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18권 중아함 75 장수왕품에 <정부동도경(淨不動道經)>이 있는데, 그것을 한 번 보자.
"세존이시여, 비구가 어떻게 수행해야 반드시 열반을 얻나이까?"
"아난아, 만약 비구가,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는 것이며, 미래에도 ‘나’라는 것은 없을 것이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을 것이다>라고 그렇게 수행하면 과거에 있던 것도 곧 다 버리게 될 것이다. 아난아, 만약 비구가 평정[捨]을 좋아하지 않고, 평정[捨]에 집착하지 않으며, 평정[捨]에 머물지 않는다면, 아난아, 이와 같이 수행하는 비구는 반드시 열반을 얻는다."
"세존이시여, 만약 비구가 취하는 것이 없으면 반드시 열반을 얻나이까?"
"아난아, 만약 비구가 취하는 것이 없으면 반드시 열반을 얻느니라."
그 때에 존자 아난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이미 청정한 움직임이 없는 도[不動道]를 말씀하셨고, 이미 청정한 무소유처도(無所有處道)를 말씀하셨으며, 이미 청정한 생각 없음의 도[無想道]를 말씀하셨고, 이미 무여열반(無餘涅槃)을 말씀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거룩한 해탈(解脫)입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아난아, 많이 들어서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관찰한다.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몸[色]이나, 후세의 몸이나, 혹은 현세의 탐욕이라는 생각이나, 후세의 탐욕이라는 생각이나, 혹은 현세의 몸[色]이라는 생각이나, 후세의 몸[色]이라는 생각과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 소유가 없는 곳이라는 생각, 상(想)이 없다는 생각 등 이 모든 생각들은 다 무상한 법이고, 괴로움이며, 사라지는 것들이다. 이것을 ‘자기가 존재하는 것[自己有]’이라고 말한다. 만약 자기가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태어나는 것이고, 늙는 것이며, 병드는 것이고, 죽는 것이다.'
아난아, 만약 이 법이 있어서 모든 것이 다 소멸하여, 남음이 없고 다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는 곧 태어남이 없고, 늙음과 병듦과 죽음이 없을 것이다. 거룩한 제자는 이와 같이 관찰한다.
'만약 존재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벗어나야 할 법이고, 만약 남은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열반이 있다면 그 이름은 감로(甘露)일 것이다.'
그가 이와 같이 관찰하고, 이와 같이 보면 반드시 욕구, 탐욕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할 것이고, 존재[有]의 번뇌와 무명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할 것이다.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태어남[生]이 이미 다하고, 거룩한 행[梵行]은 이미 확립되었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다음 생을 받지 않을 줄 있는 그대로[如眞] 안다.
위의 경의 밑줄 친 부분을 잘 보면 ‘모든 것’으로 표현된 오온이 다 소멸하여 남은 것이 없고, 다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 윤회에서 완전히 벗어나 더 이상 생로병사의 고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여기서는 불생불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풀어서 ‘오온이 다 소멸하여 남은 것이 없고, 다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이라고 표현했다.
원래 이런 불생불멸의 의미가 후기 대승불교 경전에서 변색되어 달라지는 것을 <해심밀경>에서 볼 수 있다. 해심밀경은 후기 대승의 유식사상(唯識思想)을 설한 경으로, 3세기 후반 무렵에 나온 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깊은 비밀스러운 내용을 이해시키는 경’이라는 <해심밀경解深密經>의 경제목에 나타나 있듯이 석가부처님에 의해 설해지지 않았던 내용의 가르침을 이렇게 설할 수 있는 것은 성문승(聲聞乘)이나 대승(大乘)을 넘어선 가장 뛰어난 일체승(一切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이 경의 5장 말미(末尾)에 말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상한 불교가 시작되는 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첫댓글 박수 짝짝짝
감사합니다
반야님께서 박수를 쳐주시니, 기분이 좋습니다. 반응을 보여주시면 말한 사람이 머슥하지 않거던요. 아무 재미도 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