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유리로 된 악기, 공명과 마찰을 이용한 악기
보통 악기는 소리를 내는 재료에 따라 분류된다. 줄의 마찰에 의해 연주하는 것을 현악기, 입으로 공기를 불어 소리내는 것을 관악기, 몸으로 쳐서 소리를 발생 시키는 것을 타악기라고 칭한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분류 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고, 특이하게도 물을 이용해 소리를 내는 악기가 있다. 바로 워터 글라스 하프, 글라스 하모니카, 그리고 워터폰이 그것이다. 생소한 이름의 이 악기들에 대해 하나씩 알아볼까 한다.
1. 글라스 하프란?
청아하고 아름다운 소리로 인해 ‘천사의 악기’라고도 불리는 글라스 하프는 손가락 끝에 살짝 물을 묻혀 물이 담긴 와인잔 입구를 문지르면서 음을 내는 악기이다. 와인잔 안의 공기가 진동하면서 와인잔과 부딪히게되어 소리가 나는 원리다. 와인잔에 담긴 물의 양과 잔의 크기와 두께에 따라 각기 다른 음을 내는데, 안에 담긴 물이 많을수록 높은 음이 나고, 물이 적을수록 낮은 음이 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손 끝에 물이 묻혀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연주자들은 연주를 하며 계속 와인잔의 물에 손 끝을 담그는 것이다.
2. 글라스 하모니카는 뭘까?
글라스 하모니카는 흔히 볼 수 없는 악기이다. 이디오폰의 일종으로 1761년 벤자민 프랭클린이 고안하였다. 생김새는 오르간과 비슷한데 건반 대신 중심축에 크기 순으로 끼워진 주발이 놓여져 있고, 아래 페달을 밟아 이 주발을 돌리며 물에 젖은 손으로 주발을 하나씩 건들이면 된다. 글라스 하프와 같은 원리로 소리가 나는 악기다. 그러나 음색은 글라스 하프와 다르게 조금 우울하게 들릴 수도 있다. 실제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고, 베토벤의 사망과 관련있다는 설도 전해지는 악기다. 베토벤은 글라스 하모니카를 연주하길 즐겼다 하는데, 그는 소리를 좋게 하기 위해 유리에 납을 도금했고, 그로 인해 납중독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몸에서는 납이 검출됐다. 실상 사인은 납중독인 셈이지만, 이 악기는 옆에 있다 덩달아 유명해졌다. 아마 소리 탓이 아닐까 싶다. 이 악기의 다른 이름으로는 아르모니카라고 한다.
3. 비선호 악기, 워터폰은 뭐지?
워터폰은 물이 채워진 작은 기둥을 감싸고 있는 쇠 막대를 활로 켜며 연주하는 악기이다. 물의 양에 따라 음이 다르게 나는 것이기 때문에 연주법이 매우 까다롭다. 또 이 악기는 음색이 매우 신비롭고 특이해 영화 ‘렛 미 인’ 등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는 영화음악에 쓰이기도 한다. 더불어 공포 영화나 광고 등의 다양한 효과음도 담당하며, 심지어 음악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지만, 실제 이 악기는 가격이 무지 비싸다. 소리가 고래의 울음과 유사한 탓에, 돌핀, 백경, 모비딕 등의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