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여름 숲 속 학교>가 8월 7일부터 10일까지 3박 4일 동안 합천자연학교에서 합천군 내 2학년 이상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교조 합천지회와 합천자연학교의 주최로 열렸다.
이 숲 속 학교는 합천 군내 17개 읍·면 소재 아이들 중 60명과 함께 하였다. 회비 자체를 저렴하게 하여 고가의 켐프 기회가 없었던 농촌아이들의 참여를 보다 쉽게 하였고,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는 전교조에서 회비를 지원하여 값진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농촌 아이들은 교육적, 문화적으로 도시에 비해 형편이 좋지는 못한 편이다. 시골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마을마다 아이들의 요란한 소리가 들리지 않은지 오래고 사방에 펼쳐진 산 좋고 물 좋은 자연도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요즘은 농촌 아이들이라고 도시의 아이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아이들의 놀이문화는 대중매체와 컴퓨터 오락이 더 많은 비중을 보이며 또래와의 소통이 막혀버린 삭막한 모습마저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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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 슾지를 관찰하는 아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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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 평소 갑갑하게 지내던 아이들은 숲 속 학교를 통하여 또래 간 막혀있던 소통의 물꼬를 틀고, 펼쳐진 들판과 포근한 흙, 살아 숨 쉬는 생태를 느끼며 얼굴 가득히 웃음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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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학교에 도착한 합천 아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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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 첫날 오전 11시에 자연학교에 도착한 아이들은 곧바로 짧았던 일정 속으로 빠져들었다. 평소 익숙하지 않은 자연밥상을 대하면서 첫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대나무물총 만들기와 황토염색, 신나는 물총싸움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저녁에는 별밤 산책과 EBS다큐 <흙>을 운동장에서 시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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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는 물총 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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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 둘째 날 오전에는 분반활동으로 종이 등 만들기, 숲 탐방, 어류 조사, 협동 그림, 천 인형 만들기가 이어졌고, 오후에는 황매산 계곡에서의 신나는 물놀이를 하면서 수박도 깨어먹고, 옥수수도 먹고, 선생님들에게 물도 먹이며 무더위를 날려 버렸다. 저녁에 우리 밀 수제비를 해먹고 생태영화 <아름다운 비행>을 시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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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탐방중 설명을 듣는 아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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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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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류 조사중 고기를 잡는 아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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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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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에서의 신나는 물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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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 셋째 날은 오전에 떡 만들기와 자전거 타기, 전래놀이를 통해 아이들과 선생님이 열기를 날려버리고 오후에는 생태연극 준비와 함께 선생님과 아이들 간 대화의 장이 열렸다. 저녁을 먹고 곧 바로 대동놀이와 강강술래, 청어 엮기, 문지기 놀이, 꼬리잡기를 통해 모두가 하나 되는 시간을 가지고, 생태연극을 통해 마지막으로 끼를 모두 발산해 냈다. 그동안 생활했던 모습을 영상으로 통해 되짚어 보면서, 모닥불에 감자를 구워먹으며 마지막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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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메로 떡만들어 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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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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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판을 자전거로 누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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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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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날 대동놀이, 모두가 하나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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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 넷째 날 아쉬운 이별의 순간이 돌아왔다. 아침을 먹고, 이미 친구가 되어버린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한다. 학교가 끝나자 돌아가기 싫다는 아이들이 태반을 넘는다. 짧았던 일정에 선생님들과 아이들 모두가 끈끈한 정으로 뭉쳤다. 모두가 아쉬움으로 가득 찬 얼굴들이었다.
이번 학교에는 아이들을 위해 부산 교대와 진주 교대에서 자원봉사교사들이 모둠담당 선생님으로 수고를 하였고, 합천지역 전교조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뛰어다녔다. 학교에서 보충수업이 진행되는 중이라 시간을 쪼개기 힘든 선생님들이 자연학교에 들러 설거지, 청소 등을 자발적으로 해주었고, 올해 처음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신출내기 선생님들도 마당쇠 선생님으로 참가하여 아이들을 위해 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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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위해 설저지를 하는 전교조 선생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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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주 |
| 처음 시작한 지역 아이들에 대한 이번 교실에 대해 대단히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전교조 선생님들과 자연학교 자봉단 선생님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전교조 합천지회 지회장 이재욱(합천고등학교) 선생님은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 또 하고 싶습니다. 올해에는 일부분의 아이들만 참가하였는데 내년에는 보다 많은 아이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많은 걱정을 안고 시작했던 숲 속 학교를 계속하고 싶음을 내비쳤다.
합천자연학교 황세경 교장선생님은 "자연학교가 문을 연 뒤로 지역 아이들에 대한 일들을 여러 가지 형편이 안 좋다는 이유로 못해 오고 있었다. 올해부터 삼산골 방과 후 교실이 시작되었고, 이번 숲 속 학교도 성공적으로 끝나서 마음이 흐뭇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교가 끝난 뒤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서는 부모님들께 자랑을 늘어놓았는지 선생님들 전화기에 불이 났다. 합천읍에서 참가한 윤성환 어린이의 부모님은 "아이가 돌아와서는 친구들과 선생님이 보고 싶다고 하면서 울기도 했다"면서 "숲 속 교실이 어떻게 진행되었으면 아이들이 이러는지 궁금하다. 내년에도 꼭 다시 보내야 되겠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