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갓바위 나이트투어를 다녀왔습니다.|자유 게시판
국사학과 10 김동호|등급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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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4|추천 0|2010.10.30. 22:40http://cafe.daum.net/ynbculture/8bzY/437
나이트투어라는 색다른 개념의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나이트 투어는 말 그대로 Night, 밤에 하는 답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경산문화원이 주관한 행사였는데, 마침 그곳에 저희 국사학과 97학번 선배님이 계셔서 선배님들, 동기들과 같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답사라기 보다는 자그마한 축제의 개념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요, 꼬마연등 만들기나 천연 염색 등의 체험행사와 경산 대추 시식 행사, 대금, 시낭송, 통기타, 가곡 등의 공연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것들을 모두 거친 뒤 오랜만에 뵙는 김재원 교수님의 경산 역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저녁식사 후 드디어 관봉석조여래좌상 탐방을 위한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울산 사람이라 이 근처에 올 기회도 많지 않았는데다 기숙사에 살면서도 근처 임당동이나 조영동, 압량면 등의 유적지나 좀 둘러봤을 뿐이라 팔공산 등반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좀 버겁더군요... ^^ 일주문까진 쉬이 걸어갈 수 있었지만 그 뒤로 뻗어진 오르막길은 경사가 점점 심해지고... 그 뒤엔 계단 뿐이더군요... 하지만 어찌어찌 올라간 관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 뒤에 앉아계신 부처님과 그 앞에서 수능을 앞둔 자식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님들... 넓은 범위를 담을 수 있는 사진기가 있다면 피사체로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추운날씨에 꿋꿋이 자리를 지키신 부모님들의 간절함을 그 자식들이 십분지일이라도 알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영험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불상을 보았는데, 이번에는 제가 현학기에 듣고 있는 '한국미술의이해' 과목에서 배웠던 불교미술에 관련된 이론을 불상에 접목시켜 '이 불상에는 어떤 특징이 있고 그래서 어떤 시대에 만들어졌을 것이다.'와 같은 생각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석가여래가 아닌데 수인으로 항마촉지인을 취하고 있다는 점과 신체 비율이 어느정도 맞다는 것, 하지만 아직 상현좌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신라 중대에 만들어졌지만 최전성기 작품인 석굴암 본존 이전의 작품일 것이다.'였는데요, 이후 이 불상에 대한 김재원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니 얼추 맞은 것 같아 혼자 조용히 뿌듯해 했습니다.^^ 지난 학기에 갔던 논산 답사 때는 그저 가르침을 받기만 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엔 그래도 얕게나마 아는 것이 생겨 교수님의 설명을 듣고 나름대로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었고, 또한 강의실 안에서 이론으로만 배웠던 것을 직접 접목시켜 볼 수도 있었습니다. 이후 다시 내려올 때는 날도 어둡고 무엇보다도 다리가 후들거려서 참 혼났습니다. 버스에 타니 저희를 초대해 주셨던 선배님께서 저희를 위한 격려 말씀을 해주셧습니다. 그 선배님을 보면서 나도 졸업 후에 저렇게 전공을 살리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학기 김재원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을 때에도, 그리고 저번 논산 답사를 갔을 때에도, 그리고 오늘 경산 갓바위 나이트투어에서도 느낀 것 인데요, 우리가 문화유산 관리나 관련된 역사 정립에 있어서 참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구나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