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 만드는 과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기에 정리한 것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정통 방식에 따라 수제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이우 옛마을입니다.
이십여 가구가 모여 살며 전통 방식에 따라 100% 수제로 차를 만들고 있는데, 실제로 자기 상표를 달고 차를 판매하는 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모차(毛茶)로 만들어서 이런 집에 납품합니다.
<운남일보>에 났던 할아버지 댁에서 차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댁의 차산에서 자라는 나무의 새로 돋아난 잎입니다.
잎이 크고 두툽합니다. 이 댁에서는 3-4 등급 정도로 자란 차잎을 땁니다.
이 댁 며느리가 차나무에 올라가 잎을 따고 있습니다.
윗부분에 연두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새로 돋아난 잎입니다.
나무가 너무 웃자라지 않게 잘라주지만 그래도 여전히 높아서 저렇게 밟고 올라가서 잎을 땁니다.
딴 잎은 대나무로 짠 바구니에 담아 등에 지고 집으로 갑니다.
잎이 실제로 보면 매우 큽니다.
위에서 초록색이던 잎이 약간 색이 변했습니다.
하루 종일 차를 따기 때문에 저녁 즈음에는 저렇게 적당히 시들어져 있습니다.
잎이 적당히 시들어야 살청이 쉽습니다.
살청이란 솥에 잎을 덖어내는 과정입니다. 효소의 활동을 멈추는 것이 목적입니다.
살청에 앞서 며느리가 솥을 깨끗이 씻어내고 있습니다.
원래 살청 과정은 차를 따온 날 밤에 합니다만, 제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두 솥 분량의 잎만
다음 날 아침으로 미루어 두었다가 아침에 덖었습니다.
솥이 다 씻어졌습니다.
밑이 아궁이입니다. 음식은 가스렌지를 이용해서 만들지만 차를 만들 때는 반드시 장작불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화기가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불이 참 아름답습니다.
달구어진 솥에 적당한 분량의 차잎을 넣습니다.
이 꼬마는 일곱살인데 엄마가 차를 덖는 동안 옆에 지켜서 있습니다.
차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골고루 뒤집어 주어야 합니다. 온도가 높이 올라가기 때문에 손으로는 하지 못하고 나무 작대기를 이용합니다.
다 덖어진 차잎을 소쿠리를 이용해 퍼담고 있습니다.
꼬마가 엄마 일손을 돕습니다.
그 다음에는 넓은 대나무 소쿠리에 담아 식기를 기다렸다가 유념해 줍니다.
놀랍게도 일곱살짜리가 태연히 나서서 차를 유념하고 있습니다.
하루 이틀 한 솜씨가 아닌 듯 능숙합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하는 것을 어려서부터 보고 배워서 저 나이 때부터 차를 만든다면
나중에 자라면 대단한 차전문가가 되겠습니다.
전통이란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겠지요.
잎을 다 덖은 며느리가 마저 잎을 유념합니다.
이 댁의 주인 어르신인 할아버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녹차를 만들 때 아홉 번까지 덖고 유념하는 경우도 있다 하던데, 보이차의 유념은 살짝만 하더군요. 사실 제가 볼 때 살짝이지 초보자가 따라할 수 없는 노하우가 있겠지요.
뜨거운 햇빛 아래서 차가 잘 마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모차(毛茶)를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모차란, 털이 있는 차가 아니라...^^ 초벌로 만든 차라는 뜻입니다. 모차를 다시 찌고 성압하면 보이차 중에서도 긴압차(緊壓茶)가 됩니다. 그건 다음 포스트에 올리겠습니다.
보이차 만들기 2편입니다.
살청과 유념을 거쳐 햇빛에 잘 말린 모차(毛茶)입니다.
잎이 검은빛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너무 큰 잎이나 줄기 등을 걸러냅니다.
이 작업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루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꼬마가 능숙하게 실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차를 찌고 성압하기 위해서 무게를 잽니다.
보이 병차는 한 편에 357그람입니다.
맨 마지막으로 속상표에 해당하는 내비를 넣고 찻잎을 살짝만 덮어줍니다.
그러는 사이에 부뚜막에서는 불이 잘 올라 김이 나고 있습니다.
아까 계량한 차를 통째로 부뚜막 위에 올리고 살짝 김을 올려 쪄줍니다.
찌는 것은 바싹 마른 찻잎을 부들부들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야 성압할 때 부서지지 않고 잘 눌러지기 때문입니다.
위에 덮어 놓은 수건 보고 '우엑 드러워'라고 생각하실 분 있을지 모르지만
찻물이 들어서 그런 것일 뿐, 실제로는 아주 아주 깨끗합니다.
적당히 쪄지면 통을 내려서 천으로 만든 보자기에 차를 담습니다.
차가 이렇게 보자기 안으로 쏙 들어가면
보자기를 틀어서 모양을 잡습니다.
보통 병차 뒷면의 한 가운데가 쏙 들어간 것은 바로 저 자국입니다.
그 다음 바닥에 판자를 깔고 보자기에 담은 차를 올리고 멧돌 같은 저 돌을 얹습니다.
얹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밟고 올라가서 꾹꾹 눌러줍니다.
노란 슬리퍼 보이시죠?
작업할 때만 신는 깨끗한 신발입니다. 위생복도 깨끗하고요,
실내도 깔끔했습니다.
이것이 위에 나온 돌의 모습입니다.
이우 지역에서 차를 만드는 사람들은 소수민족이 아니고 대부분은 한족들입니다.
이 한족들은 석병(石屛)이라는 데서 오래 전에 이주해 온 사람들인데,
바로 이들이 이우의 차를 개발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차 만들 때 쓰는 멧돌은 반드시 석병에서 가져온답니다.
이 돌들도 석병에서 온 것들입니다.
돌로 눌러서 납작하게 만든 다음에 보자기 째 선반에 널어서 식힙니다.
이때 무게가 정확하게 들어가야 잘 눌러지고 차의 맛도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보자기를 벗겨서 밖에 내다 넙니다.
잘 마르고 있습니다.
해가 너무 강한 날은 이렇게 위에 차양을 쳐줍니다.
차가 다 마르면 하나씩 종이로 포장합니다.
저는 상표가 없는 사진을 올렸지만, 대부분은 앞면에 상표를 넣습니다.
뒷면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다시 일곱 개씩 죽순 껍질로 싸줍니다.
그래서 '칠자병다(七子餠茶)'라고 합니다.
이 할머니가 손질하고 계신 것이 죽순 껍질입니다.
이것도 아무 죽순 껍질이나 다 되는 것은 아니고 종류가 있다고 하네요.
위의 죽순 껍질을 이용해 이런 모습으로 포장하고 출시합니다.
죽순 껍질은 바람이 잘 통하면서도 잡냄새는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구름의 남쪽 솔바람님 블로그에서 옮겨온 글>
첫댓글 (그림이 보이지 않는군요.) 스님 정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이 알려주시고 가르쳐 주십시오...._()()()_
감야님 저도 사진이 안 보입니다. 아무나 보이게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보이차 공부 덕분에 잘 합니다.
네이버 "구름의 남쪽" 솔바람님 블로그 글과 사진을 옮겨 왔습니다. 더러 사진이 열리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구름의 남쪽"님 블로그에서 스크랩하시면 열릴 것 같습니다.
스크랩 한 사진은 본인은 보이는데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만 따로 <저장하기>했다가 <본인사진 올리듯> 다시 올려야 보입니다^^
감야님 사진이 보이지 않아 보는이들이 안타까워 합니다. 운남 지방에서 만들어진 차가 일곱개씩 죽순껍질로 포장을 해서 雲南七子餠茶 이로군요. 어떻게 보관하면서 먹어야 하는지 보관 방법 좀 자세하게 부탁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