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늦여름 즈음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사실 나는 날짜에 관련된 기억력은 푼수에 가깝다. 일이년 틀리는 것은 많이 틀린 것도 아닌 정도다.
집을 짓겠다고 한참 설치고 다니던 때였는데, 마침 독일에서 귀국한 홍도영건축가가 주제하는 회의가 강남 소재 청풍명월님의 점빵(레하우시스템창호국내대리점?) 에서 있어서 나도 하루 휴가를 내고 종일 회의를 한 기억이 있다.
이른 아침에 시작된 회의는 자정을 넘겨서야 끝을 보았다.
그런데, 첨엔 회의 주제에 메몰되어서 미처 눈치채지 못했는데, 회의탁자 한켠에 생전 첨보는 인간이 유심히 회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건축가도 아니고?, 설비엔지니어도 아니고? , 클다고 아무 관련없는 행인 1도 아닌 것 같은데???
점심 먹을 때 쯤에 소개로 명함을 주고 받았다.
배성호사무관이라고 했다.
국토부에서 일한다고 하고, 좀 있다 공부하러 국외로 나가야 하는데 마침 시간이 나서 공부겸 해서 참관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하루 스쳐간 인연으로 사람을 평할 수는 없다.
그런가?
그 때의 인연으로 출국 전까지 이것 저것 문자로 안부를 묻기도 하고 정보를 주고 받기도 했다.
나가는 날까지도 인사글을 남기고 나갔는데, 그 만남이 있기 전까지는 나와는 한 자락의 연결도 없었고 또 업무로서도 서로 얽힐 일이 없는 관계일진데 뭐랄까? 묘하게 끌리는 맛이 있는 사람이었다.
두어달 전 쯤에 밥먹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국제전화였는데, 배사무관이었다.
공부 잘하고 있고 내년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귀국하면 꼭 한번 집에 들러겠다고 한다.
말미에 이번에 책 한권 냈다고 하면서 한권 보내주겠다고 하였다.
과연 2,3주 쯤 지나서인가 책이 한권 배달되어 왔다.
잊지 않고 보내준 선물이 딴 것도 아니고 책이라서 더 고마왔고, 평시 독서를 좋아하기도 하고 다독에 잡독인지라 얼렁 살펴 보았다.
건축 전문가의 시각으로 저술된 난이도 높은 전문서적과 비전문가인 일반 건축주의 시각 그 중간을 쉽게 연결해 주는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직에 있는 신분으로 정부 정책에 관한 것에도 비평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어 이이가 복귀하고 나면 좀더 나아질까? 기대도 품게 된다.
살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얼굴을 마주할 날이 있을터이지만, 보고 않보고가 커뮤니케이션의 전제가 되는 시절이 아니기에 따로 기약할 일은 없다.
사실 집이란 것이 제 3자가 정해주는 답이 있을 수는 없다.
최소한의 기준과 다양한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저자도 책머리를 이리 시작한 것이 아닐까?
책 읽기 좋은 때다.
집을 짓고자 하는 자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답을 구하고자 한다면 탐독하기를 권한다.
실제 사례를 중심 주제로 하고 전문가의 기술적인 멘트를 더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져 있기 때문에 건축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예비 건축가가 패시브하우스를 이해하기가 쉽고 무엇을? 어떻게? 라는 의사 결정이 한결 부담스럽지 않다.
본전이 아깝지는 않으리라!
첫댓글 꼭 사서 봐야겠어요.
좋은 글 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