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예정으론 아사히다케를 로프웨를 타고 올라간 후 약 2시간 정도 전망대 트레킹을 하려 했는데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고 들어가는 길은 점점 더 안개에에 싸이는 듯합니다.
로프웨이 비용도 만만치 않고 가는 시간도 의외로 많이 걸리는데 과연 아사히다케를 고집해야할지...
아사히다케 쪽으로 얼마쯤 들어가다가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지인의 동의를 얻은 뒤 차를 과감하게 돌리고
내일 일정 중 좀금 빡빡해 보였던 시로카네 쪽을 오늘 가 보기로 합니다.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부터 와 보고 싶었던 곳인데 늘 짧은 일정 때문에
번번히 뺄 수밖에 없었던 청의 호수.
입구를 못찾고 다른 길로 들어서니 길가에서 안내를 해주던 아저씨가 앞으로 50m 더 가랍니다.
그런데... 인사하고 생각해보니 한국말이더군요. 잘 못 들은 줄 알았네요.^^
지금은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주차장도 마련되어있고 주변 산책로도 잘 정비되어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는 글을 읽은지라 일부러 큰 기대는 안했습니다.
그래도 물빛이 참 예쁘네요.
윈도우 바탕화면으로 깔리며 유명해진 곳이에요.
토카지다케 화산이 터지며 제방공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라네요.
실제보다 사진이 더 잘 나오는 곳이지만 직접 봐도 실망하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구채구를 다녀오신 분들의 말씀으로는 황룡에서 워낙 예쁜 물빛을 봐서인지
이런 곳은 껌이랍니다.ㅎㅎ
이 날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가 모두 들리네요.
산책로를 따라 한바퀴 걸어나오는 시간은 40분이면 충분합니다.
차를 타고 조금만 더 안으로 들어가면 시로카네 온천지역이 나오지요.
얼마전 다녀오신 신화님께서 걸어서 온천지역까지 약 30분 정도 걸렸다고 하시니
대중 교통 시간이 잘 안 맞는다면 걸어가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국도를 다니다보면 자전거 여행을 하시는 분들이 참 많이보입니다.
아오이케를 오는 동안도 혼자서 또는 여럿이서 달리는 여행자들이 있었지만
재미있는 점은 그룹 자전거 여행의 경우 꼭 여자분들도 멤버로 포함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련된... 제대로 자전거 여행 장비를 갖춘 사람들도 많지만
일반 자전거에 커다란 냄비까지 싣고 다니는 모습은 옛 시절이 떠올라 괜시리 친근감이 들더군요.
시로카네 온천 호텔에 차를 세우고 흰수염 폭포를 향해 슬슬 걸어가는데
잔뜩 찌푸렸던 날씨가 드디어 비를 흩뿌리네요.
그래도 아직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닙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비로 이런 폭포가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흰수염폭포랍니다.
정말 흰수염처럼 폭포가 흘러내리고 아래의 물 색은 조금 전 봤던 아오이케처럼 옥빛입니다.
이곳도 물에 푸른 빛을 내는 성분이 포함되어있는게지요.
가을에 오면 참 예쁠 것 같네요. 내년에 9월말이나 10월 초쯤 와 볼까요?
휴~ 갈 곳은 많고 시간도 되는데 딱 한가지가 부족합니다.ㅎㅎ
이젠 이곳 시로카네에서 도카치다케로 넘어가는 산길을 갈 것입니다.
겨울에는 폐쇄되는.... 토카치다케 스카이라인을 따라....
비인지 안개인지.... 전망은 고사하고 앞도 제대로 살펴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당연히 전망대는 패스!
그런데... 오른 쪽으로 후키아게 온천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길래 무조건 차를세우고 내려가 봤습니다.
산 아래쪽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자연 속의 무료 노천탕으로 아래쪽과 위쪽 두 곳으로 두 군데 탕이 있습니다.
아래쪽 큰 탕에 남자분들 몇 분이 홀라당~ 원초의 모습으로 온천을 즐기고 계시더군요.
잠시 우리까리 설왕설래.... 여기까지 왔는데 수영복도 있겠다 온천을 해봐?
우리의 고민을 알아챈 걸까요?
아래쪽에서 온천을 하시던 남자 분들이 올라옵니다.
에헤라디야~~ 잽싸게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온천에 들어갔는데... 앗, 뜨거!!!
물 온도가 좀 높군요.
그래도 안개 자욱한 숲속 노천탕에서 온천을 즐기는 그 기분은 안 느껴 보신 분들은 몰라요~^^;
졸지에 위 쪽은 남탕 아래쪽은 여탕이 되어버려
남자 한 분이 자기도 수영을 입고 탕으로 들어오더니 그래도 민망한지 바로 위쪽으로 옮겨가십니다.
길지않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몸의 피로와 마음을 편안히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네요.
오늘의 숙소는 저녁 식사가 포함이라서 6시까지는 체크인을 해야만합니다.
온천을 즐기고 차로 돌아온 시간이 5시를 훌쩍 넘겼네요.
이곳 토카치다케에서 우리의 숙소가 있는 로쿠고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한번 달려 볼까요? ^^;
5시 50분 숙소 도착!!!
오늘의 숙소는 후라노 마을에서 후라노다케쪽으로 약 20여분 더 들어가야하는 로쿠고 후라링 유스호스텔입니다.
마치 펜션같은... 이 숙소의 최대 강점은 숙박비 대비 너무나 화려한 저녁식사에 있는 듯합니다.
뷔페식으로 차려지는데 왜 자란 평점이 5.0 만점에 4.9를 받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스시부터 후식 유바리 메론까지...1박2식에 6000엔도 안되는 숙박비로 돈이 남으려나 모르겠습니다.
말 그대로 배 터지게 먹었습니다.
잠시 각자 쉬는 시간을 가졌다가 10시부터는 다시 상이 차려집니다. 술 상~~^^
사람들끼리 부담없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간단한 다과와 함께 집에서 직접 담근 술을 제공하는 거지요.
여기는 욕실... 물론 크지는 않습니다만 유스호스텔 답지않게 수건도 저렇게 마음대로 쓸 수 있도록 해놓았더군요.
유일하게 유스 다웠던 점은 시트를 직접 씌워야한다는 점...
잠시 산책을 해도 되겠냐는 말에 주인 아주머니 왈...
"곰이 나올 수 있으니 멀리가지는 마세요." ^^;
첫댓글 물빛이 제대로군요...
예. 청의 호수를 제대로 볼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부터는 날이 안 좋아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