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금요일 부채만들기
지난 주 인사동에서 부채를 살 때부터 계획들이 만만치 않았었지요. 특히 경석이가 산수화를 그려 넣겠다고 하자 다른 친구들도 기대한다며 응원을 해 줍니다. 이 팀의 특징은 바로 이런 것이죠. 서로 칭찬해주고 감탄해주고... 물론 가끔씩 자기 자랑을 하기도 하죠.^^
* 김홍도의 그림을 재창조하다
경석이가 산수화를 그리겠다고 하길래, 시냇가 집에 있는 김홍도 책을 꺼내 주었더니 한참동안 책을 뒤적이네요. 그러더니 맘에 드는 그림을 골랐나 봅니다. 꼼꼼하게 밑그림을 그려넣고 색칠을 근사하게 합니다. 인사동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홀륭한 부채가 완성되었답니다. 아이들도 ''멋있다!''며 감탄을 자아냅니다. 경석이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
* 고양이를 부탁해
이모와 함께 지내면서 고양이를 키웠던 다은이의 꿈은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겁니다. 방과후에 와서도 키우던 고양이 이야기를 빼 놓은 적이 거의 없었죠. 그러더니 결국 그림 소재로 고양이로 선택합니다. 앙증맞고 귀여운 고양이 부채가 탄생되었지요. 진짜 고양이를 갖고 싶다며 속상해하자 두 남자친구들이 안타까워 하며 다은이의 마음을 위로해 줍니다.
* 커피 홀릭
승택이는 지난 주 보았던 그림을 소재로 선택합니다. ''커피 홀릭''에 걸맞게 커다란 머그커피 잔도 그려 넣고, 커피 눈송이도 그려 넣었습니다. 밑그림처럼 선만 그려서 그림이 눈에 확 안 들어오길래, 색칠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더니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색칠하는 동안 표정이 밝지 않네요.^^ 어쨌든 색칠을 하고 나니 한결 보기 좋은 부채가 되었답니다.
* 오늘의 배경음악은 ''반지의 제왕''
이 팀은 작업을 해야 하는 시간이 오면 셋이 모여 앉아 콧노래를 시작합니다. 한동안 영화 ''식객''의 오리지널 음악을 흥얼거렸는데, 오늘은 ''반지의 제왕'' 주제곡을 부르네요. 셋이 흥얼흥얼 합창하듯 노래를 부르며 부채를 만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 두 친구의 응원을 빌미로 용기를 낸 다은이
부채 작업을 한참하다 다은이가 고양이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 유준이에게 고양이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더니, 다은이가 폭발(?)합니다. 시험을 잘 봐서 선물로 유준엄마가 사주었다는 얘기를 듣고는, "나도 유준이 하고 평균이 똑 같은데 왜 우리 엄마는 안 사주는 거야!" 랍니다. 그러면서 엄마 흉(?)을 봅니다.
그러자 두 남자 친구들이 다은이의 하소연을 다 들어주며 응원도 해 주었다가, 고양이를 사주게 할 방법도 찾아보았다가 합니다.
''너무 떼쓰듯 하면 안 된다'' ''유준이 엄마와 비교하면 안 된다''등등이요.^^ 두 친구가 워낙 다은이를 응원하니 다은이도 힘이 생겼는지, 오늘은 꼭 엄마한테 사달라고 할 거랍니다. ^^ (잘 될까나...)
간식을 먹으며 엄마에게 전화를 했는데, 일이 잘 안 풀렸는지 간식을 먹다말고 다은이가 눈물을 떨굽니다. 그러자 두 남자친구들이 또 거들어 줍니다.
"엄마 입장도 이해해라, 유준이 엄마하고 비교하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느냐..." 등등이요. ^^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지 그다지 맘이 풀리지 않았지만 다은이도 이즘에서 고양이 얘기를 접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