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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호남성 서북부에 자리 잡은 장가계(張家界)는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는 천하제일의 명산이다. 나는 나의 직장 동료들과 이곳의 산하를 유람하며 절경을 만끽했다. 장가계는 산도 아름답지만, 그 산 밑의 호수와 동굴도 그에 못지않은 스케일을 자랑하며 절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든다. 장가계에는 유명한 동굴이 두 곳 있고, 그 중 한 곳이 용왕동(龍王洞)이다. 무릉원 풍경구에서 동쪽으로 약 10km 정도 가면 나오는 자리현 강오진 에 이 용왕동이 있다.
산 속에 구멍이 뚫린 듯한 용왕동의 입구 위쪽에는 바위가 무너질 듯이 걸쳐 있고, 입구에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듯 시원한 물줄기가 작은 분수처럼 떨어지고 있다. 동굴의 입구는 어찌 보면 평범하지만, 동굴 내부로 들어서자 넓고 깊어진다. 그리고 그 길은 계속 넓어지면서 3.5km를 이어진다. 동굴 입구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구멍이 뚫려 하늘이 보이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외부의 밝은 빛이 마치 구세주의 구원처럼 스며들고 있다. 이 구멍은 한 할머니가 나물을 캐다가 빠진 구멍인데, 이 할머니가 지하의 놀라운 세계를 발견하였다고 한다.
동굴 내에는 조악하게 시멘트로 만들어 색을 칠한 용 조각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동굴이름이‘용왕동’인데다가 동굴의 곳곳이 용이 길게 지나간 듯한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조각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조각은 동굴의 자연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 간단한 설명문을 세워 놓으면 될 것 같은데, 중국의 자연 보존 의식은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이 동굴의 압도적인 경치는 '천하제일기둥'이라고 불리는 용왕보주(龍王寶柱)이다. 이 용왕보주는 마치 하늘과 땅을 연결하듯이 우뚝 서 있다. 기세가 대단한 그 기둥을 보고 감탄하지 않는 일행이 없다. 그런데 이 용왕보주는 첫 인상이 어느 형상을 대단히 닮아 있고, 모두 남자들인 나의 일행은 서로 웃음을 짓는다. 안내인의 설명에 의하면, 우리나라 관광객이 이 대단한 석회암 기둥에 ‘인나그라’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나의 동료들은 대부분 이 거대암석을 쓰다듬으며 정기를 받아들이려 한다.
이 동굴의 또 한 가지 포인트는 끊임없이 물줄기가 떨어지는 곳에서 몸을 씻는 듯한 부처님 바위이다. 신비스럽게도 바위 위에서 일정량의 물줄기가 계속 쏟아지고 있었다. 나는 이 물줄기가 혹시 조작이 아닌가 하고 유심히 바위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인공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참으로 절묘한 형상에 물줄기는 끊이지 않고 쏟아지고 있었다.
용왕동의 평균높이는 50m, 평균 넓이는 80m나 되는데, 그 중에는 동굴 내의 광장 같은 곳도 있고, 석순, 석주들이 아기자기하고 환상적인 정원도 있다. 유리 같은 호수에 물 떨어지는 소리가 영롱하다. 중국의 어느 거대한 문화유산보다도 마음에 황홀감을 안겨주는 편안하고 신비로운 정경이다. 동굴 내부를 둘러본 후 돌아나가는 길도 상당히 길다. 땅덩어리가 넓은 이 나라에서는 석회암 동굴도 거대함 일색이다. 나는 석회암 동굴을 숱하게 보아왔지만, 이렇게 거대한 동굴을 이곳에서 보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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