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물리학 /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우리시> 2007년 9월호
[감상]
같은 크기의 솜뭉치와 쇠붙이라 해도 그 무게는 같지 않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언급하며 독자를 논리의 공간으로 불러들입니다. 그리고 독자와 함께 그 사례를 화자와 관련된 주변에서 찾아 보여줍니다. 즉 제비꽃으로 비유하여 연약함이 강조된 계집아이라는 부분을 지나서, 지구의 힘과 비교되는 계집아이의 힘을 통해, 과학적 논리를 詩的인 논리로 이동시켜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라며 상식을 뒤집어 버리고 맙니다.
다음으로는 뉴턴의 사과를 등장시켜 우주에 있는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 계집아이에게서 자신에게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또한 그로 인해 심장이 계속적으로 쿵쿵 뛰고 있음을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라는 진술로 재미있게 표현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라며 하늘에서 땅까지 크게 쿵쿵거림이 아직 진행형임을 말합니다.
처음 경험해 보는 사랑은 대부분 짝사랑이라고들 합니다만, 블랙홀 같이 그 흡입력이 큰 경우도 있을 겁니다. 또한 첫사랑에 대한 기억은 상당히 오래 간다고 하지요. 어쩌면 죽는 날까지 가져갈지도 모르는 것이 그 기억이겠습니다. -- 여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