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병들이 타고 있는 말들도 온몸을 갑옷으로 중무장한 탓에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말도 없다. 쏟아지는 화살 비를 뚫고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고구려군의 모습이 마치 저 승사자 무리같다. 쏟아지는 화살 더미를 뚫고 햇빛을 받아 번쩍거리며 자신들에게 달려 오는 고구려군사 모습을 보며 적군들은 오금이 저린다. 이미 그들 중에는 바지가 흥건하게 젖은 사람도 있다. 고구려군의 진영을향해 죽어라 달리던 적군들의 발걸음이 미치 얼어 붙은듯 제자리에 꼼짝 못하고 멈춰서고 한다. 고구려의 중기병이 가까이 올수록 눈부심은 더욱 강해지고 철갑이 부딪히는 찡그런 소리가 귀에 진동을 한다. 적군의 진영에서 동요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다. 갑옷에 반사된 햇살에 눈이부셔 얼굴을 찡그리며 돌리는 순간 고구려의 기병의 창이 목을 관통하고 지나간다. 수천의 중기병들어 적군 사이를 헤집으며 닥치는대로 적군을 무찌르자 적군의 진영을 마치 벌집을 쑤셔 놓은듯 갈팡질팡 어쩔줄 모른다. 조금 전까지만 패도 고구려군을 물리치겠노라 힘차게 달려오며 내지르던 적군의 고함이 순식간에 비명으로 바뀌어 들판을 가득 메운다. 여기저기 적군의 시체가 쌓여가고 들판은 아비규환으로 변한다. 이미 적군의 오와 열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적의 장수가 앞장서 대열을 가다듬기 위해 죽을 힘을 쓰지만 적군은 살아남으려고 허둥대느라 대열 따위는 이미 안중에도 없다. 고구려의 중기병이 휩쓸고 지나가는 자리마다 마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들판처럼 적군들이 나부라져 있다. 적군이 허둥대는 사이 뒤를 이어 고구려의 경기병들이 몰려온다. 이미 중기병들에 의해 넋이나간 적군들은 경기병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만다. 여기저기 적군의 목이 나뒹굴고 사방에 피가 튀어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경기병들이 훑고간 자리에 이번에는 칼과 도끼, 창을든 보병들이 밀어닥친다 적군들은 정신을 차릴수 없다 워낙 숫자가 많다보니 중기법과 경기병이 치고 지나간 자리에 여전히 살아남아 있는 적군들이 보병과 각개 전투를 벌인다. 몇합을 겨루는 사이 그만 적군의 칼이 동강이 나고 만다. 적군을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른다. 그 틈을 타 고구려 군이 적군의 목을 벤다. 한쪽에서는 고구려군들이 말위에 탄 적의 기병들을 끌어 내린다. 말에서 끌려 내려온 적군을 고구려 군이 도끼로 내려친다. 이날의 전투는 고구려군의 승리로 끝났다. 마지막 남은 적을 섬멸 하자 고구려군은 승리의 함성을 지른다. 누군가 힘차게 [다물 방지가] 를 부르자 고구려군은 너도나도 할것없이 모두 따라 부르기 시작한다. 고구려군의 노랫소리가 천둥 소리 처럼 들판을 가득 메운다 다소 잔인한 표현이 있긴 하지만 과학기술과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전투 이야기를 늘어 놓는 이유는 이 이야기 속에 고구려군의 전술과 함께 당시의 과학 기술을 엿볼 수 있는 힌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고구려로 하여금 군사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준 요인들을 크게 구분해 보자면 막강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던 중무장 기병군단인 개마무사, 맥궁을 비롯한 강력한 공격용 무기의 소지, 그리고 적의 침략으로 부터 쉽사리 함락되지 않고 아군을 방어하기 위한 철벽 같은 성등 세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이외에 전략이나 전술 같은 소프트한 측면도 있겠으나 하드웨어 측면이 뒷바침되지 않고서는 소프트웨어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우므로 하드웨어 측면에서 만 본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고구려가 군사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상당한 요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의 대부분은 앞선 전투장면에 담겨 있다. 고구려군을 최강의 군대로 만든 일등공신은 단연 개마무사鎧馬武士였다. 개마무사는 온몸을 철갑으로 감싼 중기병을 가르킨다. 평양에서 1201km 떨어진 황해도 안악군 에서 1949년에 발견된 안악 3호분에서는 250여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대형멸도가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을 살펴보면 선두에는 다양한 악기를 들고 행진하는 취악대의 모습이 보이고 중반부터는 군대의 모습이 나타난다 군사들은 기병과 보병 이렇게 크게 두가지 부류로 나뉜다. 기병은 다시 온몸을 갑옷으로 무장하고 심지어는 말에게 까지 철갑을 두른 중기병과 철갑옷을 입지 않은 경기병으로 나뉜다. 보번의 경우 맨앞쪽에 창을 든 친수가 자리하고 그 뒤로 칼을 든 병사 그리고 갑옷을 입지않고 도끼를든 부월수가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