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건조해서인가, 바닥이 평소보다 유난히 미끄러움을 많이 느끼는데요.
예전에 미끄러운 바닥에서 삽질하던 기억이 있어 몇글자 끄적거려 보겠습니다.
--------------------------------------------------------------------------------------------------------
1. 몸의 중심부부터 힘쓰기
우리가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의 근원은 중력이지만 마찰력의 도움을 받아 수평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습니다.
마찰력이 줄어든 까닭에 몸을 전후좌우로 움직일 힘이 부족하고,
그래서, 팔의 힘으로 그걸 메꿉니다.
문제는 이 본능적인 행위가 스스로의 밸런스와 파트너의 밸런스를 더 무너뜨린다는 점인데요.
힘이 출발하는 곳이 팔이 되면, 내가 팔을 잡아당기는 것과 똑같은 반대힘이 나를 팔쪽으로 잡아끕니다.
우리가 무거운 걸 들지 않는 평소에야 몸이 팔보다 훨씬 무겁기 때문에, 그 반대힘을 느낄 일이 별로 없습니다만,
스윙을 추는 한, 내 몸무게 만큼의 무게가 팔 저쪽에도 매달려 있지 않습니까?
또한 팔로 잡아당기면, 특별히 훈련되어있지 않는한, 이두박근으로 땡깁니다.
그럼 이두박근의 해부학적 구조상, 몸이 숙여지면서 당겨지기 때문에 몸의 중심축을 기울이게 되고,
바로 지면과의 커넥션이 끊어집니다.
그럼 해결책은?
몸의 중심부부터 힘을 써나가야 되는 거지요.
中心과 重心의 논의는 너무 복잡해지니, 대충 넘어갑니다.
키네틱체인이론이니, 파워하우스 이론, 三節論이니 모두 다 비스무레한 개념입니다.
힘을 만들때는 몸의 중심부부터, 힘을 받을 때는 몸의 중심까지,
어떻게 힘을 전달하느냐는 프레임과 관련된 문제이고
프레임의 문제를 파고들어가다보면, 몸의 곳곳이 힘을 주고받을 때는 프레임을 형성하게 되고
그 프레임의 시작과 끝은 나와 상대 그리고 지구의 무게중심인거죠.
힘을 무게중심으로 주고 받기 시작한다면, 밸런스가 깨지지 않습니다. 중심으로 힘을 받으면
힘을 온몸으로 받기 때문에 축이 무너지지 않은 상태로 이동하게 되거든요.
이두박근으로 받으면? 상체일부만 받게되서, 축이 앞으로 기울여집니다.
빠른 곡에서 팔힘으로 추는 분들을 보면 상체는 가깝고 다리는 멉니다. 바로 위의 이유때문입니다.
2. 힘을 만드는 과정과 힘을 전달하는 과정을 분리
대개 힘하면....근력만 상상하는데,
근력은 단지 힘을 전달하는 도구지, 그 본질적인 근원은 자신의 무게, 중력입니다.
복싱,씨름이 체급별로 나눈 것은 이 때문입니다.
힘을 만드는 과정은 바운스의 내려가는 부분, 스트레치되는 시간입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근본적인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리 팔로 당겨도
상대방의 중심까지 힘이 도달하지 않습니다.
스윙에 한정지어서 말해보면, 자신의 바운스의 최저점보다, 무게중심의 이동보다, 리딩이 빨리 들어가면
에너지를 얻기 전에 방출해버린 겁니다........
(19금 표현을 쓰려다 제 인격을 위해 삭제...)
초급일수록 리딩이 짧고 급하지만 정작 파트너를 움직일 에너지는 부족하고
베테랑일 수록, 부드럽지만 거부할 수 없는 묵직한 파워는 이런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이 분명한가 아닌가의 차이입니다.
바닥이 덜 미끄럽다면, 미리 에너지를 만들어놓는 과정이 부실해도, 마찰력을 통해
리딩을 하는 와중에 몸을 버티면서 에너지를 전달시킬 수 있습니다만,
미끄럽다면, 그것이 불가합니다. 따라서 미끄러울 수록 이 과정의 분리가 깔끔해야 합니다.
3. 힘을 만드는 부위와 힘을 전달하는 부위를 분리
스윙아웃의 예를 들면, 1카운트에서 오른손과 왼발을 뒤로 뻗는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오른손과 왼발이 아니라, 오른쪽 흉부와 왼쪽 골반이겠지요. 손과 발은 단지 에너지가 뻗어나가기
때문에 펴지는 것일뿐)
1) 몸전체의 카운터 밸런스,
2) 팔뤄를 움직일 에너지를 만들기
대개 팔힘을 빼라고 주문하면, 춤이 맥아리가 없어집니다. 다들 거치는 공통적인 과정인듯 싶지만....
팔힘을 빼면, 다른 곳에서 힘을 만들어야합니다.
빠른 곡에서 파트너가 주는 힘에 대항하는 건, 파트너와 커넥트 된 부위를 긴장시켜서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커넥트 되지 않은 자유로운 부위로 몸안의 반대힘을 만들어 저항하는 것입니다.
두 부위에 반대힘이 작용하게 되므로, 그 사이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게 스트레치.
이런 힘이 작용하지않고 자기 혼자 팔늘리고 다리 뻗으면......적어도 스윙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스트레치가
아닌 그냥 동작 흉내겠지요.
미끄러울 수록 이 부분이 더 절실해지는데, 바닥이 미끄러워서 몸의 수직축이 약간만 기울어져도 밸런스를 잃어버립니다.
따라서 lean자세의 버팀발의 기울기가 한정되므로 상대힘을 만들기 어려워집니다.
그 해결책은 바로 몸의 다른 부위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에서 나옵니다.
4. Relax와 Release를 착각하지 말자.
릴렉스하라고 그러면, 대개 근력을 다 풀어버립니다.
릴렉스는 경직되지 말라는 얘기, 즉 형태가 고정되지 말라는 얘기지, 무작정 힘만 빼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힘을 빼라고 하면 자세가 무너지고, 힘을 주면 경직되고.
어느 장단에 춰야하는지 고민되지만, 답은 이미 위에서 다 말한 듯 싶어서 넘어갑니다.
바닥이 미끄러우면, 뻑뻑한 것 만큼이나 춤추기에 불편하지만
개인적으로 미끄러운 바닥에서 연습하는 건 자신의 바디콘트롤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에고.....너무 팍팍하게 썼더니, 성미에 안맞아 힘들군요.
그냥 저 Acid의 베이직에 대한 생각이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댓글 와우...굳..+_+
와우!! ^-^ 좋은글이네요~ 담아갑니다!^0^
19금이 궁금할세~~~ ㅋㅋ
무게중심과 몸의 중심을 이용하는건 정말 중요한것같아요 호호호 개인적으로는 좀 미끄러운게 춤추기 편하다는 무릅도 덜아프고 ㅎㅎ 아 어제 발보아추는거 더 구경할려고했는데 많이 못봐서 아숩...발보아 넘흐 잘추세요 나중에 좀 알려주세요~~~~ :)
칭찬에 부끄럽습니다. 이미 발보아 멋지게 잘추시면서 뭘 더배우실게 있다구.... 다만 스윙덕후의 대화는 대환영입니다. 저는 안그런척 하면서 날라킴님 패스트 눈팅 많이 합니다 ㅋㅋ ...저도 찰스턴 좀 굽신굽신~ :D
익스체인지 익스체인지~!! 발보아 <-> 찰스턴 ㅋㅋ
콜~ ^^
악... 코팅을 새로해서 파리가 미끄러질 거 같은 빅애플 바닥에 딱.... ㅋㅋㅋ
ㅇㅇ... 진짜 -0-미끄럽더라... 빅애플.. ㅠㅠ
오빠 나 애플에 이거 퍼갈게용 ^^~
넹~
오...좋은 글이네욧!요즘 생각하고 있는 부분들이었는데 해소가 많이 됬슴요!! 나도 펌 ^^
조금이나마 도움되셨다니 다행인데요 ^^
나도 발보아 카페로 퍼감세 ㅋㅋ
두고 두고 읽어봐야 할 좋은 글이네요~ 항상 지켜보고 있습니다, 릴렉스라는 단어에 대한 고심도 항상 하는 부분인데ㅋㅋ
좋은 글이라고 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지미님의 자태(?)를 스토킹하고 있슴다 ㅋㅋ
저도 요즘 미끄러워진 빅애플이 센터백 연습하기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런 전문적인 지식이 동원되는 군요~
전문적인 지식까지는 아니공 그냥 삽질의 기억이죠 뭐 ^^
역시 오타쿠...요즘도 이런거 쓰는구나..ㅋㅋ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