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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49기로 합격한 학생입니다.
공무원 관련해서 찾아보다가 법원직렬을 알게되어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작지만 도움이 될까 하여 수기를 작성합니다.
과목별, 순환별 공부방법은 다른 분들께서 자세히 잘 적어주신 글들이 많아서 1년차에 불합격한 이유, 공부할 때의 마음가짐 등을 위주로 적어보려합니다.
우선 저의 상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드리자면
법학과를 나왔지만 전공필수만 들은 상태였고 소송법도 수험준비를 하며 처음 접했습니다. 국영한 역시 고등학생때 이후로는 공부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 1년차 : 1시간정도 거리 통학 / 실강반 / 예비x, 1~5순환 수강 / 조퇴, 결석 없음 / 시험결과 76 (합격컷 84)
- 2년차 : 집근처 독서실 / 인강 / 예비x, 1~5순환 수강 / 조퇴, 결석 1~2회 정도 / 시험결과 83 (합격컷 81)
(성적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평균만 적었습니다. 죄송합니다.)
<1년차. 불합격한 이유>
한두가지가 아니었겠지만 가장 영향이 컸던 몇가지를 적어보겠습니다.
- 불충분한 수면시간 : 원래 잠이 많은 편인데 그와중에 수면시간도 줄여서 항상 피곤했습니다.(00시 취침, 5~5:30 기상) 수업시간에 졸기도 하고 쉬는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쪽잠을 잤습니다. 운동을 병행하지도 않았기때문에 당연히 체력저하로 이어졌고 마무리 기간에 집중력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김동진 선생님께서도 자주 말씀하시듯, 수업시간에 졸면자습시간이 길어집니다. 보통 길어진 자습시간을 커버하기 위해 또 수면시간을 줄이게 되므로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 시간배분의 불균형 : 법과목에 대한 압박이 강했는지 교양과목과 법과목이 같이 있는 날에는 법과목 복습에 시간을 다썼습니다. 한국사는 암기과목이라 자주 봐줬어야 했는데도 주1회 간단하게 복습하는 정도로만 끝냈습니다. 1~3순환 까지가 교양과목까지 신경써서 점수기반을 만들 수 있는 시기였는데 생각이 짧았습니다.(수험기간이 길어진 이번의 경우는다를 수 있습니다.) 8과목 모두 똑같은 비중인 시험임을 잊지말아야 합니다.
- 불안함 : 마무리때 w를 보며 지문을 지우는게 책에서 아예 사라지는 게 아닌데, 왠지 불안해서 지우지 못했고 양을 줄이지 못했습니다. 회독을 진행하면서 봐야 하는 양을 줄이면 점점 회독이 빨라지고 왠지 모를 자신감도 생깁니다.(지운건내가 아는거라는 믿음으로 왠지 아는게 많아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ㅎㅎ) 회독 수가 중요하다는 말은 아니지만 불안함으로 인한 양치기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2년차>
1. 공부방식
(불합격 발표 후 4월 개강까지 공부는 하지 않았고, 내가 법원직을 준비하는 이유와 생각 정리 및 충분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6:00~6:30 기상, 아침식사, 준비
6:30~8:30 아침자습 (국, 영, 한, 민법 시험장노트회독을 대략 각 30분씩 하였습니다)
8:50~22:00. 독서실 (학원시간표와 유사하게 운영, 식사시간 30분 내외, 5순환부터는 식사시간에 최신판례 회독)
22:00~23:30 산책겸 운동, 개인시간, 취침준비
23:30~6:00 취침
위 시간표대로 공부하면서 마무리 기간에는 운동, 개인시간을 줄이고 11시까지 공부하였습니다. 일요일에도 오전까지는독서실에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하였고 4순환부터는 8시간 이상씩 공부하였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시간표지만 규칙적으로 운영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 적었습니다. 생활을 최대한 단순화하여 잡생각 없이 공부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약속도 한달에 한번 정도만 잡았고, 식사도 독서실 근처 식당 두곳만 번갈아 다녔습니다. 저는 외부자극이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편인데 해소하는 방법도 몰라서 그냥 기계처럼 매일 똑같은 생활로 단절되어 지내면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4순환부터 시작되는 과목별 모의고사에 꼭 참여하시고 풀이도 꼼꼼하게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직 모르는 부분이라도 풀어보고, 낮은 점수를 받는 두려운 상황을 계속 마주하고 이겨내는 것이 실제시험도 견디는힘을 키워줬다고 생각합니다.(시험장에서 영어를 풀던 도중 도망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잘 참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풀이과정에서 맞은 문제도 간단하게 키워드나 포인트를 표시하고 모든 지문을 ox라고 생각하고 체크했는데, w책이이미 익숙해졌을 때 새롭게 보는 느낌이라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국 시험장에서는 시험문제 형식으로 지문을 보게 되므로 그런 형식에 익숙한 것이 큰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2. 마음가짐
개강 후에도 처음 일주일 정도는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왜 떨어졌을까, 저사람은 어떻게 붙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다간 내년에도 불합격 할 것 같았고 그 후로는 이런 생각이 들 때 재빨리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 사진을 보았습니다. (개인적 취향에 따라 환기해줄 방법을 정하시되 심취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2년차를 시작할 때 설정한 기본마인드는 <불합격하더라도 ‘이만큼했으면 됐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하기 / 주말은 원래 없는건데 6일간 열심히 했다면 특별히 쉴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하기> 였습니다. 첫번째 생각은 소중한 나의 일년을 쓰는 일인데 적당히 하다 후회하기는 싫어서 하게 된 것이고, 왠지 마음이 작아지는 날에는 시험날 ‘공부한 만큼만 점수 받게 해주세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정신을 차렸습니다. 두번째 생각은 주중에 못한 것은 일요일에 보충해야 하는데 괜히 일요일에 못 쉰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있었고 마무리 때에도 심리적 피로감이 덜했습니다.
4순환 부터는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 <그동안 열심히 해온 것들이 내 몸 어디엔가 잘 쌓여있을 것>이라는 박초롱 선생님의 말씀을 자주 생각하였습니다. 문제풀이가 시작되어 점수로 보여지기 때문에 점수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마음이흔들릴 수 있습니다. 잘나왔다면 잘하고있구나, 조금 부족하게 나왔다면 시험장 가기전에 구멍을 찾았구나 잘메꿔야지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효율적일듯 합니다.
5순환 시작 즈음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혼자있는 시간이 길다보니 잘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마음도 들어 공부하다 울기도 했었는데, 이제와서 포기하지도 못하는데 울어봤자 눈만 아프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냥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 기간은 저도 말그대로 버텼다고 밖에 표현을 못할 정도로 별다른 방법 없이 지나왔는데, 더 건강하고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활용하시길 바라며 혹시 모르시더라도 나만 이러는거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며 위안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시험 일주일 전부터는 아무생각 없음 + 곧 끝난다는 기쁨 + 알 수 없는 불안감 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정리해둔 것들을계속해서 보고 시험장에 가져갈 것들을 추리며 최대한 동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세히 적어드리고 싶지만 거의대부분 아무생각 없이 책을 봤기 때문에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3. 시험당일에 참고하시면 좋을 내용
전날에는 무조건 일찍 잠자리에 드시고 취침시간 외에는 최대한 평소와 다름없이 보내시길 바랍니다.
잘 당황하시는 성격이라면 시험당일에 있을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최대한 시뮬레이션해보고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시험장 교실에서 화장실 위치도 체크하고 모르면 몇번으로 찍을지, 몇분 남았을 때는 답안지 안바꿀 건지 등도 정하고 갔습니다.
시간마다(시험장 가는 동안, 대기시간동안, 점심시간 등등) 뭘 볼지도 정해두시면 ‘이제 뭐하지?’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택시에서 단권화한 한국사 시크릿노트, 시험장에서는 기다리는 동안 국어 고전 한세트, 영어 지문 3개 정도를읽고 마지막으로 헌법 암기사항(조문, 통치구조 파트)을 봤습니다. 점심먹으면서 민법 시험장노트, 형법 지문 챙겨간 내용(책을 찢어갔습니다), 형소,민소 오답노트 정리한 것 순서로 봤습니다.
<덧붙여>
마음가짐을 길게 적은 이유는 사실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은 다 비슷비슷한데, 누가 더 잘 버티고 잘 대처하느냐의 싸움이수험기간을 정한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저는 하나의 흐름으로 쭉 수험생활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잡생각이나 탈주를 막아주었다고 느꼈고, 혹시 저와 비슷한 분이 계신다면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적어보았습니다. 예년보다 길어진 수험기간이 꼭 득이 되셨으면 좋겠고 남은 기간도 꾸준히,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동행 5기 분들의 합격을 기원하겠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정성스러운 수기 감사합니다!^^
마음가짐 부분에 쓰신 글 넘 와닿았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