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비 인상에 즈음하여
박문하 포항시의회 의장
포항시민 여러분께서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지난 10월 31일 ‘의정비 심의위원회’가 오랜 기간 숙고하여 논의한 끝에 2008년도 포항시의회 의정비를 금년보다 28% 인상된 3,831만원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는 경북에서 3,960만원의 구미 다음으로 높은 금액이면서 인구50만 이상 12개 대도시 가운데는 성남시의 4,777만원 등에 비해 제일 적은 최하위 금액으로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정비의 인상에 대한 당위성의 논리 말씀을 드리기에 앞서 인상된 의정비의 많고 적음을 떠나 경제적인 어려움이 사회전반에 확산되어 주민들께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적지 않은 폭으로 의정비가 인상된 것에 대해 먼저 시민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이 기회에 시민 여러분께 포항시의회를 책임지고 있는 의장으로서 우리 의회의 의정활동 현황과 나아가 해마다 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의정비 심의제도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저의 소신을 밝혀 드리려 합니다.
지난 2006년 7월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속에 제5대 포항시 의회가 출범하였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중단되어왔던 지방자치제가 1991년 우여곡절 끝에 부활되어 지방의회가 구성 된지도 어언 16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일천한 역사도 될 수 있었겠으나 결코 짧지 않는 기간이었으며 이후에도 시간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고 돌아 어언 제4대 의회가 마감되고 여러 변화와 혁신적인 제도 속에 제5대 포항시의회가 시작되어 다시 1년이 넘게 지나갔습니다.
주지하시는 바처럼 제5대 의회는 초대 에서부터 제4대 의회까지의 전혀 다른 구성원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바로 지금까지는 시행되지 않았던 정당 공천제와 비례대표제 도입, 중선거구제 시행 그리고 무보수 명예직에서 유급제 전환 등 실로 획기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시민 여러분의 준엄하신 선택에 따라 제5대 의회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같이 대내외적으로 불가피한 변화 속에 출발한 제5대 의회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 미흡한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변화와 개혁’ 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하여 왔습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러 제도적인 장벽을 극복하지 못한 한계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무보수 명예직에서 유급제로의 전환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 동안 지방의회가 당면한 여러가지 현안 중 극복해야 할 제1의 과제가 ‘전문성’이었습니다. 능력 있고 정직한 의회 구성원을 확보하지 않는 한 집행부인 시정부를 바르고 확실하게 견제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전문성 있는 ‘우수한 의원’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유급제를 도입하여 과거 1차원적인 생계활동으로 빼앗기는 시간을 제대로 된 보수를 지급하여 최소한 생계활동에 따른 시간을 모두 의회에 전념하여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 상을 구현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였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취지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져 과거 ‘무보수 명예직’ 과 별반 차이가 없이 그 처우가 개선되지 않아 유급제의 당초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 받아오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 여러 차례 밝혀드린 바와 같이 우리 포항시의회는 제 4대 의회까지의 여러 기득권과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혁파하고자 획기적인 개혁을 단행하였으며 시민 여러분들의 신뢰와 관심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가시적인 성과와 결실을 맺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의회는 우선 회기를 80일에서 100일로 늘여 강도 높은 의정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매주 화. 수. 목요일에는 상임위원회를 열어 의원들의 상시 출근을 관례화 하였고 또한 민원상담의 날, 의장단, 상임위원장단 간담회를 개최하여 시민여러분께 다가가는 의정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의회는 많은 어려움을 감내하고 시정 질문의 1문 1답식 제도도입과 시정 질문, 예산심의, 감사 등 주요 의정활동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여과 없이 직접 생방송으로 중개하고 있으며 인근 경주시의회와 활발한 교류 등을 통해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선진 의회 상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시민사회단체, 대형마트대표, 재래시장대표, 농축협조합장 간담회등과 의원연수의 날 운영, 한은존치문제, 현대중공업유치 등 경제현안에 대해서도 능동적인 의정활동을 전개한 결과 전국 230개 기초 자치단체 의회 중 최고의 영예인 의정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더불어 저는 이 기회에 ‘의정비 심의제도’에 대한 모순과 불합리한 부분을 지적 하면서 향후에 반드시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금처럼 재정자립도, 인구 및 의회의원 규모, 의정활동실정 등 시, 군, 구 지방자치단체 마다 다른 여건을 시장과 의장이 주관적으로 추천한 10명이 공청회나 물가인상률, 주민의견조사 등을 감안하여 의정비를 심의한다는 것은 참으로 황당하고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얼마전 (사)지방의회 발전 연구원이 정책 토론회에서 밝힌바와 같이 의정비 산정기준이 너무 애매해 지역 간의 편차가 심하고 최초 도입 당시 적정지급 수준을 산정하지 못해 해마다 소모적 논쟁이 가중되고 있으며 급변하는 지방자치 환경과 유급제 도입의 근본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의원의 도덕성, 전문성, 책임성과 겸업에 대한 기준 설정도 재고해야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금번 의정 비 인상에 대한 시민 여러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 낼 수 있도록 우리 포항시의회는 뼈를 깎아 내는듯한 자기성찰은 물론이고 시민 여러분께서 항상 ‘의회’를 지켜보고 계신다는 마음가짐으로 또한 낮은 곳, 그늘진 곳, 소외된 곳을 찾아 시민 여러분과 아픔까지 같이 하는 겸손하고 정직한 의회,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를 지향하여 개혁과 변화를 주도하는 전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선진의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것을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다시 한번 금번 의정비 인상에 대한 시민여러분의 깊은 해량과 앞으로 포항시의회에 대한 깊은 관심과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