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보 연재-사도신경 해설 4>
사도신경에 대한 몇 가지 오해(3)
손재익 목사
(한길교회 담임)
(『사도신경, 12문장에 담긴 기독교 신앙』 저자)
고신총회 산하 대부분의 교회는 주일예배 시간에 사도신경을 암송합니다. 고신교회만 아니죠. 상당수의 교회들이 그렇게 합니다.
왜 예배시간에 사도신경을 고백할까요? 성경에 “예배 시간에는 사도신경을 고백하라”라는 말이 있습니까? 성경이 기록될 때까지는 사도신경은커녕 신조라는 것 자체가 없었으니 그런 말은 없습니다. 베드로나 바울이 예배시간에 사도신경을 고백한 적이 없습니다. 1세기 성도들이 예배 시간에 사도신경을 고백하진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도신경이 예배 순서 안에 들어오게 되었을까요?
지난 2번째 글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사도신경은 교회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세례와 관련되죠. 그러한 역사는 결국 예배 안에 들어오는 계기도 됩니다.
사도신경은 세례를 통해 형성되었습니다. 그 말은 세례 받은 자들은 모두 사도신경을 고백하며 암송하는 자들이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예배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 세례 받은 사람들은 사도신경을 고백하고 암송할 줄 아는 자들이었습니다. 예배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 세례를 받아야 할 자들은 나중에 사도신경을 고백하고 암송해야 할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동적으로 공예배 시간에 암송하는 방식으로 정착하게 된 것입니다.
사도신경이 예배 안에 들어왔다는 건, 예배 때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도신경을 암송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고, 그건 결국 세례 받았을 때의 서약이 매주일 반복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함으로 평생에 단 한 번 받는 세례는 그 의미상 매주일 되뇌일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참고. 대요리문답 제167, 177문답). 세례 받을 때에 행했던 신앙고백이 그 날 하루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매주일, 매일, 매순간의 삶에서 계속되고 있음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대부분의 교회는 예배 중에 사도신경을 고백합니다. 그렇다면 예배 중에 사도신경을 하지 않으면 잘못된 것인가요?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예배 중에 하는 것이 좋고 유익하지만, 하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라 단순하게 접근할 수만은 없습니다.
침례교는 사도신경을 고백하지 않습니다. 고신교회와 자매관계에 있는 네덜란드 계통의 개혁교회 중에도 예배 시간에 사도신경을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교도들이 작성한 웨스트민스터 대소요리문답의 경우 십계명과 주기도문은 다루지만 사도신경은 다루지 않습니다. 고신교회 안에도 당회가 판단한 교회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 하지 않는 교회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침례교나 청교도의 경우 사도신경 그 자체를 반대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건전한 교회이면서도 사도신경을 예배 시간에 사용하지 않는 교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하면서도 건전하지 않은 교회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도신경을 예배 시간에 하느냐 안 하느냐로 어느 교회가 건전한가 아닌가를 단순하게 판가름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하느냐 안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왜 하는지, 왜 안하는지 이유가 중요합니다. 예배 때 하지 않는다는 것을 넘어 만약 사도신경을 반대한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배 중에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것은 교회와 성도에게 큰 유익을 주므로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교회 역사 가운데 형성된 좋은 신조인 사도신경, 자주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사도신경을 예배 시간에 고백하면 얻는 유익이 더 많습니다. 하지 않아서 얻는 유익보다 하면서 얻는 유익이 더 많습니다. 그러니 굳이 예배 시간에 있던 사도신경 순서를 뺄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다시 덧붙입니다. 고신헌법 예배지침 제8조에는 주일 공예배의 순서는 당회가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당회는 회중의 영혼을 살피는 치리회이니, 회중의 상태를 고려하여 적절히 할 수 있습니다. 수년 간 동일하게 진행된 예배 순서가 때로는 식상한 느낌을 줄 수 있으니 자그마한 변화를 주기 위해서 조정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고신헌법 예배지침 제8조에 언급된 20개의 요소를 다 하지 않더라도 잘못된 예배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물론 설교나 찬송, 기도, 헌금 등은 빠지지 않아야겠지요). 그렇기에 예배 중에 사도신경 고백을 하지 않는 교회라고 해서 함부로 단순하게 판단하는 일은 늘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