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시습 지음
- 출판사
- 민음사 | 2009-04-17 출간
- 카테고리
- 소설
- 책소개
- 현실의 무게를 환상적인 경험으로 극복하다! 15세기 조선의 문...
시대의 아웃사이더 김시습,,,그는 무반출신의 집안에서 태어나 8달만에 글을 알았고, 5살때는 세종앞에서 시를 지어 그의 천재성을 알리기도 했다. 세종은 그에게 비단 50필을 선사하였고 그 꼬마아이는 그 많은 비단을 실에 꿰어 끌고 갔다는 이야기가
그의 천재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그가 장성하여 풍운의 꿈을 안고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낙방하고 절에서 과거준비에 매진하고 있을 때 세조의 왕위찬탈소식이
들려왔다. 그는 입신양명의 꿈을 접고 아웃사이더로 살기로 결심한다.
그는 왜 꿈을 접었을까? 어떤 이들은 세종의 사랑을 받은 그가 세조의 왕위찬탈에 수긍하고 벼슬로 나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성리학자로서 옳지 않은 일에 나선다는 것 역시 그에게는 심리적부담감으로 다가왔으리라고 말한다.
그후 그가 전혀 관직에 나아가려고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성종대에 들어 관직에 나아가려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포기했다고
하는 것을 보변,,,,
김시습...시대의 천재...그의 천재성을 알아본 이는 바로 서거정이다. 김시습의 기인으로서의 행적은 널리 알려져 있어 많은
이들이 김시습을 피했다고 하나 서거정만이 그가 어떤 행위를 하던 웃으며 반갑게 맞이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같은 시인이
보기에도 그의 천재성이 아깝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세조의 부름에 나섰다가 스스로 거름물에 빠져 허우적거렸다는 이야기도,,,
한명회의 별장에 쓰인 현판의 글자를 한글자씩 바꾸어
"청춘에는 사직을 붙들고 , 늙어서는 강호에 누웠네"를 "청춘에는 사직을 위태롭게 하고, 늙어서는 강호를 더럽혔네"라는
말로 바꾸었다는 유명한 이야기도 전한다.
그의 끊임없는 기행은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할 수 없었던 시대,,,울분과 회한을 속으로 싹일 수 밖에 없었던 시절에 그가
행한 반항의 모습은 아니었던가 싶다.
총 5편으로 구성된 금오신화는 김시습이 경주 금오산 용장사에서 집필을 하였기에 금오신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경주 용장사터 3층석탑은 보물 제186호이다.,,,옛날 삼국유사를 읽으면서 절벽위에 홀연히 서있던 용장사터 3층석탑이 뇌리에
오래 남아있었다.
그때는 그냥 김시습이 이곳에서 금오신화를 지었구나 정도만 알고 지나가고 단지 그 벼랑위에 앉아 있는 석탑이 신기하기만
했었다. 그런데 불연듯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높고 높은 벼랑위에 홀로 모진 바람속에서도 꼿꼿이 앉아 있던 그 석탑이 왠지
김시습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만복사에서 저포놀이를 하다,(만복사 저포기)
시대는 고려말무렵 양생이라는 사람이 만복사 동쪽방에서 홀로살다 부처님과 내기를 하게 된다.
내기에 이긴 양생은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왜구의 침입으로 죽은 처자였다.
이 처자와 즐거움을 나누던 양생은 얼마되지 않아 처자와 헤어지고 그녀의 부탁으로 그녀의 부모님을 만난다.
양생은 그의 부모님에게 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함께 그녀의 죽음을 추도한다.
그녀는 양생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떠나가고 양생은 그후 다시 장가들지 않고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다 죽었다고 한다.
이생이 담 너머를 보다(이생규장전)
시대적배경은 고려말, 송도에 이생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는 우연히 길을 가다 담안을 기웃거리게 되는데
그곳에서 최씨처녀를 보게되고 사랑에 빠진다. 그들은 서로 시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우고 애뜻하게 사랑을
하나, 부모에게 들켜 이생은 멀리 떠나버리게 되고 최씨녀는 시름시름 않게 된다. 최씨부모가 딸이 병들자
그 연유를 묻게 되고 자초지정을 알게 된 부모는 이들을 엮어준다. 하지만 홍건적의 침입때 각자 흩어지게
되었는데 이때 최씨녀가 죽임을 당하였다.
다시 돌아온 집에 귀신이 된 최씨녀가 나타나 그들은 그곳에서 3년간 함께 살게 된다. 그후 최씨녀는 저승의
부름으로 눈물의 이별을 고하고 이생은 그녀의 유골을 묻어준후 몇달만에 세상을 떠난다.
부벽정에서 취하며 놀다(취유부벽정기)
세조3년, 홍생이라는 부자가 친구의 초대에 갔다가 술에 취해 부벽정밑을 거닐게 된다. 마침 시를 읊고 떠나려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발자국소리가 들리며 여인이 나타난다. 그녀는 자신이 은나라임금의 후손이며 기씨의 딸이라고
이야기하며 위만이 조선을 멸할때 신인을 따라 신선세계로 들어갔다가 고향이 그리워 문득 나섰다가 홍생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서로 시로 화답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다음날 기씨의 딸은 상제의 부름으로 떠나고
혼자남게 된 홍생은 친구들에게로 간다. 그후 그녀를 생각하며 그리워하던 홍생은 점점 몸이 허약해져 병을 얻게
되고 어느날 꿈에 기씨녀가 나타나 그에게 옥황상제의 명으로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되었음을 말해준다.
그는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자신의 몸을 정갈히 한후 어느날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남연부주에 가다(남염부주지
세조 11년, 경주에 살던 박생이 어느날 주역을 읽다 잠이 들었는데 그곳이 바로 남염주였다. 박생은 그곳의
임금을 만나 천하의 이치를 논하게 되는데, 임금은 박생의 질문에 귀신과 저승이란 것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과
석가와 공자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또한 나라가 어지럽게 되고 충직한 이들이 설곳이 없는 세상을 한탄하며 박생의 올바름을 보고는 그에게 왕위를 물려준다. 잠에서 깨어난 박생은 얼마후 집안을 정리하고,박생이 죽던날
이웃사람들의 꿈에 어떤 신인이 나타나 그가 염라대왕이 될 것임을 알려준다.
용궁잔치에 초대받다(용궁부연록)
고려때 한생이라는 사람이 문사라고 알려져있었는데 어느날 홀연히 공중에서 두사람이 나타나 그를 용궁으로 데려
간다. 용궁의 임금이 그를 잔치에 초대하여 그곳에서 시를 읊고 즐거움을 누리다 그는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다.
그뒤 한생은 세상의 명예와 이익을 돌아보지 않고 명산으로 들어간 뒤 소식이 없다고 전한다.
김시습의 작품속에는 세상과 단절된 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것은 자신의 꿈이 세상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그가 꿈꾼 세상은 자신을 알아주는 곳이었고 그곳은 용궁과 남염주등 이세상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세상에서 꿈을 펼칠 수 없기에 소설속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위해 기꺼이 이 세상과 하직하고
저세상으로 떠난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위해, 또는 자신을 알아주는 세상을 위해,,
특히 남염부주지에서는 김시습의 기철학이 자세히 펼쳐진다. 남염부주의 왕이 말하길
"사람이 죽으면 정기가 흩어져 혼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땅으로 내려가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어찌 다시 어두운
저승에 머무르는 일이 있겠소?"라는 말에서와 같이 정기의 흩어짐이 바로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와 기로 나누어 이견을 달리했던 조선의 성리학에서 김시습의 기철학은 이이에게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이이선생은 자신이 전생의 김시습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책은 불교의 폐단에 대해 꼬집고 있으며 기자조선설에 바탕을 둔 조선성리학자들의 한계역시 보이고 있었다.
많은 아름다운 시들이 대부분 중국의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한 시경에 대한 것이어서 그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문외한인 나로서는 시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어서 안타깝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