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꽁트) 바다가 그리워

바다가 그리워                                                                 진현정         산천포 앞 바다에는 매일 정오 12시경만 되면 돗단배한 척이 뱅뱅 돌고 있다 그것도 열흘이 넘도록 어김없는 그 시각이다, 오늘도 여늬와 마찬가지 또 빙글거리기만 할 뿐 도무지 가지도 않는다 쌍만원경을 들었다   " 그 놈이 또 나타났어요 " 또 그자리예요" " 참!, 저 배는 또 그 김술이씨 배가!" "예!' "오늘 며칠째고?" "열흘째입니다" " 절, 마아가. 진짜 수상태이" " 아직 그 집에서 사나?" " 예!" " 와!, 가지도 안하고 매일 저렇게 뱅글거리기만 할 뿐, 뭐? 하자는기교?"   놋대가 빠져 오늘도 빙글거리기만 할뿐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배가 틀어지지도 않는다 '영차! 여엉차!' 배 한 복판에 양다리를 벌리고 중심을 잡고는 놋대에다가 노를 끼워본다 ' 삐이거덕! 삐이거덕!' 오늘은 제법 돌아간다 , 그러다 또 노 가 빠져선 배 옆 가장자리에 나란이 누웠다 어지럽고 멀미가 나지만 이렇게 안 하면 바다 한 복판에서 고래 밥이 되겠기에 기어이 노를 저어 집으로 가야 한다       충정도 진천에 사는 황태범이는 그 진천땅을 한번도 벗어 나지못하고 평생 바다가 그리워 꿈에서라도 한번 봤으면 아니 어째서 바닷물은 짠지 먹었봤으면 -- 군에 가기전에 무전여행을 이순신장군이 싸워 전사한 삼천포 노랑 한산섬으로 정하고 옷 몇가지 챙겨 가기에 이르렸다    몇 칸이나 되는지 모를정도의 꼬리가 긴 기차를 타고 '칙칙 폭폭' 남족으로 향하고 있었다 종착지인 부산역 생전 첨 맡아보는 바다냄새, 벌써 코 앞까지 바다가 넓게 펼쳐저 있었다 물른 몇 층이나 됨직한 높이의 길따란 배가 여러 척들이 장난감처럼 늘어져 있고 직접 배를 타 봐야지 직성이 풀리지 싶어 물어물어 시외버스터미널로 찾아 나섰다 이순신장군 싸움터 한산섬으로 가기위하여 삼천포직행 버스에 올랐다     비릿한 고기냄새며 왁자한 경상도 사투리 귀가 맹맹 할 정도로, 사나운 말투의 남자들이 손에는 앞이 뽀족하면서 기억자로 꺽인 나무 손잡이가 있는 연장을 하나씩 들고는 곧 싸울 기세처럼 고기상자를 쿡쿡 찍어대며 '으릉으릉'거린다 서성이며 서 있는 황태범이에게로 "야!, 어! 어디서 왔노? 와? 쳐다보노? 뭐꼬?" 야 이 자석아, 말좀해라, 말 " '배를 탈려고요"  "일 할라꼬?" "니! 배 타 본적있나?" " 얼마나 타 봤노?" 황태범의 답변은 아량곳하지않고 신체건장한 아저씨는 골격이 튼튼한 태범이에게만 눈길 준다  " 배 타 볼래?"내가 태워줄까?" 곧 군에 입대를 얼마 남겨놓지를 않아서 취직은 못하고 바다가 있는 곳에 여행을 왔노라 하니  멀뚱멀뚱거리며  "야, 임마 미쳤나!' 도대체가 이해 못하겠다란 표정속에 - "어이, 영감! 이 아, 배 좀 구경시켜주소!" 지나가는 턱 수염이 덥수룩하고 구릿빛 얼굴이며 앞 머리는 희끗하고 목 뒷 덜미는 누런 황소 뒷 목 같은 할아버지   무전여행을 왔노라고 설명을 하고 며칠 묵을 집을 구한다 하니 민박집을 운영한다시며 자길 따르라 한다      진짜 배를 탔다   선창장에 메어놓은 줄을 풀더니 두 손으로 바다를 향해 뭔가 끌어 당긴다 슬슬 끌리며 태범이 앞으로 배가 오고 있다 할아버지, 눈짓으로 배에 뛰어 타라 이른다 '폴짝' 정말로 꿈에 그리던 바다와 노를 젓는 배를 타게 되었다  '스윽쓱! 스윽쓱 ! 잘도 간다 신기하게도 배 꼬랑지에 앉아 노 젓는 대로 물 길이 나 있는게 노를 저어야 물 길이 생기는구나, 그런데 배는 앞으로 간다?  '와!'  시원하게도 불어오는 바람은 첩첩산중인 충청도의 바람과는 판이하게 다른 그 맛이 달랐다  '달다! 짭짭! 손 끝으로 찍어 먹어 본 그 맛은 평생 잊을 수없는 맛이 되었다        작은 섬이 보인다 양철지붕 색이 색색이다  빨강색 파랑색 하얀 쓰레트 간간이 기와집도 보인다 대문을  양 손으로 밀어야 할 정도로  제법 큰 집이였다 전형적인 윗 채가 있고 쪽 마루가 길게 나 있는 아래체가 눈에 보인다 물른 한 칸 한 칸 한개짜리 문짝이 있는 걸로 봐선 민박집을 운영하기 위하여  마당 한 복 판엔 세면으로 가장자리 만든곳에 펌푸가 달린 우물이 있고 둥글넓적한 세수대야와 작은 프라스틱상자 비누각이 보였다 물른 길게 쳐진 줄에는 수건도 두어개 걸러있어 사람사는 냄새에 기분은 좋았다 충청도나 경상도나 사람사는 모양새는 똑 같았다    " 할배! 인자 오나?" " 와? 이리 늦었노?" " 내 부탁핸 것 사 왔나?"   키가 멀다리만한 머리채는 뒤로 묶어 허리춤까지 길고 하얀티싸쓰 소매 둥둥거지고 도대체가 반 말도 아니고 어른한데 이해 못하는 말투며 행동이 내가 사는 충청도 진천에선 듣도 보지도 못한 -- 자신이 더 부끄러워 고개 푹 숙인체 ..- "순애야! 저 총각 저 방에 델~꼬 가 보래" 그날부터 털보할아버지 집에서 민박을 정하고 오고가며 피로에 단잠을 잤다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에 방안가득 햇살에 눈을 떴다  바다로 나왔다 실컨 보리라 바다를 입을 크게 벌리고 바다를 금방 씹어먹기라도 할 것처럼 꼭꼭 씹었다 달짝지근하게 입에 침이 고인다 꿀꺽 삼켰다 아! 맛있다 !   '할아버지! 저! 배 좀 태워주세요?" " 곧 통발간다, 같이 가자!"  "멀미는 안 하겠노?"  멀미란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도 무조건 배를 태워 준다란 말에 얼른 탔다 원형에 촘촘한 망을 씌운건지 그것이 고기를 잡는' 통 ' 통발이라 하는것이다 좀 있으려니 머리가 긴 순애가 '껑충'거리다 싶게 까불거리며 이 배로 오는게 아닌가, 같이 가는가? 혼자 생각에 마음도 출렁거리는 이 배와같이 울렁거렸다. 배 한 복 판에 앉아 통발을 손질하시는 할아버지를 뒤로 하고 배 앞 축에 걸린 노를 잡고선 젓기 시작한다 '스윽슥싹!" 슬슬 미끄럼 타듯 미끄러져 가며 간다      그 일이 있고 난후부터는 바다가 가장자리에서 노 젓는 연습을 하였다  물른 순애한데 자주 묻곤 하면서 놋대가 빠져선 같이 자빠질뻔한 날도 있지만 며칠째 하다보니 차츰 자신감도 생기고 더구나 아침 저녁으로 통발 작업차 따라 다니다 보니 나도 꼭 어부 같은착각을 하는것 같았다 식사시간이 되면 매일같이 비릿한 물고기를 밥상에 나오니 또 어떤땐 생전 먹어보지 못한 생선회도.. 차츰 바다사람이 다 된 듯 하였다     노 젓는 자신감이 생기고부터는 가끔씩 바다로 혼자 나가게 되었다 그러다가도 노가 빠지는 날이면 배가 뱅뱅거리며 돌기가 일수지만 매일 오전 통발이 끝나면 혼자 또 나간다    항상 그 시각에      쌍망원경속에선 눈일이 '뱅뱅' 돌고있다 오늘은 절대로 저 놈을 잡아와선 신문을 해야 한다 '꼭 !오늘은 해야한다 !' 김순경은 벼르고 벼른 저 간첩을 기필고 잡아 상금도 타고 특진도 해야 할 터 마음은 벌써 손 끝에 상금 3000만원을 쥐고 있었다   그 시절엔 온 거리 벽보에는 '간첩을 신고하자' 수상한 사람 신고하자  거동이 이상한 사람 신고하자 이런 표말이 포스터가 온 거리 벽보에 도배를 할 정도였다        마침내 쌍안경은 벗어지고 "택택택택 엥엥 에엥!" 나발같은 손 마이크 입에대고 '꼼짝마라 손 들어, 손!  어리둥절해 있는 황태범이는 꼼짝없이 삼천포 해양경찰서로 끌려가게 되었다 물른 조사도 봤고 신문 조회도 되었고 며칠 고초도 겪었지만 다행스럽게 털보할배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할배 할배 할배, 밥 묵었나?" "빨리 밥 안 묵을래?" 대답이 없자  "할배 빨리 밥 안 묵을래?" "빨리 안 묵으면 내 혼자 쳐 묵을끼다!" 제차 다구치는 순애소리  황태범이 자신도 모르게 순애 귀싼대기를 후려쳤다  도대체가 사람사는동네가 맞는지 매일 배 탄다고 간첩으로 잡아 가질 않나?  쬐끄만한 가시내가 도대체가 알아듣지도 못할 반 말꺼리로 말 하는게 오늘따라 귀에 거슬리는것이다 얼굴가린 순애가 '뭐 이런 머스마가 다 있노?" 확 떠 미는 바람에 펌푸가 있는 우물가에 콕 쳐 박힌다 벌떡 일어나 순애를 떠미는 과정에 할아버지가 들어 오신다  싸움판이 벌어진 광경에 털보 할아버지 생각. 진짜 간첩인지 모르겠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곧 바로 노를 저어 삼천포 해양경찰서로 신고 하기에 이른다. 다시 잡혀 간 황태범이 ,,,이웃주민이며 동네 유지가 수성한 점이 한 두군데 아니라 하며 우리 손녀에게도 강간이라도 하는..--파렴치밤으로 몰리고 있었다       충청도 진천땅 온 동네가 난리법석이다 "아니?" 상상도 못할... 그 먼곳까지 바다가 그리워, 바다가 보고싶어 바닷물 한 모금 먹어 보는게 소원인 황태범이를아무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것이다 아무 잘못이 없는 신원이 확실한 황태범이는 곧 풀렸났지만 그 당시엔 생소한 죄목 경범죄.  " 계십니까?" '부산에서 영업차 올라 온 김 현경입니다"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맨발로 뛰어 나오며 "경상도에서 왔느냐!, 어서 들어 오시라면서 손을 잡아 끈다 남자가 손을 잡으니 쑥스러웠지만 무엇이라도 영업은 대화가 시작이니 '옳타구나' 하며 따라 들어갔다 따뜻한 방안에는 내 또래 보이는 부인도 앉아있고 작은 차반 소쿠리엔 빨간 사과도 두어개 과도랑 보였다, 주고받는 대화속에 눈엔 광채가 나고 신기하며 기분좋은 웃음가득 온 얼굴에 번지며 '하하 하하 허! 경산도라 삼천포!옛 지나간 추억담을 늘어놓는다, 나근나근거리며 조용한 말투의 충청도 사람 양반이라 자랑, 난 답변에 궁색해 '지랼한다 지랼!" 와,? 이카노!" 말만 예쁘게 하고 말꼬리가 길게 올라가면 '그래유!, 하면 양반이가?  양반.! 느리게 말 하는게 나는 속이 확 뒤집히는데 `~----         201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