세대와 인하대는 논술고사를 폐지하며 가톨릭대는 수능 반영 유형을 '2+1체제'에서 '3+1체제'로 변경할 예정이다. 또, 숭실대, 인하대, 중앙대 등은 모집 군을 변경하는 등 대학별로 크고 작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서울대 정시모집 선발 방식의 변화
서울대는 입학전형의 다양화와 특성화를 유지하되 학생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정시모집에서 대학별고사 중 면접·구술고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수능 점수를 2단계에서 20% 반영할 예정이다. 1단계에서는 수능 점수로 2배수를 선발(현행 방식과 동일)하고, 2단계에서 학생부 50%+논술 30%+수능 20%를 반영한다. 수능 성적이 지난해 2단계 제로베이스에서 올해 점수화됐다는 점이 의미가 있지만, 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따라서 학생부 및 논술고사 준비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2)논술고사 폐지 대학 증가
정시 논술고사는 점수제 수능이 부활한 지난해 대폭 감소했는데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예정이다.
2010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고려대(서울), 서울대 등 8개 대학에 불과하다. 연세대, 인하대 등 6개 대학이 올해부터 논술을 폐지함에 따라 논술 실시 대학은 지난해 14개교(일반전형 인문계 기준)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이로써 정시모집에서 수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상위권 대학에서 학생부의 등급간 점수 차이는 미미할 듯
2009학년도부터 적용된 대학입시 자율화와 수능 등급제 보완, 표준점수 및 백분위점수 공개 등으로 주요 대학들은 정시모집에서 수능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학생부의 등급간 점수 차이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고려대의 경우 평균 1등급과 5등급간의 점수 차이는 0.8점에 불과했다. 서강대는 1등급과 5등급의 점수 차이는 3.2점이지만, 반영 교과 영역별(국어, 수학, 외국어, 사회/과학)로 성적이 우수한 상위 2과목만을 반영했기 때문에 실제로 지원자들의 점수 차이는 상당히 미미했다.
반면, 숭실대, 인하대 등과 같이 특정 군에서는 수능 100%를 반영하고, 다른 군에서는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는 식으로 분할모집을 실시하는 대학들은 대체로 학생부의 등급간 점수 차이를 크게 반영한다. 이러한 경향은 2010학년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표1>
(4) 수능 100% 반영 대학 증가
정시모집에서는 대학마다 수능, 학생부, 대학별고사 성적 등과 같은 전형요소를 선택적으로 반영한다.
그런데 2009학년도 정시모집부터 상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수능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다. 2009학년도에 수능성적만으로 선발한 대학들은 71개교에 달했으며, 2010학년도에도 대입전형계획 주요사항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9개교가 증가한 80개교에서 수능 100%로 선발할 예정이다.<표3>
■수리영역은 여전히 어렵게 출제될 것이다
2009학년도 수능은 이전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돼 2007학년도 수능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당히 높게 나왔다.
특히, 가장 어렵게 출제됐던 수리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수리 '가'형 154점, 수리 '나'형은 158점으로 2007학년도에 비해 각각 +9점, +18점이나 높게 나왔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2009학년도 수능을 자체 평가한 결과 변별력을 갖춘 데다 영역별 난이도도 무난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2010학년도 수능 출제도 비슷하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2010학년도 수능 역시 수리영역의 경우 상당히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전망된다.<표2>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정시모집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핵심은 '수능 성적' 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표준점수·백분위 성적이 반영되는 정시모집에서는 가장 어렵게 출제되고 있는 수리영역의 성적에 따라 상위권 대학 진학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왜냐하면 상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수리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실제로 상위권 수험생들 구간인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컷 점수와의 격차가 2009학년도 기준으로 언어영역은 9점, 외국어영역은 5점 차이에 불과했지만 수리 '가'형은 19점, 수리 '나'형은 20점이나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리영역 고득점자들은 다른 영역의 성적이 다소 낮더라도 충분히 만회할 수 있었다.
따라서 정시모집 지원에 주력하고자 하는 수험생이라면 목표대학의 수능 반영비율을 꼼꼼히 살펴본 후 반영비율이 높은 영역과 수리영역의 성적 향상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 2009.2.9 맛있는 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