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두레마을에 많이 심어진 능소화가 꽃이 피면 이렇게 된데요.
능소화는 죽은 나무를 숙주로 하여 덩굴로 타고 올라가더군요.
고목이나 시골 담장을 타고 올라가면서 꽃이 핍니다.
몰래 핀 사랑
김 경 윤
아무도 몰래
훔쳐보던 내 사랑이 있었다
혹시나 누가 볼까
담장 너머에서 종종 거리던 시간들
여름은 길고 긴 사막이었다
능소화 핀 그 골목길에서
가슴 속에 잉걸불로 타던 마음
말 한 마디 못하고
휘파람만 불며 서성이던 날들이 있었다
혹시나 누가 알까
아무도 몰래
감추어둔 내 사랑이 있었다
그 여름이 다가도록
밤마다 별은 저 홀로 뜨고 지고.
김경윤/1957년 해남출생.전남대 국문과 졸업
1989년<민족현실과 문학운동>으로 작품활동
시집[아름다운 사람의 마을에서 살고 싶다] 등
능소화 연가
이렇게
바람 많이 부는 날은
당신이 보고 싶어
내 마음이 흔들립니다.
옆에 있는 나무들에게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를 뻗은 그리움이
자꾸자꾸 올라갑니다.
저를 다스릴 힘도
당신이 주실 줄 믿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게 주는
찬미의 말보다
침묵 속에도 불타는
당신의 그 눈길 하나가
나에겐 기도입니다.
전 생애를 건 사랑입니다.
-이해인의 <작은 위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