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소화불량으로 한의원을 찾아온 환자가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방귀가 나오면서 속이 더부룩하고, 심한 경우 배가 싸르르 아프면서 설사까지 난다고 호소했다.
언제부터 이런 증상이 나타났는지 문진을 해보니, 뼈에 칼슘이 좋다고 해서 우유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얘기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이 환자처럼 우유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필자 또한 이에 해당한다. 이런 사람들이 뼈를 위해 우유를 먹는 건, 어차피 제대로 흡수를 못하니 의미가 없다.
뼈에 좋다고 알려진 '홍화씨'도 이에 해당된다. 원래 홍화는 어혈을 풀어주는 약재다. 다치거나 삐끗해서 어혈이 생긴 경우에 의미가 있다.
뼈에 좋다고 알려진 것을 무작정 먹는 것보다는, 내 체질과 증상에 맞는지 확인부터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특정 성분을 추출해서 만든 건강식품의 경우 더 심하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고 먹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골고루 규칙적으로 먹는 경우, 구태여 따로 보조식품을 더 먹을 필요가 없다.
운동의 경우에도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한때 등산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등산 때문에 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들도 부쩍 늘어났다. 산행의 경우 특히 산을 내려올 때 몸무게가 실리기 때문에 뼈 관절에 손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운동이 뼈를 튼튼하게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뼈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것이다.
너무 움직이지 않으면 그것도 뼈 건강에 좋지 않다. 마치 볼펜을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굳어서 아예 써지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럴 때 따뜻한 물로 풀어주면 다시 잘 써지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가능한 관절에 부하가 심하게 걸리지 않는 운동이 적합하다. 또한 한번에 몰아서 운동하는 것보다, 10분씩이라도 매일 조금씩 운동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간혹 척추나 골반이 틀어져서 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골반이 한쪽으로 틀어지면 당연히 양쪽 다리 길이가 달라지게 된다. 걷거나 서 있을 때 나도 모르게 비대칭적으로 압력이 가고 결국 뼈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틀어진 뼈를 맞춰주는 것이 뼈 건강의 근본 해법이다.
비뇨 생식 계통의 기능 저하나 호르몬 부족이 뼈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비만 또한 뼈 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뼈 건강을 제대로 지키고 싶다면 내 마음대로 특정식품이나 운동법을 선택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정확한 원인 진단과 권고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