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극 페스티벌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김수미 작 신동인 연출의 타클라마칸
공연명 타클라마칸
공연단체 극단 한양레퍼토리
작가 김수미
연출 신동인
공연기간 2014년 11월 12일~16일
공연장소 연우소극장
관람일시 11월 16일 오후 5시
혜화동 연우소극장에서 2인극 페스티벌 참가작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김수미 작, 신동인 연출의 <타클라마칸>을 관람했다.
김수미는 서울예대극작과출신으로 1997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1999년 제1회 옥랑 희곡상 수상, 2000년 제19회 한국 희곡 신인 문학상, 2002년에는 한국연극협회선정 우수공연 ‘BEST 7’ 수상, 2004년 경기도 연극제 동상 수상, 2005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2005년 日本劇作家大會 심사위원상 수상, 2005년 제8회 국립극장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 2005년 마포구 (양화진 성지화 사업) 희곡공모 당선, 2006년 거창국제연극제 희곡공모 우수상 수상, 2008년 제1회 동랑 희곡상 수상, 2010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작가창작활동지원 선정, 2010년 제1회 명동예술극장 창작희곡 공모 당선, 2011년에는 제5회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한 미모의 여류작가다.
신동인은 한양대학교 대학원 출신으로 연극학 박사다. 현재 극단 작은신화 연출가로 활동하고, 서일대학교 연극과 교수다. 2008 <꿈속의 꿈>으로 서울연극제 대상, 2011 <블루하츠>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2011 <만선>으로 서울연극제 연출상, 2011 <안티랜드>로 100페스티벌 우수작품상, 2014 <거울속의 은하수>로 서울연극제 우수상 등을 수상한 기대되는 연출가다.
타클라마칸 사막(塔克拉玛干沙漠, Tǎkèlāmǎgān Shāmò)은 신장의 타림분지(塔里木盆地)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중국 최대이며 세계 제2대 유동사막(流动沙漠)으로 동서 간 약 1,000㎞, 남북 간 약 400㎞로 면적은 약 33만 ㎢이다. 남쪽으로는 쿤룬산맥, 서쪽과 북쪽으로 톈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타클라마칸 사막의 동쪽의 투루판(吐鲁番, 토로번) 분지는 해수면에 비해 154m나 낮아 지구상에서 가장 덥고 낮은 지역 중의 하나이다. 이곳은 거의 비가 내리지 않으며 기온은 연속 40℃내외에 머물기도 한다. 동부 가장자리는 투루판 오아시스 지역이다. 타클라마칸 사막은 광활한 붉은 사막이다. 사막의 면적은 영국보다 더 넓다. '타클라마칸'은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다.'라는 뜻이다. 고대에 지중해와 동방을 잇는 실크로드를 따라 낙타로 여행을 한 대상들도 이 사막만은 피해 갔다고 한다. 허리케인 같은 힘으로 300미터 높이의 피라미드 모양 모래 언덕을 쌓아올리는 사막을 마주한 상인들은 투르판과 카시처럼 사막의 동쪽 가장자리에 있는 오아시스에서 쉬어 가며 사막을 둘러갔던 것이다.
타클라마칸을 북에서 남으로 종단하는 일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총거리는 522km. 좋은 자전거로 마음먹고 달리면 5일이 소요된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자전거 여행객이 끊이지를 않는다. 현재는 고속도로가 뚫려 우리나라의 자동차 여행객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연극 <타클라마칸>은 중년부부가 친구의 초청으로 중국신장의 타림분지(塔里木盆地)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중국 최대이며 세계 제2대 유동사막(流动沙漠)을 여행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백사장(白沙場)과 흑사장(黑沙場)이 있지만, 타클라마칸은 적사장(赤沙場)이다. 낮에는 사막의 평균온도가 섭씨 50도에 이른다. 모래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피라미드 높이의 사구가 형성될 정도이고, 광활한 지역이라 오아시스 지역 이외에는 한 방울의 물도 구하기가 어렵다. 부부는 자동차 여행을 하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그러다가 승용차가 고장으로 멈춰 서게 되고,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에서 방향감각조차 잃은 부부에게 서서히 불안과 공포가 어둠과 함께 다가오기 시작한다.
중년의 부부..... 대부분의 중년이 그렇듯이 이 부부 역시 사랑이 식은 상태이다. 무거운 쇠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다 한동안 속력을 내어 달리기를 계속하고, 달리던 관성으로 구르기가 이어지듯, 많은 부부가 사랑 없는 부부생활을 이어가면서 서로 상대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누적되고, 강박관념(stress)이 쌓이면서 폭음과 폭식, 그리고 외도 등으로 많은 사람이 치명적인 병인 암,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을 앓거나 이혼을 하게 된다.
이 부부라고 다를 바가 없다. 아내는 남편에게 하대를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타인을 대하듯 존대를 한다. 정은 일찌감치 떨어진 상태라, 방도 각기 다른 방을 사용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휴대전화로 자신의 표류위치와 부근의 지형과 풍경, 그리고 바위모양을 친구에게 알리지만, 친구가 자신들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래 타클라마칸의 밤하늘은 지상의 어느 곳보다 많은 별을 볼 수가 있다. 사막의 모래알보다 많게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부부에게는 길을 잃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주변의 풍경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 하늘의 별이야.....
부부는 사소한 일로 다투기 시작한다. 티격태격하다가 차츰 언성을 높이고, 고함까지 지른다. 그러다가 부인의 방뇨로 잠시 중단된다. 어두운 벌판에서 소변을 보려는 부인이 겁에 질리는 것은 당연하다. 부인은 남편을 부를 수밖에 없다. 의지할 것은 남편뿐이니까. 과거 험한 세상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듯, 현재 이 광활한 사막에서 부인은 남편을 계속 부르고, 남편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청한다. 노래를 잊었다던 남편은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부인의 성화에 못이겨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목청껏 조용필의 노래를 부른다. 설마 노래를...? 하던 관객은 남편의 노래에 환호한다. 일을 마친 부인이 다가온다. 노래 소리가 부부의 언짢았던 사이를 가깝게 하는 방법임을 가르치는 연극인 듯싶다. 부인은 담배를 피워 문다. 사막에서의 담배 맛, 그것은 피워보지 않은 사람은 그 황홀한 맛을 모른다. 부부는 연기를 내 뿜으며 나란히 다가앉는다. 다투다가 부부가 서로에게 다가앉아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 때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들리고 전조등이 두 사람을 비추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적사장 대신 백색의 잘게 절단된 종이로 무대바닥을 채우고, 부부의 승용차는 현재 백화점이나, 대형매점에서 사용하는 철제손수레로 설정한다.
조명의 변화로 황혼과 밤을 나타내고, 원형철제그릇으로 재떨이를 대신한다.
조연호...<가을 반딧불이>에서의 명품연기 이후 이번 <타클라마칸>에서의 연기는 그의 기량과 저력을 마음껏 들어낸 명연기라 평하겠다. 김현숙... 중년의 모든 부인 역을 도맡아, 호연으로 무대 위에 그려낸, 은은히 빛나는 보석 같은 여배우임을 이번 공연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제작 최형인, 예술감독 권 용, 드라마터그 배선애, 조연출 전정욱, 무대·소품 신원기, 조명 최연수, 의상 박진희, 작곡 김철환, 분장 장경숙 등 제작진의 기량과 노력이 드러나,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김수미 작, 신동인 연출의 <타클라마칸>을 아름답고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11월 16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