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있는 모 아트홀에서 올연초까지 절찬리에 연출했던 뮤지칼 ‘황태자 루돌프’는 126년전 오늘 오스트리아 제국의 합스부르그 황실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제작한 것이다. 뮤지칼은 황태자 루돌프와 평민 처녀와의 사랑을 이룰 수 없게 되자 동반 자살한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어 순애보로 그리고 있으나 사실 황태자 루돌프가 어린 애인과 같이 자살한 것은 황실 가족간의 소통부재와 갈등이 그 근본원인 이라 할 수 있다. 수년전 필자가 ‘황제의 업보’라는 제목으로 오렸던 글에 대략적인 줄거리가 소개되어 있다.
다시 한번 요약하여 재탕하면 루돌프는 고부간의 갈등으로 한 지붕아래 사는 어머니는 그림자도 보기 힘들었고 할머니의 손에 의해 양육되었다. 황실은 모든 것을 국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아버지 황제의 방침에 의해 벨기에의 공주와 정략 결혼하였는데 이 황태자비가 그리 고분고분하지 않고 사려 깊지를 못했는지 그들 부부는 사사건건 마찰을 일으켰고 자연 루돌프는 정신적 안식처를 찾을 수 없었다. 우연히 만난 어린 평민 처녀 ‘마리아 베체라’의 순진함과 그윽함에 그는 무섭게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황태자가 어린 정부와 어울리고 황태자비 곁에는 얼씬도 안 한다는 소식을 들은 황제는 루돌프를 불러 엄청 닦달하고는 베체라와 헤어지고 황태자비 곁으로 돌아오라는 엄명을 내린다. 진퇴양난에 빠진 루돌프는 결국 동반 자살을 택한다.
불교는 사람의 번뇌는 사람이 무언가를 감지하는 六境, 즉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감촉하고, 느끼는 眼耳鼻舌身意에 의해 일어난다고 가르치는데 그 중에서도 싫은 말을 듣는 것에 가장 큰 번뇌를 일으키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口業을 가장 큰 業報로 여기고 있다 한다. 인간이 제일 괴로워하는 것이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잘 들어 주지 않고 엉뚱하게 반응을 해올 때라고 한다. 그리고 성경에도 말의 무서움에 대한 가르침이 많이 나온다.
여기서 경청의 걸림돌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미국의 ‘버지니아 싸티르’라고 하는 여성학자가 이를 많이 연구하여 의사 소통부재로 인해 고통을 갖고 살아가는 가족들을 치료하였다. 가가 연구한 인사 소통 부재 즉 ‘경청의 걸림돌’을 좀 소개하여 본다.
이하는 이 경청의 걸림돌을 많이 연구한 연세대학의 이명진 교수님의 글에서 퍼온 글입니다.
1. 의사소통의 중요성
1) 모든 사람은 살아 있는 한 의사 소통을 한다.
어느 누구도 의사 소통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 모든 사람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그 어떤 사람이라도 자신을 표현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대화는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모든 행동 자체가 대화이다. 얼굴표정, 몸짓, 어린아이의 울음, 옹알이,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 청소년의 비행, 폭력 남편의 구타, 아내의 우울증, 심지어는 정신질환조차 어떤 의사를 전달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말을 안 하는 것 역시 “대화를 하기 싫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것도 의사소통이다. 일단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대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2) 모든 대화는 관계를 형성하며, 이미 형성된 관계는 대화의 방식에 의해 성장하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한다.
어떤 말이든 말은 소리로 그치지 않고 반드시 관계를 형성하며, 그 관계 속에는 언제나 힘의 주고받음이 내재한다. 내뱉은 말이 일방적이거나 허공을 치는 헛소리였다 하더라도, 보이지 않는 그 말이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어떠한 모습으로든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형성한다. 즉 대화한다는 것 자체가 관계의 위험을 동반한다. 건강한 대화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병적인 대화는 병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인간은 건강하고 올바른 관계 속에서만 성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건강하고 올 바른 대화를 위한 방법과 기술을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말은 인간이 가진 가장 큰 관계의 능력이면서, 선한 도구로 쓰일 수도 있고 강력한 흉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 말 속에는 사람을 세우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영적인 힘이 들어있다.
말은 단순히 소리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말은 인간이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받은 가장 큰 영적인 특권이며 축복이다. 이 특권을 가지고 인간은 관계를 맺고 자신의 세계를 다스린다. 말은 영의 세계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인간관계의 영역과 다스림의 영역에서 말이 사용될 때 영적 능력이 선하게 발휘되지 못하도록 이를 방해하려는 또 다른 영의 세계가 뒤에서 작용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말의 영적인 힘을 깨닫지 못하고 함부로 사용하게 되면, 말의 영역 뒤에서 일하고 있는 악한 영의 세력이 인간을 병들게 하고, 관계를 파괴시킨다. 말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당신은 당신에게 주어진 말의 영적 권세로 사람을 살리고 있는가? 죽이고 있는가?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약 3:6)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 이라. 한 입에서 찬송과 저주가 나오는도다” (약 3:8,10)
“의인의 입은 생명의 샘이라도 악인의 입은 독을 머금었느니라.” (잠 10:11)
4) 말은 현실을 만들어낸다. 언어가 우리의 삶의 모습을 구성한다.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이 세상을 창조하셨듯이, 우리도 말이 가진 영적 능력을 통하여 우리의 현실을 빚어낸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듯이 아무 힘도 없어 보이는 엄마의 말 한마디가 그 자녀의 일생을 좌우한다. 모르는 사이에 붙잡힌 말 한마디 때문에 일생이 좌우될 수 있다. 말이 환경이 되어버리며, 말이 현실을 빚어낸다. 당신은 어떤 말에 붙잡혀 있는가? 우리가 어떤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삶이 구성된다.
5) 말은 한 인간의 인격의 표현이다. 의사소통의 수준은 곧 그의 자존감과 인격과 영성의 수준을 말해준다.
말은 입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마음에 쌓인 선한 것에서 선한 말이 나온다고 하였다. 그래서 말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의 유형을 드러내준다. 말로써 그 사람을 알게 된다.
“ ... 네 말소리가 너를 표명한다 하거늘 ” (마 26: 73)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즉” (잠 23:7)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 니라.” (마 15:18)
2. 역기능적 의사소통의 유형
1) 자동반사적이고 감정적인 상호작용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역기능적 의사소통방식은 상대방이 말할 때 그 의도를 헤아려가며 잘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 생각에 빠져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는 전혀 없으며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이해해 보려는 기본적인 노력도 없다. 그저 들리는 대로 듣고 기분 내키는 대로 생각 없이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대인관계에 있어 오해와 다툼의 원인이 되며. 극히 사소한 문제가 커다란 문제로, 기분 좋게 시작 한 대화가 폭력 사태로까지 비화되는 원인이 된다.
2) 속마음을 숨긴 솔직하지 않은 의사소통
마음에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그때 그때 말로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고, 쌓아 두었다가 파괴적인 행동으로 표현한다. 즉 입으로는 말하지 않고 있다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고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나중에 가서야 몸으로 강하게 말 하는 것이다. 주로 신체적인 질병이나, 반항적인 비행, 가출, 삶의 회피, 자살, 우울증과 같은 정신 병리의 양상으로 표현된다. 문제는 오랜 기간의 억압에 익숙해져 자신도 왜 그런 결과가 되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사람들은 더더욱 이유를 알 수 없다. 갈등 상황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점점 더 심화되면서 결국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이 힘들어 지고, 가정도 파괴되는 결과가 일어난다. 이런 경우에는 문제가 곪아서 크게 터진 다음에야 비로소 외부로부터의 치료적인 도움을 받아들이게 된다.
3) 말과 표정, 행동의 불일치
입으로 하는 말과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나 행동이 다르다. 즉 언어적 메시지 와 비언어적 메시지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럴 경우 비언어적 메쎄지가 더 진실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입으로는 다른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이나 현 상황을 이해하는데 혼란을 겪게 된 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동시에 서로 모순되는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이중구속적 의사소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눈치를 보게 되고 무엇을 해 도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혼란스러움과 무능력의 느낌을 갖게 된다.
4) 핵심적인 내용이 빠져버린 불분명한 의사소통
말을 꺼내놓고는 분명한 정보도 없이 흐지부지 얼버무린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 이나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하여 스스로 자각하지도 못하고 또 제대로 표현하지 도 않으면서, 상대방이 스스로 알아서 해주지 않음을 야속해하며 토라진다. 자신 의 불행이 상대방의 탓이라는 태도를 보이면서 어떻게 하면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노력해야 할 책임을 모두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이는 자기 주장적이지 못하고 수동공격적인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식으로 상 대방은 눈치를 보게 되고, 속을 알 수 없어 답답함과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며 결국에 가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관계가 되어 완전한 정서적 단절에 이르게 된다.
5) 간접적인 의사소통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직접 얘기하고 그것에 대한 정확한 피드백을 받는 것을 피하고 제3자를 통하여 전달함으로써 모호한 상황과 삼각관계를 초래한다. 특히 부부 간에 사이가 나쁠 때 서로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에서 자녀들이 간접적인 의사소통의 도구로 희생되는 경우가 있다. 또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상 대방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는 수단으로 간접적인 대화가 사용되기도 한다. 이는 자신은 위험한 관계에 직접 휘말려 들지 않으려는 비겁한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며, 때로 오해를 불러일으켜 사람들 간의 관계를 이간시키는 결과가 초래된다.
3. 방어기제 사용을 통한 미숙한 상호작용
친밀한 관계에서는 서로를 상대방에게 있는 그대로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로 사랑을 기대하고 주고받는 것만큼 언제든지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상처를 입게 되면 지금까지 성장과정에서 자기를 지키기 위해 사용했던 방어기제를 무의식적으로 발동시키게 된다. 그러나 방어기제는 일시적으로 고통을 모면하게 해주지만 동시에 관계를 손상시키기도 한다. 처음에는 정서적 고통을 피하기 위해 방어기제가 필요했지만 지나치게 방어하다 보니 상대방과의 사이에 거리가 생기게 되고, 서로 속이게 되고, 신뢰가 파괴된다. 또한 자기도 모르게 방어기제를 계속 사용하면서 자신의 내면과 비일치적인 모습으로 살게 되기 때문에 진정한 자기 자신과 만나지 못하고, 거짓 자기로 살게 된다. 방어기제는 심리적 자아를 보호하는 방어벽 역할을 하지만 지나치게 방어벽이 두꺼워지면 다른 사람과의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어 버린다.
1) 공격적이고, 행동으로 표출되는 방어기제
전치: 애꿎은 사람에게 신경질 부리기, 만만한 사람에게 화를 내고 학대하기
가해자 동일시: 소리 지르기, 폭력을 행사하기, 가재도구 부수기, 보복 행동하기,
위협하며 겁주기, 공격하기, 지시하고 강요하기
투사: 언쟁하기, 야단치기, 비난하기, 모욕하기, 결점 찾기, 탓하기
투사적 동일시: 시비 걸고 못살게 굴기, 의심하고 트집잡기, 괴롭혀 자백 받아내기
반동형성: 정반대로 행동하기, 고상한 척, 우아한 척, 양심바른 척 행동하기,
옳은 척, 의로운 척, 잘난 척 주장하기, 미워하면서 위하여 기도하기
2) 소극적, 회피적, 수동공격적인 방어기제
부인: 전혀 문제없는 척 함, 중요한 것인데도 자꾸 잊어버림, 외면하기
억압: 무표정, 자신을 전혀 드러내지 않음, 침묵함, 우울증에 빠짐, 이유 없이 아프기
합리화: 변명하기, 거짓말하기, 안 해도 되는 이유 만들기, 술 마시기, 도박하기
회피: 농담으로 넘기기, 혼외관계로 빠져들기, 각종 중독으로 빠져들기, 방황하기, 가출
소외: 전혀 감정적 반응을 하지 않고 상황을 논리적으로 분석함, 냉담해지기, 무시하기
희생자 동일시: 견디기, 빌기, 자포자기 하기, 복종하기, 자책하기, 슬퍼하기, 자살, 자해
퇴행: 울어버리기, 꾀병 앓기, 못한다고 주저 앉아버리기, 관심 끌려고 잘못하기
취소: 말을 꺼냈다 말기, 병 주고 약주기, 안 할말 해놓고 사과하기
우리는 왜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의사소통 하게 되었을까?
사람들이 역기능적인 대화를 하게 되는 것은 위험한 관계로 빠져들 것이 두려워서 피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거부 당하거나 무시 당할까 봐, 반대에 부딪칠까 봐, 보복이 두려워서, 시끄러워질까 봐, 비웃을까 봐, 대화의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관찰하고, 생각하고, 느끼고, 원하는 것을 표현했다가 자주 야단을 맞았거나 무시당했을 경우에 성장해서도 자기표현을 잘 못하는 경우가 있고, 자존감이 낮을 때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우리는 효율적인 의사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워보지 못한 채 잘못된 의사소통 방식을 자라면서 보고 들은 대로 그대로 배워서 세대를 통하여 전수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우리의 가정을 회복시키기 원한다면 새로운 의사소통의 방식을 배워서 위험한 관계로 빠져드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는 용기와 결단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은 단순히 부부의 행복을 위해서만이 아니고, 우리의 자녀들에게 바람직한 의사소통의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은 부모가 의사 소통하는 방식을 있는 그대로 물려받기 때문이다.
퍼온 글 끝
가족내지는 주위 사람들간의 더 나은 관계개선을 위해 평소 말하고 듣는 방법을 많이 연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즈음 황혼이혼이 많이 늘어 나고 있는 것 또한 남의 이야기로만 치부하지 말고, 까딱하면 나한테도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는 겸허한 자세를 가지고 이 의사소통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신상에 이로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찰은 인접한 물체에서 일어나지 멀리 떨어진 물체 사이에서는 안 일어납니다. 즉, 과거 한민족은 인접한 중국, 만주족, 일본과 전쟁을 벌렸었지 멀리 떨어진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과는 전쟁을 할래야 할 수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