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봉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수평선을 바라보면 진도를 비롯해 어룡도, 백일도, 흑일도, 조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갈두리 선착장에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노화도와 보길도를 오가는 연락선의 모습을 보며 가슴에 묻어 둔 것들을 훌훌 털어 버린다.
시인 김지하는 “땅 끝에 서서 더는 갈 곳 없는
땅 끝에 서서/돌아갈 수 없는 막바지 새 되어서
날거나 고기 되어서 숨거나…(중략) 내 마음속에 차츰 크게 열리어/저 바다만큼 저 하늘만큼
열린다”며 내면의 아쉬움과 시원함을 읊었다.
땅끝 전망대에서 땅끝탑까지는 산책로가 나 있다. 내리막이지만 계단과 나무 데크가 이어져 걷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땅끝탑을 구경하고 거슬러 오르면 길이 세 갈래로 나뉜다.
최근 이곳에서 송호 오토캠핑장으로의 탐방로가 ‘걷기여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안 절벽을 따라 길게 이어진 탐방로에는 팽나무, 후박나무, 후피향나무, 사철나무 등이 우거져
있다.
고개를 돌리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그 빛을
고스란히 담은 남해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그 멋스러움에 몇 발짝 옮기지도 못하고 자꾸
걸음이 멈춰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