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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사기동대] 06
S# 1 양정도 오피스텔 (D)
사재성 학주, 미주, 돼지, 그 시청 새끼까지 다 긴급 체포루
유치장 집어넣었다? 이거 어떡하냐. 너 나한테 빌미 줬어.
긴장한 얼굴의 양정도. 마른침을 삼키고, 비릿한 미소를 머금는 사재성.
양정도 (어색한 미소) 어차피 돈이 오간 것두 없어서 사기죄 성립이!
사재성 (끊으며) 아니, 걔들은 48시간 지나면 풀어줄 거고,
(보다가) 너 내일 마진석이랑 도장 꽝 찍을 거잖어?
양정도 (반응 없는데)
사재성 이 계약서 갖고 니가 직접 가. 니가 여기에 마진석이
도장 받는 순간에 바로 너 걸어 버리게.
양정도 (자연스레 고개가 떨궈지며 답답함의 한숨이 터져 나오고)
사재성 된통 걸렸지? 그지? 그럼 이쯤에서 그만 둬. 아저씨가 임마, 다 너
생각해서 이러는 거다? 친 아들래미한테두 이렇게 안 해, 귀찮아서.
반응 없다가 천천히 고개를 드는 양정도. 사재성을 바라보더니,
양정도 네. 알았어요. 제가 직접 갈게요.
미소가 사라지는 사재성. 양정도는 그런 사재성의 얼굴을 바라보며,
양정도 마진석 직접 만나서 도장 받는다구요, 제가.
사재성 너 이 새끼...
양정도 열심히 잡아 보세요. (텀) 열심히 도망칠게요.
사재성 (히죽) 그래. 개가 똥 못 끊지. 알았다. (일어나 양정도에게
수갑을 던져 주고) 내일 나 만나면 니가 직접 차라, 그거.
나이를 먹었나 수갑 채울 힘도 없다, 요즘.
사재성, 오피스텔을 나가면, 물끄러미 수갑을 바라보는 양정도의 얼굴에 공포심이
엄습하다가! 핸드폰을 꺼내는 양정도. 어딘가로 전화를 하더니,
양정도 (전화에) 마사장님. 저예요, 김계장. 박사장님이
갑자기 급한 일이 생기셔서 제가 대신 도장을
받아야 될 거 같은데, 혹시 오늘 시간 어떠세요?
S# 2 경찰서 (D)
유치장에 갇혀 있는 백성일, 조미주, 장학주, 정자왕. 백성일은 쇠창살을 잡고 서서!
백성일 우리가 뭘 잘못 했는데! 여기 담당자가 누구야!
담당자 불러, 빨리!
조미주 조용 좀 해요. 우리 노리고 이러는 거 아니니까.
백성일 (조미주를 보면)
조미주 정도 오빠 잡으려고 우리 묶어둔 거야. 우리가 없어야
정도 오빠가 계약서를 들고 직접 나갈 거니까. (텀) 덫이야.
미간이 구겨지는 백성일. 불안감에 흔들리는 백성일의 얼굴에서!
S# 3 노방실 빌딩 (D)
생각에 잠겨 있는 노방실. 미동도 하지 않고 무언가 생각한다. 그 순간 귓가에 울리는!
오른팔 (E) 내가 그기 얘기해주모는, 우얄낍니까?
플래시백 / 5부
오른팔
정도 금마가 회장님 살린 거 맞습니다. 두 번이나.
순간, 똑똑 - 노크소리가 들려오고, 들어오는 최지연. 노방실에게 귓속말을 전하면,
노방실 (눈썹이 씰룩이고) 언제?
최지연 한 시간 정도 됐답니다.
노방실 그래서 정도 걔 어딨는데, 지금?
S# 4 양정도 오피스텔 로비 (D)
계약서가 든 가방을 매고 로비를 걷는 양정도. 긴장된 얼굴로 로비를 걸어 나가면,
신문을 내리는 로비의 조형사. 양정도의 동선을 따라 시선이 움직이며,
조형사 (옷깃 무전기에) 미꾸리 움직입니다.
S# 5 차 안 (D)
오피스텔 반대편에 주차된 차에 앉아있는 사재성. 입구를 나오는 양정도를 주시하는데,
구형사 진짜 오늘 움직이네요?
사재성 뗘봤자 부처님 손바닥이지. (무전기에) 미꾸리 움직인다.
동선 확실히 따고 계약서 도장 찍을 때, 인주 마르기
전에 바로 걸어. 알았냐들?!
S# 6 이곳저곳 (D)
오피스텔 근처에 매복해 있거나, 차에 앉아 양정도를 주시하고 있는 10여명의 형사들.
모두 무전기에 대고 “예” 라는 짧은 대답을 날리면!
S# 7 차 안 (D)
양정도의 동선을 주시하는 사재성. 눈빛이 예리하게 번뜩이는 순간!
S# 8 거리 (D)
거리를 걷는 양정도. 뒤를 미행하는 형사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양정도의 동선을 주시한다.
S# 9 차 안 (D)
퀭한 눈을 부비고 늘어지게 하품을 하는 사재성. 그럼에도 양정도에게서 눈을 떼진 않는데,
사재성 걸어갈라 그러는 거야, 뭐야.
S# 10 거리 (D)
거리를 걷는 양정도. 순간 핸드폰이 진동하자 걸음을 멈춘다. 일제히 걸음을 멈추는 형사들.
양정도를 주시하고, 천천히 핸드폰을 꺼내는 양정도. 귀에 갖다 대는데,
S# 11 차 안 (D)
차가 멈추고, 눈빛이 번뜩이는 사재성. 왜 걸음을 멈춘 건지 의아하단 얼굴로 바라보는 상황에서!
S# 12 거리 (D)
양정도 (전화 받으며) 예.
아무 말도 없이 듣기만 하는 양정도.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상대방의 말을 듣다가,
양정도 예. 거기서 봬요.
전화를 끊고 천천히 핸드폰을 내리는 양정도. 짧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고,
S# 13 차 안 (D)
독사눈으로 변하는 사재성. 움직이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 문고리에 손을 대는 순간!
S# 14 거리 (D)
잠시 고개를 떨군 채로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드는 양정도.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차며
도로 쪽을 바라보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재성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친다!
S# 15 차 안 (D)
사재성 (움찔하지만 / 이내 정신을 수습하고) 걸어 씨!
S# 16 거리 to 유흥가 to 대로 (D)
형사들, 양정도를 향해 몸을 들썩이는 순간! 고무줄 튀어 나가듯 거리를 내달리는 양정도!
인파들을 밀치며 도망치기 시작하고! 단발마의 괴성을 지르며 차에서 튀어 나오는 사재성!
형사들과 함께 양정도의 뒤를 추격한다! 행인들을 뚫고 나와 대로변을 달려 도망치는 양정도!
자동차 지붕에 사이렌을 부착하는 경찰차 6대가 사이렌 소리를 미친 듯이 울려대며 추격하고!
도로 위를 맹렬히 달리는 양정도! 빠르게 주변을 살피며! 핸드폰을 꺼내 통화버튼을 누르더니!
양정도 (전화에) 어디에요?!
전화를 끊는 양정도! 급하게 방향을 틀어! 유흥가 골목으로 뛰어 들어간다! 스키드 마크를 그리며
미끄러지는 경찰차들! 유흥가로 달려 들어가고! 양정도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사재성과 형사들!
가쁜 숨을 내뱉으며 양정도를 추격하고! 가속을 내는 경찰차1, 형사들을 가로지르며
양정도 뒤를 바짝 추격한 순간! 쾅 -! 골목에서 튀어나오는 차량과 충돌하며! 크게 회전하고
뒤따라 달리는 경찰차2를 들이받는다! 차량 충돌의 순간, 몇 명의 형사들이 차량과 부딪치며
길바닥에 널브러지고! 그들 따윈 신경 쓸 겨를도 없다는 듯 추격에 열을 올리는 사재성과 나머지
형사들! 양정도의 숨소리는 조금씩 거칠어지고! 또 다시 급하게 방향을 꺾는 양정도! 골목길을
뚫고 들어가면! 방향을 트는 사재성과 형사들! 양정도를 추격하고! 급회전에 실패한 경찰차3!
가로등을 들이 받으며 멈춰 선다! 경찰차 4,5,6은 골목을 달리며 양정도를 끝까지 추격하는
상황에서! 또 다시 방향을 트는 양정도! 좁은 골목길 끝으로 보이는 대로변을 향해 달려가고!
사재성과 형사들은 추격의 끈을 놓지 않는다! 양정도가 도망친 골목길로는 차가 들어갈 수
없자 그대로 직진하는 경찰차 4,5,6! 반대편 대로변으로 나아가고! 밝은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대로변을 향해 미친 듯이 내달리는 양정도! 거의 도착하는 순간! 끼익 -! 검은 세단이 멈춰서고!
뒷문이 열리며 한 중년 여성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노방실이다! 몸을 날려 차에 몸을 싣는 양정도!
동시에 세단이 빠르게 출발하면! 늦게 도착한 사재성과 형사들은 세단을 따라 달리지만 역부족이고!
때마침 사재성 앞에 멈춰서는 경찰차 4,5,6! 눈알이 뒤집힌 사재성은 빠르게 경찰차 4에 올라타더니!
사재성 (무전기에) 검정 에쿠스!
부아앙 -! 속도를 내는 경찰차들! 미친 듯이 사이렌을 울려대며 노방실의 세단의 뒤를 빠르게
추격하는데! 룸미러로 상황을 바라보는 양정도! 다급한 얼굴로!
양정도 빽차 3대!
노방실 (여유) 돈 많으면 좋은 게 뭔지 알아?
양정도 (보면)
노방실 (미소) 똑같은 거 여러 개 살 수 있다?
양정도의 얼굴에 의아함이 번지는 찰나! 옆 차선에서 들어오는 검정 에쿠스! 뒤이어 또 한 대가 들어오고!
또 한 대가 들어오고! 또 한 대가 들어온다! 총 5대의 검정 에쿠스가 일렬로 나란히 달리는 진풍경 속에서!
노방실 패 섞자.
속도를 줄이고, 속도를 높이며 앞뒤로 달리는 순서를 바꾸는 에쿠스들! 뒤따르는 경찰차4,5,6의
사재성과 형사들은 “어떤 차야?!” “미꾸리 어디 탔어?!” 같은 말들을 연신 쏟아내는데!
노방실 패 돌려, 이제.
선두의 에쿠스는 급하게 유턴하고! 직진하는 양정도가 탄 두 번째 에쿠스! 세 번째 에쿠스는
우회전을 하고! 네 번째 에쿠스는 유흥가 골목으로 들어간다! 마지막 다섯 번째 에쿠스는
때마침 바뀐 좌회전 신호에 맞춰 빠르게 좌회전하고 나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경찰차들!
태풍에 나무 흔들리듯 위태롭게 흔들리다가! 끼익 -! 대로변 한가운데에 멈춰 선다!
황급히 차에서 내리는 사재성! 멀어지는 에쿠스들을 번갈아 스쳐보다가! 짜증 가득한 탄성을
내뱉으며 자동차 타이어를 연신 걷어차는데, 차에서 내리는 구형사! 빠르게 다가와서 말리며!
구형사 진정하세요, 형님! 진정해요, 쪼옴!
사재성 (번뜩) 마진석! 그놈 지금 어딨어?! 마진석이 동선만
따면 양정도 걸 수 있잖어! 지금 빨리 마진석이 동선!
구형사 (끊으며) 형님! 양정도고 나발이고 우리 걱정이나 해요!
남의 관할 난장판 만들어 놓구 뭔 놈의 양정도 타령!
후....형님....이거 수습할 생각이나 하십시다....예....?
조형사 그 놈이 아직 사기를 친 것두 아니고 추측성 범죄
갖구 이런 사단 낸 거 알면 우리 정직 먹어요, 형님!
그때, 구형사의 핸드폰이 진동한다. 핸드폰 문자를 보는 구형사. 낯빛이 굳어지며 사재성을 바라보고,
연달아 진동하는 형사들의 핸드폰. 문자를 확인하는 형사들 모두 굳은 얼굴로 사재성을 바라보면!
사재성 뭐야. 왜 그래.
잔뜩 경직된 얼굴로 사재성을 바라보는 형사들. 아직은 상황 파악이 안 된 사재성의 벙찐 얼굴에서!
S# 17 달리는 차 안 (D)
노방실의 에쿠스가 미끄러지듯 도로 위를 달린다. 뒷자리에 앉아있는 양정도와 노방실.
양정도 어떻게 알고 연락하셨어요?
노방실 누가 우리 사무실로 전화를 했대.
S# 18 거리 (D / 과거)
공중전화에 서서 전화를 하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이며,
노방실 (E) 다른 애들은 다 잡혀있고 넌 경찰에 쫓기고 있다구.
S# 19 달리는 차 안 (D)
노방실 (무거운 질문을 가볍게) 나한테 연락한 사람이 누굴까?
양정도 글쎄요.
노방실 (순간 예리하게 바라보며) 몰라? 누군지?
양정도 (잠시 대답 없다가 방긋) 당연히 모르죠, 저도.
노방실 (반응 없다가) 그래? 난 또 너는 아나 했지.
(의뭉스럽게) 나중에라도 알게 되면 꼭 말해 줘.
정면을 바라보는 노방실. 옅은 미소를 머금는데, 그런 노방실을 바라보는 양정도.
도무지 그녀의 속과 수를 알 수 없다는 듯 얼굴이 경직되면,
S# 20 경찰서 (D)
따르릉 - 전화 벨소리가 울리고! 전화를 받는 형사. 유치장을 바라보는 찰나,
빠르게 경찰서로 들어오는 최지연. 수행원과 함께 들어와 형사를 스쳐 지나며,
최지연 (형사에게) 전화 받으셨죠?
형사의 반응도 안 보고 지나가는 최지연. 38 사기동대가 갇힌 유치장 앞에 서더니,
최지연 가실까요?
일동 (무슨 말이냐는 얼굴인데)
최지연 일 마무리 지으셔야죠.
뭐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 길이 없는 백성일. 의문이 차오르는 그의 얼굴에서!
S# 21 커피숍 (D)
커피숍으로 들어가는 마사장. 주변을 살펴보면, 양정도가 손을 흔든다.
마사장 (다가가 앞에 앉으며) 오래 기다리셨죠?
양정도 아니요. (텀) 일부터 할까요, 먼저?
(계약서를 꺼내며) 도장 갖고 오셨죠?
컷 튀면, 도장을 꾸욱 - 눌러 찍는 마사장. 양정도를 향해 계약서를 내밀면,
받는 양정도. 한 장 한 장 유심히 살펴보고는,
양정도 (미소) 이 정도면 됐구요, 전에 드린 계좌들로
돈 송금 하시면 됩니다. 여덟 계좌. 62억.
마사장 예. (어딘가 전화를 걸고) 응. 지금 쏴, 돈.
S# 22 은행 (D)
은행으로 들어가는 마사장의 동생. 전화에,
동생 응. 보내고 연락할게. (전화 끊으면)
S# 23 커피숍 (D)
마사장 (전화 끊고) 몇 분 안에 바로 들어갈 겁니다.
양정도 (짧게 끄덕이면) 예.
마사장 (잠시 머뭇거리다가) 근데요, 김계장님. 제가
제안 한 가지 드려도 될까?
양정도 (하라는 듯 손짓하면)
마사장 제가 백과장님한테 수수료 5프로 준다 그랬거든요?
근데 생각해보니까 백과장 그 사람이 한 게 하나두
없드라구. 일은 여기 계신 김계장님이 다했지. 그죠?
양정도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 건데요?
마사장 백과장님한테 수수료 5프로 드리면 그거 반으로 나누기로
한 거 맞죠? 2.5프로씩. 그러지 말고 내가 우리 김계장님한테
3프로 드릴게. 그렇게 하시고 백과장은 그냥 쌩 깝시다. 예?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차는 양정도. 정말 안 될 놈이네 라는 얼굴로 마사장을 쳐다보는데,
누군가 (OFF) 끝까지 양아치네.
반응하는 양정도를 따라 시선이 움직이는 마사장. 고개를 돌려보면, 백성일이 서 있다!
마사장 어깨에 손을 올리는 백성일. 흡사 동네 깡패 형처럼 조소를 머금고 바라보다가!
백성일 야, 마진석.
마사장 (당황한 기색을 감출 수 없고)
백성일 (툭) 너 사기 당했어, 븅신아.
마사장 (무슨 말인지 이해 안 된다) 예?
백성일 니가 지금 60억 넘게 주고 산 땅...(계약서 툭) 이 땅...
실제로 얼마짜린지 알어? 평당 만 원짜리 땅이야.
그린벨트 묶여서 고구마 하나 못 심는 땅. 다 죽은 땅.
마사장 허허. 갑자기 무슨 말을 그렇게...
백성일 하, 이 새끼. 말 안 믿네. 너 지적도 검색하는 거 좋아하지?
함 검색해봐. 화성시 봉평읍 우정면 화도리. 23 -1 번지.
그 땅 공시지가가 얼만지.
순간 얼굴에 의아함이 번지는 마사장. 그래도 장난치는 거겠지라고 생각한 듯 어색하게
웃으며, 바로 옆에 놓인 커피숍 노트북을 통해 민원 24로 들어가 지적도를 검색해 보면!
평당 공시지가 10200원인 땅의 지적도가 화면에 뜬다! 멘붕에 빠지는 마사장. 사색되며,
마사장 어...이럴 리가 없는데...이거 아닌데....난 이런 땅
산 적 없...(하며 고개를 돌려 백성일을 쳐다보면)
백성일 너 그런 얼굴 처음 본다? 60억이 크긴 큰가부네.
마사장 (아직 어안이 벙벙한) 나, 나는...분명히...다, 다,
다른 땅...샀...샀는....내가 다 봤...확인 다 했는...
백성일 (바라보다가) 내가 그런 얼굴을 어디서 한번 본적이 있어.
니가 물 멕였던 아줌마. 그 아줌마 얼굴두 지금
너랑 똑같앴다고. 이제 그 아줌마 기분 좀 알겠냐?
그니까 돈으로 사람 갖구 놀구 그러는 거 아니야, 새끼야.
하며, 뭔가를 던지는 백성일. 보면, 2부에서 보았던 고급 외제차 키다!
백성일 니가 준거 그거, 그거 받고,
플래시백 / 2부
마사장
(자동차 등록증과 키를 내밀며) 좋은 아빠 되세요.
백성일 좋은 아빠 돼라. 너 이제 개털이자네.
하얗게 질린 마사장. 한동안 정신을 못 차리다가! 급격히 구겨지는 마사장! 핸드폰을
꺼내더니 동생에게 전화를 하면! 따르릉 -! 하는 전화벨 소리가 끊어질 듯 울리는데!
마사장 (초조함) 받어! 받어라!
S# 24 은행 (D)
은행장과 마주 앉아 환담을 나누는 마사장 동생. 뒤늦게 핸드폰을 받으면!
마사장 (F) 돈 보내지 마!
S# 25 커피숍 (D)
마사장 입금하지 말라고오!
S# 26 은행 (D)
순간 멍했다가! 구겨지는 마사장 동생! 황급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은행장 실을 나가고!
S# 27 커피숍 (D)
초조한 얼굴의 마사장. 안 하던 손톱을 물어뜯기까지 하는데,
그런 마사장을 바라보는 백성일. 단호한 말투로,
백성일 마진석.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지방세 5억 2천!
백성일의 뒤편에서 쓰윽 나타나는 정자왕. 마사장 앞에 서면,
S# 28 은행 (D)
반대편 멀리 보이는 대리를 향해 달려가는 마사장 동생! 동전을 들고 지나가는
직원과 부딪치면! 고막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동전들이 바닥에 흩어지는데!
동생 (신경 안 쓰고 달려가며) 넣지 마! 하지 마!
S# 29 커피숍 (D)
백성일 국세 52억 5천!
어디선가 나타나 마사장 앞에 서는 장학주. 그의 얼굴을 본 마사장은
짜증과 분노 섞인 괴성을 내뱉는다!
S# 30 은행 (D)
동생 (대리를 향해 달려가며 손짓) 돈 보내지 말라고!
S# 31 커피숍 (D)
백성일 총 57억 7천만 원!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고 어디선가 나타나 마사장 앞에 서는 조미주.
S# 32 은행 (D)
대리의 뒤편에 도착하는 마사장 동생! 대리의 어깨를 잡아 돌리며!
동생 도, 돈! 돈 어떡했어?! 보냈어?!
마사장 동생을 바라보는 대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다가!
S# 33 커피숍 (D)
마지막으로 노방실까지 마사장 앞에 서고 나면, 마사장 앞에 모두 모인 38 사기동대.
백성일 총 57억 7천만 원의 체납 세금을,
S# 34 은행 (D)
급박한 얼굴의 마사장 동생. 그런 속도 모르는 대리는 멀뚱히 바라만 보다가,
대리 (끄덕이며) 예...보냈는데....
S# 35 커피숍 (D)
백성일 완납하셨습니다.
얼굴이 구겨지는 마사장. 금방이라도 울 듯 한 얼굴로 괴성을 지르고!
백성일 앞으로는 쪽팔리겐 살아도 치사하겐
살진 마라. 자식보기 부끄럽진 말아야지, 어른이.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백성일. 동시에 같은 미소가 번지는 양정도,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의 얼굴이 교차하다가!
S# 36 시청 세무과 (D)
따르릉 - 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전화를 받는 세무과 여직원.
여직원 네, 서울 시청 세무과! (눈동자가 커지며) 예?!
S# 37 38 기동대 (D)
전화를 받는 2과장. 누군가의 말을 들으며 미간이 구겨지고!
S# 38 복도 to 국장실 (D)
복도를 달리는 2과장! 다급하게 달려 국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며!
2과장 국장님! 마진석이!
미소 띈 얼굴로 마주 앉아있는 천갑수와 안국장. 2과장을 바라보면!
2과장 (천갑수에게 목례하고 안국장에게) 국장님.
마진석씨가 체납 세금을 납부했답니다.
안국장 (번뜩) 얼마나?
2과장 전부요. 국세청에 연락해 보니까 체납한
국세 52억 5천만 원도 전부 완납을....
눈썹이 씰룩이는 안국장.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하는데,
천갑수 잘 됐네. 그런데 안국장은 표정이 왜 그래?
안국장 마진석 그 사람, 방필규 사장 젖줄입니다.
천갑수 (눈빛이 흔들리고)
안국장 방사장 심기 건드릴까봐 저희 선에서 카바 쳐주고 있었는데,
천갑수 누구 담당이었어?
안국장 3과 백성일 과장 담당이었습니다. 덩치는 커두 간이 작아서 절대
손 때 못 묻힐 거라 생각하구 던져 준건데, 요즘 뭔 바람이
불었는지 자꾸 만질라고 하긴 했거든요. 백성일 과장이, 마진석을.
천갑수 (보다가 헛웃음) 허허...
안국장 마진석, 방필규, 최철우, 이 라인 무너지면 우리 라인에두
칼 들어 올 겁니다. 방사장까지 다칠 일은 없겠죠, 시장님?
큰 한숨을 내쉬는 천갑수. 이내 진정하려는 듯 어색한 미소를 머금는 그의 얼굴에서!
천성희 (E) 방필규. 쉰 여덟이구요,
S# 39 38 기동대 (D)
방필규 관련 정보가 벽면 가득 붙어있고, 브리핑을 하는 천성희. 앞엔 강과장, 안창호,
징수1, 3과 조사관들이 앉아있다. 진지하게 듣고 있는 강과장, 조사관들과는 달리
안창호는 꾸벅꾸벅 졸고 있고, 그들 옆에 서 있는 박상호. 오늘은 사과를 깎고 있다.
천성희 몇 년 전에 소비 생활 공유 마케팅이니 뭐니 수당률 250프로로
직원들 꾀서 불법 다단계 사기 친 우향 그룹 다들 아시죠?
그 밑에 우향 개발이라고 계열사 하나 물고 사장하던 사람인데,
S# 40 대 회의실 (D / 과거)
‘회장 최철우’ 라는 명패가 보이고, 2열종대로 앉아있는 임직원들. 최철우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오른편 맨 상석에 방필규가 앉아있다. 역시나 얼굴이 보이지 않는 방필규.
최회장을 대신해 계열사 사장들에게 호통을 치는 방필규의 뒷모습이 보이며,
천성희 (E) 최철우 회장 고향 후배에 02년 우향이 그룹
체제로 전환할 때부터 최회장 오른팔 역할을 했고,
S# 41 38 기동대 (D)
천성희 우향 망하고 지금까지 방필규가 체납한 세금은
S# 42 창고 (D)
불이 텅텅텅 - 켜지면! 창고 빠레트 위에 빼곡하게 쌓인 500억의 5만 원 권 지폐가 드러나며!
천성희 (E) 국세 452억 5천. 지방세 45억 2천.
S# 43 38 기동대 (D)
천성희 총 495억 7천만 원인데,
김조사관 근데 갑자기 저 냥반은 와 건드는긴데? 저 정도 와꾸며는
하루 이틀에 쇼당 안 나. 적어두 반년 정도는 공 들여야!
천성희 (끊으며) 백과장님 구할려구요.
김조사관, 말을 멈추면, 말없이 조사관들의 얼굴을 둘러보는 천성희의 얼굴
위로 들려오는 5부 강과장의 목소리.
강과장 (E) 방필규를 치면, 성일이 정직 문제두
S# 44 시청 옥상 (D / 5부 40씬 연장선)
강과장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거 같다, 이거지.
천성희 어떻게요?
강과장 (보다가 씨익 미소 지으며) 방송국 카메라. 방송국
카메라 몇 대 달고 방필규 치면, 어떤 기사가 뜰까?
생각에 잠기는 천성희. 강과장 말의 의미를 캐치한 듯 눈빛이 번뜩이면!
천성희 (E) 국민 정서를 이용할 거예요.
S# 45 38 기동대 (D)
천성희 우리 차압 딱지보다 그게 더 무서운 거잖아요, 국민 정서.
마진석이랑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있는 방필규를 쳐서
수십만 실직자를 양산시킨 기업주가
S# 46 방필규 저택 (D / 상상)
우두커니 서 있는 방필규의 뒷모습이 보이고, 수 십 대의 카메라가 방필규에게 향해있다.
연신 터지는 플래시와 기자들의 질문 세례가 마치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온 장면과
흡사한 느낌을 주는 가운데,
천성희 (E) 자식한테 재산 다 돌리고, 몇 백 억 되는 세금도 안 내고,
아직도 비싼 집에서 비싼 밥 먹으면서, 그렇게 살고 있다.
S# 47 38 기동대 (D)
천성희 이런 여론만 만들어주면 여론에 등 떠밀려서라도 국세청이 적극적으로
움직일 거고 방필규랑 돈 줄이 얽혀있는 마진석까지 타격을!
박조사관 (끊으며) 방필규 간지럽혀서 여론 몰이 하고, 마진석이 꼬리 내리게
만들겠다, 그 말인 거지, 지금?
김조사관 마진석이가 꼬리 내리며는 백과장님 폭행에 뇌물, 그런 얘기도 싹 다
들어 갈기고? 그럼 정직 문제도 자연스럽게!
강과장 해결되는 거지. 허허. 이거 다 내 아이디어다? 나 아직 안 죽었지?
천성희 이번 일만 잘 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돼요. 백과장님 우리가
구해야죠. 식구잖아요, 우리. 아무튼 그렇게들 알아 주시구요,
(강과장에게) 강과장님. 카메란 몇 대나 온대요?
강과장 (아주 자연스럽게 박상호의 사과를 빼앗아 한입 깨물어 먹고) 응.
S# 48 38 기동대 (D / 과거)
어딘가로 전화를 하는 강과장. 전화를 받는 방송국 사람들의 모습이 컷컷컷컷 보여지며,
강과장 (E) 공중파 3사랑 종편, 케이블 보도 채널,
지역 민방까지 싹 다 연락 돌렸어.
S# 49 38 기동대 (D)
강과장 우향 친다니까 침 질질 흘리드라.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 전부.
천성희 그럼 슬슬 출발! (강과장 슬쩍) 과장님 메이크업 했어요?
강과장 응. 방송 처음 탄다구 마누라가. 헤헤. 화장빨 잘 받은 거 같애?
천성희 (마음에 없는) 네. 좋네요. 10년은 젊어 보이세요. 하하...(나가며)
출발하시죠, 그럼.
일어나라는 듯 안창호의 머리를 때리고 기동대를 나가는 천성희. 잠시 멈칫하더니 박상호에게,
천성희 박상호씨.
박상호 (보면)
천성희 이럴 시간에 나가서 일을 해요.
눈빛에 원망이 서리는 박상호. 말없이 고개를 떨구면, 답답함의 한숨을 내쉬고 기동대를
나가는 천성희. 강과장과 안창호, 조사관들이 그녀의 뒤를 따르고, 38 기동대 사무실에
홀로 남겨진 박상호. 답답함이 차오르듯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더니,
박상호 그게 안 되니까 그러죠...
S# 50 시청 복도 (D)
복도를 걷는 천성희와 강과장 그리고 1,3과 조사관들. 다부진 걸음으로 로비를 향해 걸어가며,
강과장 오늘은 부득이하게 성희가 리드해야 될 거
같으니까 1과 니들 이해 좀 해. 알았!
조사관1 (강과장에게 조그맣게) 또 발 빼시는 거예요?
강과장 (알면서 그러냐는 듯 조사관1을 툭 치면)
천성희 카메라 많다고 긴장하지 마시고 하던 대로
하면 될 거 같아요, 하던 대로. 아셨죠?
조사관들 예! (혹은) 오케이! (혹은) 알았어!
천성희 (안창호에게) 청년 일자리 너두.
안창호 전 안가면 안돼요?
김조사관 이기도 쪽수 싸움이다. 임마야. 쪽수에서
밀리모 체납자 집에 드가지도 몬해.
천성희 (숨 고르고) 긴장하지 마. 별일 없을 거니까.
동시에 로비를 나가는 천성희와 사람들. 그들을 본 방송국 사람들이 우르르 - 다가오면!
강과장 성북동 121 - 2번지!
끄덕이는 방송국 사람들! 각자의 봉고차에 올라타고! 봉고차에 올라타는 천성희와 사람들!
운전석에 앉는 안창호. 키를 꽂고 시동을 걸더니 고개 돌려 천성희를 보며,
안창호 출발할까요?
천성희 가자.
빠르게 액셀을 밟는 안창호! 동시에 38 기동대 봉고차가 빠르게 출발하고! 따라가는 방송국
봉고차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청 앞 광장을 돌아나가는 봉고차 행렬이 장관을 이루는 가운데!
S# 51 38 기동대 (D)
38 기동대로 뛰어 들어오는 1부의 여조사관. 사무실 문을 열며,
여조사관 마진석이 체납 세금 완납 했대요!
아무도 없이 휑한 사무실 내부를 보는 여조사관. 의아해지는 그녀의 얼굴에서,
S# 52 달리는 봉고차 안 (D)
늘어선 봉고차가 도로를 달린다. 카메라가 선두에 선 38 기동대 봉고차를 비추면,
방필규 저택의 설계도를 펼치는 천성희. 운전석의 안창호와 조수석의 강과장을
제외한 모든 조사관들이 최대한 천성희에게 밀착해 설계도를 보는 상황에서,
천성희 집은 하나, 둘. 두 개 층, 물론 아들 방호석
명의고, 1층은 1과, 2층은 3과가 마크. 괜찮죠?
일동 (고개를 끄덕이거나 대답하면)
천성희 (설계도 가리키며) 이게 대문. 대문 양 옆으로
S# 53 방필규 저택 (D)
굳게 닫힌 철문 옆으로 높게 솟은 외벽이 보이고, 외벽 안쪽 마당엔 심어진 풍성한
나무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는 방필규 저택 외경이 보이며,
천성희 (E) 외벽은 한 5미터 정도 되는 거 같은데,
마당에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서
S# 54 달리는 봉고차 안 (D)
천성희 밖에서 안을 못 봐요. 전형적인 재벌가 저택
그거 맞구요, 현관 타고 1층 들어가면 방이 3개.
S# 55 방필규 저택 (D)
방필규의 최고급 저택 내부를 비추는 카메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정부 아줌마를 따라
무빙한다. 거실을 지나 첫 번째 방으로 들어가는 가정부 아줌마. 방필규의 서재다.
서재의 집기와 책들을 정리하는 아줌마 모습 위로,
천성희 (E) 1번 방은 방필규 서잰데, 엄하게 책 같은 거 뒤지지 말고,
S# 56 달리는 봉고차 안 (D)
천성희 골동품이나 그림, 도자기, 그런 거 위주로 솎아내야
돼요. (여조사관에게) 여긴 나조사관이 마킹 해주고.
여조사관 (끄덕이면)
천성희 대충 훑어보고 없으면 바로 빠져서 다른 쪽에 붙어.
(설계도 툭툭 치며) 여기서 버릴 시간 없다? 알았어?
여조사관 예.
천성희 그럼 다음. 2번방.
S# 57 방필규 저택 (D)
저택과는 어울리지 않게 모든 것이 간소한 2번방. 옷장을 열어보는 가정부 아줌마.
몇 개 되지도 않는 옷들 사이 낡은 가디건을 꺼내 걸쳐 입는다. 방에서 나오는
아줌마. 거실을 걸어 3번방으로 걸어가는 모습 위로,
천성희 (E) 여긴 가정부 아줌마 숙소로 쓰는 방이라니까 그냥
건너뛰고, 1과 남은 인력은 3번방에 화력 집중하세요.
S# 58 달리는 봉고차 안 (D)
조사관1 거기가 무슨 방인데?
천성희 (바라보다가) 드레스 룸.
S# 59 방필규 저택 (D)
가정부 아줌마, 3번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각 잡혀 걸려 있는 각종 명품 옷과 명품 가방,
명품 시계 등이 화면에 드러난다. 옷과 가방의 먼지를 털어내고, 시계와 선글라스를 각 잡아
정리하는 아줌마 모습 위로,
천성희 (E) 명품 가방, 옷, 시계 가릴 거 없이 닥치는 대로 쓸어 담으시고,
가능하면 여기서 그림 한 번만 만들어 주세요.
조사관2 (E) 무슨 그림이요?
S# 60 달리는 봉고차 안 (D)
천성희 몸싸움.
S# 61 방필규 저택 (D / 상상)
명품 가방을 들고 방필규와 실랑이를 벌이는 1과 조사관들. 방필규는 뒷모습만 보이는 상황에서,
방송국 사람들은 그들의 진흙탕 몸싸움을 촬영하는데 여념이 없다.
천성희 (E) 사람들이 다 알만한 명품 가방 들고 주네 안 주네
실랑이 한번만 벌여 주시면, 그 장면이 방송을 타면,
S# 62 달리는 봉고차 안 (D)
천성희 여론, 우리 쪽으로 완벽히 기울어요.
조사관1 쪽두 좀 주고 살살 긁어볼게. 그럼 넘어 오겠지.
천성희 카메라 있으니까 너무 오바는 하지 마시구요, 사브작
사브작 마사지 정도만. 무슨 말인지 아시죠? (설계도
넘기며) 2층 보죠. 2층은 거실 하나에 방이 총 2개,
S# 63 방필규 저택 (D)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올라가는 가정부 아줌마. 고가의 미술품들과 도자기들이 진열된 거실을
지나 안방을 향해 걸어가고,
천성희 (E) 일단 박조사관님은 2층 거실에서 그림, 도자기, 골동품 같은 거
체크하시고,
가정부 아줌마, 안방 문을 열면, 엔틱한 침대와 가구들로 채워진 고풍스러운 안방의 전경이
펼쳐진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이불과 침구들을 정리하는 아줌마 모습 위로,
천성희 (E) 바로 4번방, 안방 마킹하세요. 장롱 털어서 각종 문서, 귀금속,
금붙이 싹 다 긁어모으신 다음,
S# 64 달리는 봉고차 안 (D)
천성희 카메라 앞에 살랑살랑 흔들어주는 센스.
S# 65 방필규 저택 (D / 상상)
각종 보석과 금붙이를 방송국 카메라 앞에 내 보이는 박조사관. 짧은 인서트.
S# 66 달리는 봉고차 안 (D)
천성희 아시죠?
박조사관 (미소 지으며 끄덕이면)
천성희 이제 제일 중요한 5번방인데,
S# 67 방필규 저택 (D)
안방에서 나오는 가정부 아줌마. 다시 계단을 내려가면, 2층에 그대로 멈춰서 있는 카메라.
천천히 무빙하여 굳게 닫혀있는 5번방 문을 비추면,
천성희 (E) 방필규가 직접 관리하는 방이에요. 항상 잠겨 있어서 열쇠 없으면
들어갈 수도 없을뿐더러 와이프 김숙영도 이 방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하는걸 보면, 이 방에 그게 있을 가능성이 커요.
S# 68 달리는 봉고차 안 (D)
천성희 금고.
S# 69 방필규 저택 (D)
열쇠 구멍을 타고 5번방 안으로 들어가는 카메라. 어둠만이 가득한 그곳, 한 구석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철제 금고를 향해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며!
천성희 (E) 그 금고에 뭐가 들었는지, 그걸 어떻게 꺼내는지가
이번 프로젝트 결과를 좌우할 거 같으니까,
S# 70 달리는 봉고차 안 (D)
천성희 여긴 저랑 김조사관님이 마킹. 청년 일자리 너는 여기저기
멀티 뗘 주면서 손 보태주고, 강과장님은 카메라 브리핑
전담 부탁드릴게요.
안창호 예...
강과장 알았어.
천성희 상대는 우향 그룹 사장이에요.
우리 오늘 일 한번 내봅시다.
각자의 대답을 하는 조사관들! 봉고차 행렬은 도로 위를 거침없이 질주한다!
S# 71 시장실 (D)
시장실에 앉아있는 천갑수.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뉴스에선 기상예보가 나오는 가운데,
캐스터 6호 태풍 볼라바가 빠르게 북상하고 있습니다. 제 6호 태풍 볼라바는
21일 새벽 3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560km 부근 해상에서
서진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대만에 접근하면서 방향을 꺾어
“방향을 꺾어” 라는 캐스터의 멘트가 쿵쿵 - 분절된 클로즈업으로 연달아 두 번 들리고 나면!
캐스터 우리나라와 일본을 향해 북동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할 경우 6년 전 한반도 전역에 큰 피해를 안겨줬던
태풍 곤파스 이상의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기상학자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생각에 잠긴 무표정한 얼굴로 기상예보를 보는 천갑수. 아무런 반응 없이 기상 예보를 보다가,
천갑수 (툭) 태풍이 또 올 거 같네....태풍이....
S# 72 방필규 저택 인근 (D)
끼익 -! 봉고차들이 연달아 멈춰서고 나면! 차에서 내리는 천성희와 강과장 그리고 조사관들!
방필규 저택을 향해 걸어가고! 허겁지겁 카메라를 들고 다가오는 방송국 사람들! 카메라
렌즈를 38 기동대를 향해 겨누는 순간! 드라마 카메라의 촬영 시점과 방송국 사람들의
촬영 시점이 적절히 교차되며! 대문 초인종을 누르는 천성희. 강과장과 안창호, 조사관들은
천성희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천성희 (초인종을 누르며) 방필규씨 세금 체납 문제로 서울 시청에서
나왔습니다. 문 좀 열어 주세요. 서울 시청 38 세금
징수과에서 나왔어요. (계속해서 초인종을 누르지만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자 / 안창호에게) 사다리 갖구 와.
강과장 (화들짝 놀라 / 천성희를 잡아채고) 안에 아무도 없으면 어떡할라고?!
천성희 있어요. 확실해요.
강과장 확실한데 없으면?! 우리 그럼 개쪽 당하는 거야! 카메라두 이렇게 많!
천성희 저는요, 과장님. 카메라 눈보다 시민들 눈이 더 무서워요. 여기까지
왔으면 원하는걸 보여줘야죠, 시민들한테. 사다리 갖구 와, 빨리!
컷 튀면, 드르륵 - 사다리를 펼치는 안창호와 조사관들! 그것을 저택 외벽에 걸치더니!
빠르게 타고 올라간다! 조사관들의 뒤를 따르는 천성희! 사다리를 오르는 동안!
강과장 (카메라에 대고) 이것두 엄연히 공무 집행 과정 중에
하나고요,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으니까 너무 놀라지들 마시고!
S# 73 방필규 저택 (D)
쳐진 커튼 사이로 바깥 상황을 바라보는 50대 후반의 누군가. 가소롭다는 듯 미소 지으며 뒤돌면,
S# 74 방필규 저택 마당 (D)
털썩 털썩 - 마당으로 떨어지는 조사관들. 그중 한 조사관은 착지를 잘못해 바닥에 자빠지는
슬랩스틱을 연출하고, 마당에 안착하는 천성희. 안창호를 향해,
천성희 대문 열어.
S# 75 방필규 저택 (D)
옷을 하나 둘씩 벗으며 화장실로 걸어가는 누군가. 아직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S# 76 방필규 저택 마당 (D)
안창호, 대문을 열면! 쏟아져 들어오는 방송국 사람들! 서로를 밀치며 마당으로 뛰어 들어오고!
그들에게 밀리는 강과장. 이리저리 밀치다가 팔꿈치에 한 대 맞기도 한다. 그의 코에서
코피가 주르륵 - 흐르고, 현관 문 앞에 서는 천성희와 조사관들. 현관문을 두드리며!
천성희 서울 시청 38 세금 징수과에서 나왔습니다! 문 좀 열어 주세요!
S# 77 방필규 저택 (D)
물줄기를 맞으며 샤워를 하는 누군가. 유유자적 콧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S# 78 방필규 저택 마당 (D)
계속해서 현관문을 두드리는 천성희. 하지만 여전히 그 어떤 인기척도 들리지 않는다.
김조사관 (천성희에게) 진짜 아무도 읍는 거 아이가?
천성희 (잠시 생각하다가 안창호에게) 사다리!
S# 79 방필규 저택 (D)
여전히 콧노래를 부르는 누군가. 그의 콧노래 소리가 구성지게 들리는 가운데,
S# 80 방필규 저택 마당 (D)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는 천성희. 방송국 사람들은 그녀의 모습을 촬영하는데 여념이 없다.
S# 81 방필규 저택 (D)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를 하는 누군가의 모습이 계속 이어지고,
S# 82 방필규 저택 마당 (D)
2층 창가 앞에 멈춰서는 천성희. 좁은 커튼 틈 사이로 저택 내부를 들여다보면!
S# 83 방필규 저택 (D)
콧노래가 조금씩 빨라지는 누군가. 동시에 물줄기도 조금씩 거세지기 시작하고!
S# 84 방필규 저택 마당 (D)
계속 저택 내부를 들여다보는 천성희. 커튼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S# 85 방필규 저택 (D)
더욱 빨라지는 콧노래 소리! 덩달아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의 강도도 점차 강해지는 가운데!
S# 86 방필규 저택 마당 (D)
계속 저택 내부를 들여다보는 천성희. 순간! 빠르게 거실을 지나가는 중년 여자의 인기척을 보면!
S# 87 방필규 저택 (D)
누군가의 콧노래가 멈추며! 물줄기 또한 삽시간에 꺼지고!
S# 88 방필규 저택 마당 to 방필규 저택 (D)
인기척을 확인하고는! 눈빛이 번뜩이는 천성희! 빠르게 사다리 밑을 내려다보며!
천성희 사람 있어! 문 따!
컷 튀면! 봉고차 트렁크에서 쇠지레를 집어 드는 박조사관! 그것을 들고 빠르게 뛰어
저택 철문을 지나 마당으로 진입한다! 쇠지레를 든 박조사관을 보자 길을 터주는
방송국 사람들! 그 모습을 촬영하는데 여념이 없고! 허공에 쇠지레를 두어 바퀴 돌리는
박조사관! 방송국 사람들과 조사관들을 지나 현관 문 앞에 서는 순간! 지체 없이
문고리에 쇠지레를 강타한다! 깡 -! 소리와 함께 문고리가 떨어져 나가면! 쾅 -!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천성희와 강과장 그리고 조사관들! 방송국 사람들도 그들의
뒤를 빠르게 따르고! 현관을 지나 거실로 들어서는 천성희와 강과장, 조사관들!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누군가를 보고 멈칫하는데! 이제야 화면에 드러나는 누군가!
낡고 바랜 정장 차림으로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그는! 50대 후반의 남자 방필규다!
초조한 얼굴로 서 있는 와이프 김숙영과는 달리 여유로운 얼굴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방필규. 너무나도 태연한 그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경직되는데,
천성희 서울 시청 38 세금 징수과에서 나왔습니다. 방필규씨 맞으시죠?
방필규 38 팀에서 온다는 거 알고 있었어요. 식사들은 하셨어요?
밥은 먹고 일하셔야지.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인데.
천성희 (바라보다가) 저희가 이렇게 찾아뵌 건 국세 452억 5천. 지방세!
방필규 (끊으며) 45억 2천. 총 495억 7천만 원. 그 중에 지방세 45억
2천만 원 때문에 오신 거지요? 가택 수색하러.
천성희 (바라보다가) 잘 알고 계셔서 다행이구요, 지금부터 지방세 기본법!
방필규 (끊으며) 131조에 의거. 가택 수색 및 동산 압류. 실시하세요.
천성희 (대답 없이 바라만 볼 뿐인데)
방필규 일 시작하시기 전에 (일어나며) 하나만 말씀 드리며는, (다가가며)
제가 세금을 안 낸 이유가 바로 이거 때문이었어요.
(앞에 서고) 기자 분들한테 할 말이 있어서. 이런 상황 아니면 누가
제 말을 들어주겠습니까? 다단계 사기꾼으로 몰려서
회사 날려 먹고 무일푼에 세금 한 푼 못 내고 사는 사람 말을요.
웅성이는 방송국 사람들! “말씀하십쇼”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 등의 말들을 쏟아내는데,
방필규 저희 우향은! 지난 정부와 검찰, 경찰의 조직적인 표적 수사에 희생
된 겁니다! 저희 우향이 지향했던 소비생활 공유 마케팅은 관련 법상
하등의 문제가 없는 합법적인 다단계 사업이었습니다! 헌데! 연 2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그룹이 단 한 푼의 뇌물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
우향을! 불법 다단계 사기 기업으로 매도하여! 공중분해 시킨 겁니다!
동안, 방송국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는 강과장. 무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느끼고,
강과장 (천성희에게 조그맣게) 어째 상황이 정치적으로 돌아간다...?
대답 없는 천성희. 경직된 얼굴로 방필규만 바라볼 뿐이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가는 방필규.
방필규 저희는! 끝까지 회사를 지키려고 했습니다! 20만 우향 가족들의
목숨을! 끝까지 지켜드리려 노력했습니다...모두 저희 불찰입니다.
권력자의 개가 되지 못한 저희 잘못입니다! 20만 우향 가족을
향한 마음의 빚! 평생 짊어지고, 죄인의 마음으로, 그렇게
살겠습니다. (허리 숙여 인사하며)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방필규를 촬영하는 방송국 사람들, 더욱 웅성이기 시작하고,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는 방필규.
천성희를 바라보면, 혐오의 눈빛으로 방필규를 바라보는 천성희. 방필규는 말없이 응시하다가,
방필규 그럼 시작하세요, 가택수색.
천성희 (보다가 조사관들에게) 집행하세요.
컷 튀면, 집안 곳곳을 수색하는 조사관들. 각자 지정된 방으로 들어가 차압 딱지를 붙이고,
몇 개 없는 귀중품들을 꺼내 사진을 찍은 뒤 함에 밀봉하며,
조사관1 뭐가 왜 이렇게 없어?
조사관2 벌써 다 빼돌린 거 같은데요.
어떤 몸싸움도 벌어지지 않는 가운데 차분하게 촬영을 하는 방송국 사람들. 몇몇은 방필규에게
달라붙어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조른다. 드레스 룸에서 고급 명품 가방 몇 개를
꺼내는 안창호. 그것에 차압 딱지를 붙이려는데, 본능적으로 가방들을 움켜쥐는 와이프!
빼앗기지 않겠다는 얼굴로 안창호를 바라보면,
안창호 노세요.
와이프 이거 며느리가 선물한...
안창호 노시라구요!
순간 방송국 사람들의 시선이 안창호와 와이프에게 집중되면! 안창호를 거드는 조사관1!
조사관1 공무 집행 방해 하시는 거예요, 지금?
이러시면 곤란하죠. 저기 방송국 카메라 안!
순간 가방을 잡고 놓지 않는 와이프의 손을 잡는 누군가. 얼굴을 보면, 방필규다.
방필규 그냥 드려요. 이렇게라도 애국해야죠. 우리 지은 죄도 갚고.
방필규를 바라보다가, 스르륵 - 손을 놓는 와이프. 불편한 마음에 주방으로 달려가면,
방필규 (조사관들에게) 작년 생일 때 며늘아기가 사 준 선물이라..
허허...제가 변변치 못하니까 이 나이에 아들집에 얹혀살고...
미안한 마음밖에 없네요, 집 사람한테. 하던 일 계속 하세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소파로 걸어가는 방필규. 방송국 사람들이 뒤를 따르고,
카메라 하나 없는 상황에서 드레스 룸을 수색하는 안창호와 조사관들. 답답함의
한숨이 절로 터져 나오는데, 방송국 사람들에게 우향 그룹 해체 정황을 설명해 주는
방필규를 스쳐보는 천성희.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며 계단을 오르고, 안방을 수색하는
박조사관을 스쳐보는 천성희. 별것 없다는 듯 손짓하는 박조사관을 보자 한숨이
절로 터져 나오고, 5번방 앞에 서는 천성희. 문고리를 돌리면,
역시나 문은 열리지 않는다. 문고리를 잡은 채로 생각하는 천성희. 김조사관을 보더니,
천성희 지금 우리가 쫄리는 상황 맞죠?
김조사관 마이 후달리지. 우리가 뭐카는진
관심두 없는 거 같다, 점마들 다.
천성희 분위기 반전 한 번 해 줘야겠네요.
김조사관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는 천성희. 방송국 사람들을 헤치고 방필규 앞에 서며,
천성희 2층 작은 방이 잠겨 있던데 문 좀 열어 주시겠어요?
방필규 그 방엔 아무것도 없는데요.
천성희 그건 저희가 확인해 볼 문제구요, 문 좀 열어 주세요.
방필규 (잠시 바라보다가) 그럽시다.
일어나는 방필규. 2층 계단을 오르고, 뒤따르는 천성희와 방송국 사람들. 컷 튀면, 5번방
앞에 서 있는 방필규와 천성희 그리고 방송국 사람들. 문을 열기만을 기다리는데,
열쇠를 꺼내는 방필규. 열쇠를 꽂고 돌리면, 끼익 - 낡은 쇠가 마찰하는 소리와 함께
5번방의 문이 열린다. 방으로 들어가는 천성희. 어둠만이 가득한 5번방의 불을 켜면,
방 벽면에 놓여있는 대형 금고가 보인다! 웅성이기 시작하는 방송국 사람들! 금고를
본 천성희와 강과장 그리고 조사관들의 얼굴에 짧은 미소가 번지고!
천성희 (돌아보며) 금고네요?
방필규 (대답 없고)
천성희 여세요, 저것두.
방필규 개인적인 물건밖에 없습니다.
천성희 그 개인적인 물건이 뭔지 궁금하네요. 여세요, 빨리.
방필규 (보다가) 이렇게까지 해야겠습니까?
천성희 죄송하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게 저희 일이에요. 기술자
불러서 강제 개방할까요? 그럼 저것두 상할 수 있는데.
몇 억 할 거 아니에요, 저 금고두.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바라보는 방필규. 어쩔 수 없다는 듯 금고로 걸어가 앞에 서고,
비밀 번호를 누른다. 그의 손짓 하나하나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비밀번호를 모두 누른 방필규. 금고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려다가 잠시 멈칫 하더니,
방필규 조사관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천성희 서울 시청 38 세금 징수 3과.
천성희 조사관입니다.
방필규 기억할게요. 그 이름....
철컹 -! 금고를 여는 방필규! 아직 금고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람들을 밀치고 금고 앞에 서는 강과장! 금고 안에 들어있는 서류 봉투를 꺼내고
내용물을 확인하는데! 무언가를 보고 그대로 얼어붙는 강과장! 뒤에서 바라보는 천성희의
얼굴엔 의문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기다리지 못하는 천성희! 빠르게 다가가 강과장이
들고 있는 내용물을 확인하면! 그것은 낡고 바랜 방필규 아버지의 영정 사진이다...
방필규 부모 돼봐야 부모 맘 안다구 나이 먹을수록
아버지 생각이 더하네요. 그 사진 하납니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 얼굴을 볼 수 있는 게...
씁쓸한 미소를 머금는 방필규. 그런 방필규를 바라보는 천성희의 얼굴에 낭패감 섞인
분노가 차오르고! 천성희와 방필규, 두 사람의 얼굴이 교차하다가!
S# 89 방필규 저택 (D)
방필규에게 인사를 하고 저택을 나가는 방송국 사람들. 바라보는 천성희와 강과장 그리고 조사관들의
얼굴에 짜증이 묻어난다. 방송국 사람들이 모두 나가고, 뒤따라 저택을 나가는 강과장과 조사관들.
마지막으로 천성희가 발걸음을 옮기는데,
방필규 천 조사관님.
천성희 (멈추고 뒤돌아보면)
방필규 (다가오며) 오늘 여기요, 저희 집.
(멈춰서고) 왜 오신 겁니까?
천성희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데)
방필규 (바라보다가) 진짜 세금을 걷으러
오신 거예요, 쇼하러 오신 거예요?
천성희 (대답 없고)
방필규 오늘 이 난리를 피운 게 쇼, 단지 쇼
때문이면 내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웃고 넘겨 드릴게. 그런데에,
쇼가 아니라, 진짜 세금을 한번 걷어
보겠다, 이런 마음으론 온 거면, 허허.
천 조사관 많이 곤란해 질 거야.
(바라보다가) 다시 한 번 물어볼게.
세금 걷으러 온 거야, 쇼하러 온 거야?
천성희 (바라보다가) 일하러 왔습니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 방필규. 그저 경직된 얼굴로 천성희를 바라본다.
정적만이 가득한 그곳. 폭풍전야의 상황처럼 위기감이 감돌다가!
살짝 헛웃음 짓는 방필규. 이내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는,
방필규 알았어요. 들어가 봐요.
저택을 나가는 천성희. 짜증이 솟구치듯 큰 한숨을 내쉬고, 바라보는 방필규.
가소롭다는 듯 미소를 머금는 찰나, 핸드폰이 진동한다. 방필규, 전화를 받으면,
방호석 (F) 아빠! 클났어! 마진석 그 미친 새끼가!
아들 방호석의 말을 들으며 미간이 구겨지는 방필규. 얼굴에 짜증이 한가득 차오르더니!
방필규 마진석 그 새끼 지금 어딨어!
S# 90 백성일의 집 (N)
화면 가득 김민식의 영정 사진이 보인다. 제사 음식을 상에 올리는 백성일.
텔레비전에선 뉴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딸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고 있고, 조용한 그곳에 흐르는 텔레비전 뉴스 속 앵커의 목소리.
앵커 전화금융사기 등의 범행을 방조하고 범죄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현직 경찰관이 구속 됐습니다.
플래시백 / 16씬
문자를 보는 구형사. 낯빛이 굳어지며 사재성을 바라보고,
잔뜩 경직된 얼굴로 사재성을 바라보는 형사들.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사재성은 그저 벙찐 얼굴이다.
계속 상을 차리는 백성일. 뉴스에선 자료 화면이 흘러나온다.
플래시백 / 16씬 연장선
사재성에게 걸어가는 구형사. 사재성의 두 손에 수갑을 채우면,
황당하단 얼굴로 바라보는 사재성. 잔뜩 구겨지는 그의 얼굴에서,
백성일 (상을 모두 차리고 딸에게) 티비 꺼. 시작하자.
컷 튀면, 부인, 어머니, 딸과 함께 제사를 지내는 백성일. 딸이 잔에 술을 따라주면,
백성일이 두 번 반 돌리는 사이,
성일처 오늘도 새언닌 안 왔네. 그 남자랑 좋나봐, 아주.
묵묵히 잔을 내려놓고 큰절을 올리는 백성일. 딸도 함께 절을 올리는데,
성일딸 (멈칫하고) 근데 나두 절하는 거 맞어?
여잔 하는 거 아니라든데?
성일처 그럼 아빠 혼자 잔 들구 술 따르구 다해?
지방마다 다 달르니까 그냥 해.
갸우뚱하는 성일딸. 어쩔 수 없다는 듯 백성일과 함께 절을 올린다. 컷 튀면,
김민식의 영정 사진 앞에 캔 커피를 놓아주는 백성일. 제사상 앞에 앉아
밤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데, 하나 둘씩 음식을 치우는 성일처. 지나가며,
성일처 커피 좀 그만 줘. 맨날 커피만 마셔서 이빨 누렇더니
죽어서두 누러네, 저놈의 이빨.
백성일 말 좀 예쁘게 해. 그래도 친 오빤데.
성일처 친 오빠가 아니라 웬수지, 웬수. 저놈의 인간
때문에 미련 곰탱이 같은 남자랑 결혼하구.
백성일 엄마 듣는다. 좀 조용하게!
성일처 주무셔어. 그리고 어머님두 인정했어. 당신 미련 곰탱인 거.
백성일 언제는 덩치 큰 남자가 좋다매. 그래야 아들 나두 덩치도 크고!
순간 주방에서 음식을 정리하는 딸과 눈이 마주치는 백성일. 자기 딸이지만
덩치도 너무 크고 못생겨도 너무 못생겼다.
백성일 아빠가 미안해. 딸일 거라 예상 못했어.
백성일을 바라보는 딸의 눈빛에 원망이 차오르는 순간, 초인종 벨소리가 울린다.
컷 튀면, 끼익 - 문을 여는 백성일. 문 앞에 서 있는 누군가를 보고 놀라는데,
그는 양정도다. 방긋 - 웃는 양정도. 바라보는 백성일의 얼굴엔 당혹감이 흐르고,
S# 91 백성일의 집 (시간 경과)
한상에 앉아 밥을 먹는 백성일과 양정도, 부인과 딸.
성일처 애 아빠 후임 중에 이렇게 잘생긴 분이
계신 줄 몰랐네. 결혼은 하셨어요?
양정도 (먹으려다 말고) 아직....(먹으려는데)
성일처 여자친구는?
양정도 (먹으려다 말고) 아직....(먹으려는데)
성일처 그럼 요즘말로 썸탄다 그러나? 암튼 그건?
양정도 (먹으려다 말고) 아직...(먹으려는데)
성일처 그럼 맞선 한번 보실래요? 제 주변에 괜찮!
백성일 (끊으며) 아이씨! 좀 먹게 냅둬! 이럴 걸 밥은
왜 먹구 가래? 그냥 구경만 하다 가라 그러지!
성일처 왜 화를 내? 요즘 무슨 말만 하면 짜증 내드라?!
양정도 아니, 전 괜찮은데, 밥 먹구 와서 배두 별루!
백성일 (무시하고) 무슨 말만하면 짜증을 내는 게 아니라!
(참자) 후....됐다. 이런 날 싸우지 말고 밥이나 먹자.
어그적어그적 밥을 먹는 백성일. 분노의 숟가락질을 보여주고, 일순간 냉랭해진 밥자리.
모든 사람들이 아무 말도 없는 불편한 침묵이 이어지다가,
양정도 (불편함을 깨고자 딸에게) 몇 살이야?
성일딸 (대충) 고 1이요.
양정도 그게 몇 살인데?
성일딸 (대충) 세 봐요.
양정도 (당황) 그치. 내가 세보면 되지. 그렇지. 근데
너 진짜 예쁘게 생겼다. 학교에서 인기 많지?
놀라는 백성일과 부인. 본능적으로 딸을 바라보면! 순간 젓가락질을 멈추는 성일 딸.
양정도를 한동안 빤히 바라보다가,
성일딸 아저씨 사기꾼이죠?
양정도 (뜨끔하고)
성일딸 내 얼굴 똑바로 보고 다시 얘기 해봐요, 방금 한 말.
양정도 (긴장 / 마른 침 꿀꺽) 이.....뻐.....
성일딸 사는 거 힘들죠? 과장 딸래미한테두 아부 떨어야 되고. 힘내요.
다시금 밥을 먹는 딸. 백성일과 부인도 다시 밥을 먹고, 어색한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
젓가락을 드는 그의 마음이 영 불편하다.
S# 92 백성일의 집 (시간 경과)
마당 평상에 앉아있는 백성일과 양정도. 남은 제사 음식을 안주삼아 술을 마신다.
양정도 아까 제사지내던 분은 누구예요?
백성일 내 손위 처남.
양정도 왜 돌아가신 건데?
백성일 자살....6년 전에....
양정도 어쩌다...가...
백성일 내 선임이었는데...뇌물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와 갖고...
(소주 한잔) 암튼 그렇게 괴로워하다가....허허...
양정도 (말없이 소주만 한잔 마실 뿐인데)
백성일 (소주 마시고) 내가...내가 그때....한번만...응? 딱 한번만
형님 말 믿어줬으면...형님 저렇게 안 됐을...후....내가 저 형님한테
마지막으루 한 말이 뭔지 아냐? 튀지
말자구...튀지 말구 연금 타자구...그레 말했어...당장 죽을 생각하는
사람한테 연금 얘기 하고 앉았었다고, 내가. 어우. (소주 마시면)
양정도 그 분 뇌물 받은 건 확실해요? 건드려선 안 될 놈 건든 건 아니고?
백성일 (소주 마시고 잠시 바라보다가) 우향....우향을 쳤어, 민식이 형님이.
S# 93 38 기동대 (D / 과거)
테이블에 앉아 회의를 하는 백성일과 김민식. 강과장과 2과장, 안국장도
함께 회의 중이다. 열변을 토하는 김민식 얼굴 위로,
백성일 (E) 서울시 1등 고액 체납자 우향 그룹 최철우 한번
털어보자. 젊은 혈기에 그런 마음으루 시작했던 건데,
S# 94 백성일의 집 (N)
백성일 최철우 근처두 못 가보구 막혔다. 최회장 오른팔, 방필규란 놈한테.
S# 95 방필규 저택 (D / 과거)
소파에 앉아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방필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백성일, 김민식, 강과장
의 얼굴에 좌절감이 차오르고, 안국장과 2과장의 얼굴엔 당혹스러움이 번져 오는데,
백성일 (E) 시청에 줄 댄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더라고.
방필규 타고 최철우까지 엮을 계획이었는데
S# 96 백성일의 집 (N)
백성일 전화 한통으로 다 끝났다.
S# 97 38 기동대 (D / 과거)
붙잡는 김민식의 손을 뿌리치는 안국장. 격앙된 얼굴로 38 기동대 사무실을 나가면,
백성일 (E) 담날 바로 안국장 떨어져 나가고,
김민식을 향해 짧게 목례하는 2과장. 안국장을 따라 38 기동대를 나가는 모습 위로,
백성일 (E) 2과 백성일이 떨어져 나가고,
S# 98 대포집 (N / 과거)
술에 취한 얼굴로 김민식을 잡고 엉엉 - 우는 강과장 모습 위로,
백성일 (E) 며칠 이따 노승이 형 떨어져 나가고,
S# 99 백성일의 집 (N)
백성일 결국엔 나도...허....
S# 100 시청 옥상 (D / 과거)
백성일 튀지 말자, 형. (텀) 연금 타야지.
백성일,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옥상을 내려가면, 허탈하게 바라보는 김민식 얼굴 위로,
백성일 (E) 그르니까 가드라...
S# 101 백성일의 집 (N)
백성일 갔어....그렇게....
S# 102 빌딩형 주차장 (D / 과거)
눈알이 뒤집히는 백성일! 괴성을 지르며 마치 때려 부술 듯이 자동차 창문을 내려친다!
S# 103 백성일의 집 (N)
백성일 (착잡한 얼굴로 소주를 한잔 마시면)
양정도 그때 방 뭐시기가 전화 건 시청 사람이 누군데요?
S# 104 방필규 저택 (D / 과거)
95씬의 소파에 앉아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는 방필규. 짧은 인서트.
S# 105 백성일의 집 (N)
양정도 꽤 높은 사람이었나봐요? 전화 한통으로 38 팀 박살낸 거 보면?
백성일 (뭔가 말하려다가 말고) 있어, 그런 사람.
양정도 그런 사람이 누군데에.
백성일 아, 있다고. 그냥 있어, 그런 사람. 쩌기. (됐다) 너랑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관심 꺼. 관심 끄고, 여기 왜 왔어? 왜 야밤에
남의 집에 불쑥 찾아오고 그러냐고. 집도 절도 없는 놈처럼.
양정도 아니 뭐. 아저씨 보고 싶어서 온건 아니고,
마진석도 세금 완납했고, 공사 대금 10프로두 다 뿜빠이 했고,
이제 살면서 아저씨랑 우리랑 살 부대낄 일 없을 거 같은데,
선물이나 하나 주고 가려구요. 사람들두 다 괜찮대.
백성일 선물? 무슨 선물?
의구심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는 백성일. 씨익 -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의 얼굴에서,
S# 106 마사장 사무실 (N)
마사장 의자에 앉아있는 방필규. 옆엔 30대 후반의 아들 방호석이 서 있다.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마진석. 불안감에 떨며,
마사장 그게요, 사장님. 제가 사기를 당했는데요, 그 사기꾼 놈들이 그 돈으로!
방필규 (끊으며) 세금을 냈다? 57억을 한번에?
방호석 하, 이 새끼가 사람을 무슨 호구로 아나! 야이 개!
방필규 (방호석을 막고 / 잠시 마사장을 꼬나보다가) 때려.
마사장 예?
방필규 때리라구.
마사장 (잠시 어쩔 줄 몰라 하면)
방호석 때리라구!
마사장 (잠시 머뭇거리다가 자신의 뺨을 툭 때리면)
방필규 더.
마사장 (다시 한 번 뺨을 툭 때리면)
방필규 더어!
마사장 (이를 악물고 강도를 높여 뺨을 짝 때리면)
방필규 더!
마사장 (더욱 이를 악물고 강도를 높여 뺨을 짝-! 때리면)
방필규 주먹 쥐고!
마사장 (순간 주먹을 꽉 움켜쥐고 자신의 뺨을 퍽 -! 때리면)
방필규 더어!
방필규가 “더!”를 외칠 때 마다 퍽퍽퍽퍽퍽 -! 주먹으로 자신의 얼굴을 강타하는 마사장!
입가에 피가 고임에도 사정없이 자기 얼굴을 구타한다! 그의 피맺힌 입에서 튀는 피가
바닥에 튀기고! 또 튀겨! 바닥에 흩뿌려지는 순간!
방필규 그만.
주먹이 피로 물든 마사장. 자기 구타를 멈추면, 천천히 일어나는 방필규. 마사장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의 입 앞에 손바닥을 편다. 퉤 - 방필규의 손에 뭔가를 뱉는 마사장.
그것은 피맺힌 금이빨이다. 그것을 마사장 면전에 보이는 방필규.
방필규 이걸로 너랑은 계산 끝이야. 있던 데로 돌아가.
일어나는 방필규. 아파트를 나가는데, 방필규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마사장!
마사장 저, 저희! 다 굶어 죽습니다! 하, 한번만!
한번만 용서해 주십쇼!
방필규 (바라보다가) 개천에서 용 난 줄 알았지?
이제 돈 걱정은 안하고 살겠구나 싶었지?
상체를 숙이고 앞에 앉는 방필규. 피 묻은 마진석의 볼을 쓰다듬어 주며,
방필규 진석아...우리 대한민국...개천 마른지 오래야. 개천에서 용 날수도
없고 볼 수도 없어, 니들 같은 것들은. 그냥, 그냥 진석아.
(피 묻은 손을 마진석 옷에 쓱쓱 닦으며) 용 옆에서 같이 숨셔
본 걸로 만족하고, 다시 개천에서 꾸정물에 물장구치면서
그렇게 살어. 하루하루 공과금 걱정하면서, 그렇게.
일어나는 방필규. 마사장 사무실을 나가면, 아들 방호석이 뒤따르고,
방필규 여기랑 저 놈 가게들두 다 정리해.
방호석 언제 할까, 아빠?
방필규 지금!
쾅 -! 문을 닫고 나가는 방필규와 방호석. 그들이 나간 사무실엔 정적만이 감돈다.
S# 107 달리는 차 안 (N)
방호석의 고급 세단이 도로 위를 달린다. 뒷자리에 앉아있는 방필규와 방호석.
50대 중반의 운전기사가 운전 중이다.
방필규 보는 눈 많으니까 기사 쓰지 말라고 했잖아.
방호석 미안해, 아빠. 나 아직두 운전 잘 못하잖어.
저 새끼 운전 잘해. 지름길두 잘 찾아가구.
운전기사 (룸 미러로 방호석을 힐끔 쳐다보면)
방호석 너 지금 꼬라봤냐? 운전이나 해. 쳐 맞기 싫으면!
운전기사 (시선을 피하면)
방호석 너 이 새끼 넌. 운전 못했으면 벌써 짤렸어. 그 나이
쳐먹도록 뭘 하고 살았길래 아직두
운짱이나 하구 있냐, 새끼야. 이 열정 없는 새끼야.
열정만 있음 다 돼! 열정이 없어서 니가 지금
그 모양 그 꼴로 사는 거라고. 그 나이에 운짱하믄!
방필규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시킨 일은 어떻게 됐어?
방호석 응. 아빠. 다 알아서 준비시켜 놨지. 조만간 답
나올 거야. 근데 이번엔 38 걔네들 꽤 쎄게 치구 들어
왔나봐? 아빠가 이런 일을 시키는 거 보믄.
방필규 아빠 귀에 바람을 넣드라고. 어떤 싸가지 없는 것이.
S# 108 백성일의 집 (N)
소파에 누워있는 백성일. 잠을 자려는 듯 눈을 감는데, 순간 그의 귓가에 울리는,
105씬 양정도의 목소리.
양정도 (E) 선물이나 하나 주고 가려구요.
동시에 뒤척이는 백성일. 궁금증에 잠이 오지 않는 듯 눈만 멀뚱이다가,
이불을 팍 – 걷어차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컷 튀면, 끼익 –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는 백성일. 외출복 차림이다. 자동차 키가 있는 화장대로
걸어가는 백성일. 열쇠를 집으려는 찰나 부인을 보는데, 오늘도 눈을
뜨고 잔다. 이젠 익숙한 듯 당황하지 않는 백성일. 열쇠를 잡는 순간,
성일처 어디 가냐...
깜짝 놀라는 백성일. 잠꼬대 한 건가? 생각한 듯 부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데,
성일처 안 잔다....
잠시 쭈뼛대는 백성일. 화장대 위에 자동차 키를 가지런히 올려놓더니,
백성일 택시타고 갈게....
S# 109 마장동 정육 시장 (N)
끼익 -! 택시가 멈춰서고, 내리는 백성일. 모든 상가의 불이 꺼진 그곳을 걸어간다.
S# 110 냉동 창고 (D / 과거)
모여 앉아있는 양정도,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 양정도를 제외한
모두가 심각한 얼굴이다.
양정도 왜요? 싫어요?
노방실 아니 뭐. 싫은 건 아닌데.
조미주 꼭 그렇게까지 해야 돼?
S# 111 마장동 정육 시장 (N)
걸음을 옮기는 백성일. 조금 쌀쌀한 듯 옷깃을 여미는 모습 위로,
양정도 (E) 꼭 할 필욘 없어.
S# 112 냉동 창고 (D / 과거)
양정도 그럴 필욘 없는데, (긁적긁적)
백성일 그 아저씨. 좀 불쌍하지 않아?
S# 113 다미 식당 인근 (N)
다미 식당 근처를 지나가는 백성일. 셔터를 내리는 우상철과 미소를 머금은
짧은 눈인사를 주고받는다. 우상철의 옆에 서 있는 다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그 앞을 지나치는 백성일의 모습 위로,
양정도 (E) 어쩌다 우리 같은 놈들이랑 살 부대끼게
되긴 했어도, 좋은 일 하는 사람이잖아.
S# 114 냉동 창고 (D / 과거)
양정도 그래. 뭐 다들 알겠지만 사람이 좀 단순하고
멍청하긴 해.
피식 – 짧은 미소를 머금는 노방실. 뒤이어 조미주와 정자왕의 얼굴에도
옅은 미소가 번지는데, 혼자 안 웃는 장학주. 멀뚱한 얼굴로,
장학주 그래 보이진 않던데...?
S# 115 냉동 창고 인근 (N)
저 멀리 냉동 창고가 보이고, 다가가는 백성일. 주차되어 있는 노방실의 차가 보인다.
양정도 (E) 그러니까 우리가 딱 한번만 더 도와주자구.
S# 116 냉동 창고 (D/ 과거)
양정도 대한민국 헌법 제 38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
그거 한번 지켜보겠다고,
S# 117 냉동 창고 인근 (N)
노방실의 차 옆을 지나는 백성일. 운전석을 스쳐보면, 최지연과 눈이 마주친다.
백성일, 언제나처럼 어색한 미소를 머금고 목례하는데, 이번엔 최지연의
리액션이 다르다. 백성일을 향해 짧은 미소를 머금는 최지연. 그것을 본
백성일의 얼굴이 의아해지는데,
양정도 (E) 우리 같은 사기꾼 놈들이랑 손까지 잡았는데,
S# 118 냉동 창고 (D / 과거)
양정도 우리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도, 백과장님 같은 사람은
자릴 지키고 있어야지. 그래야 그게 되는 거잖아, 조세 정의.
대답 없는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 각자의 생각에 잠긴 얼굴인데,
S# 119 냉동 창고 (N)
최지연을 지나치는 백성일. 의아함을 뒤로하고 끼익 -! 냉동 창고의 문을 열면!
열리는 문 틈 사이로 냉동 창고 내부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데!
양정도 (E) 내 말은 끝났고,
S# 120 냉동 창고 (D / 과거)
양정도 그래서, (둘러보다가) 같이 할 사람.
양정도를 바라보는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 서로들 간의 눈치를 살피는데,
S# 121 냉동 창고 (N)
냉동 창고의 문이 열리면! 내부를 보는 백성일. 무언가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카메라가 크게 돌며 냉동 창고 내부를 비추면! 냉동 창고 사방 벽면을 가득 채워
붙여진 체납자들의 인적사항들! 족히 수백 명은 되어 보인다! 그것들 사이에 서 있는
양정도,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 냉동 창고로 들어온 백성일과 눈이 마주치는데,
양정도 (잠시 멍했다가 / 미소) 들켰네...
백성일 (둘러보며) 뭐냐, 다.
양정도 아저씨네 징수 3과 체납자 리스트.
백성일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 짓고)
뭐할라고, 저걸루.
양정도 아저씨 정직 막아 줄라구.
한 300명 정도 세금 받아주면 되나?
어이없지만 기분은 좋다는 듯 웃는 백성일. 그런 백성일의 얼굴을 바라보는 양정도, 조미주,
노방실, 장학주, 정자왕의 얼굴에서 미소가 번지고, 서로를 보며 미소를 머금는 백성일과
양정도의 얼굴이 2분할 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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