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227 (목) 7사단, 'GP 철조망'... 여당 의원에 선물 논란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완전파괴된 비무장지대(DMZ) 내 10개 GP(감시초소) 잔해물을 보존하라는 상부 지침을 어기고 육군이 철조망을 일부 잘라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선물해 논란이 되고 있다. 12월 26일 국방부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강원 화천의 육군 제7보병사단(사단장 박원호 소장)은 이달 12월 18일 접경 지역을 찾은 여당 의원 7명을 포함해 총 9명에게 철조망을 액자에 담아 기념품으로 줬다.
당시 민주당은 접경 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살피는 '청책(聽策)투어'의 일환으로 윤호중 사무총장과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 위원장, 권미혁 원내대변인 등 의원 7명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7사단을 찾았다. 윤호중 사무총장 등은 7사단 상승칠성부대가 있는 칠성전망대에서 장병들을 격려하고 059 GP 현장을 찾았다. 059 GP는 북측 GP로부터 900m 떨어진 곳인데 군사합의에 따라 지난 11월 26일 완전파괴됐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부는 11월30일 11개 GP에 대한 시범철수를 완료(보존 GP 1개 포함)했다. 이후 12월4일 시범철수와 연관된 육군 전 부대에 '철수 GP의 잔해물 처리 지침'이라는 공문을 내렸다. 국방부는 공문에 '시범철수 GP 10개 잔해물의 평화와 문화적 활용이 검토되고 있는 바 잔해물을 양호한 상태로 보존하시고 별도의 지침이 있을 때까지 GP 잔해물을 훼손하는 행위(폐기물 처리 등)를 중단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명시했다.
국방부는 청와대 주관 하에 통일부 및 문화체육관광부와 GP 잔해물 처리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GP 시범철수 과정에서 발생한 잔해 처리방안에 대해 협의 중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7사단은 지난 11일 시범철수 작업 때 뜯은 059 GP 안쪽 철조망을 잘라 12월 부대 방문자에게 주고자 11개의 기념품을 만들었다. 한반도 지도 중앙에 7cm 크기의 폐철조망을 놓고 액자에 담았다.
7사단은 지난 12일 연말을 맞아 위로 방문을 한 군인공제회 간부, 지난 17일에는 부대를 찾은 시중의 한 대형은행 간부에게 각각 1개씩 이 기념품을 선물했다. 이후 민주당 방문시에는 9개를 선물했다. 박원호 사단장은 민주당 일정이 끝나고 "제가 외판원은 아니다"라며 윤호중 사무총장 등에게 철조망이 담긴 액자와 육군 SNS 마스코트인 '아미랑' 인형을 선물했다. 이에 의원들은 "산업체 시찰 때보다도 선물 많이 준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도 정부간 협의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GP 잔해물 일부를 군당국이 자의적으로 활용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육군 관계자는 "잔해를 보존하라는 국방부 공문을 받았지만 담당자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앞으로는 철조망 액자 제작을 더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육군은 내부 의사소통이 안 됐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사단장을 비롯해 아무도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남북 평화 분위기 속에서 전방 지역 군 기강이 해이해진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육군은 문제가 불거지자 059 GP 이외에 나머지 10개 GP(보존 GP 1개 포함)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했는데 철조망이나 돌 등 잔해물이 훼손된 곳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 GP에서 북측을 바라보는 철조망이 아니라 GP로 들어가는 남측 방향 철조망 일부를 활용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아직 유관 부처간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건드리지 않는 게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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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이 12월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착공식은 남측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주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예정된 시간인 오전 10시 시작했다. 남측 참석자들은 이날 오전 6시45분께 9량으로 편성된 특별열차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해 북측으로 향했다.
이들이 탄 열차는 도라산역을 지나 오전 8시34분쯤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판문역에 당도했다. 북측 참석자들도 열차를 타고 판문역으로 내려왔다. 행사는 북측 취주악단의 개식 공연을 시작으로 북측 김윤혁 철도성 부상과 우리 측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각각 착공사를 했다. 이후 김현미 장관과 김윤혁 부상이 철도 침목에 서명하는 서명식에 이어 궤도를 연결하는 궤도 체결식, 그리고 도로표지판 제막식이 이어졌다. 개식 공연을 했던 북측 취주악단의 폐식 공연과 양측 참석자들의 기념사진 촬영을 끝으로 공식 착공식은 마무리됐다.
양측 주요 인사는 각 100여명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김현미 장관 외에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과 황인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정부 측 인사로 참석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 정치권 인사도 참석해 판문역으로 향했다. 개성이 고향인 김금옥씨(86)을 비롯한 5명의 이산가족과 2007년 12월부터 약 1년간 운행한 경의선 남북 간 화물열차를 마지막으로 몰았던 기관사 신장철씨 등 이번 행사의 의의를 더할 인물들도 이날 착공식에 초대돼 함께 방북길에 올랐다.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 외에도 대남 경제협력사업을 담당하는 민족경제협력위원회의 방강수 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최병렬 개성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남북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의 연결 및 현대화는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제시한 목표이며, 연내 착공식은 9월 평양선언에 담겼던 약속이다. 이날 착공식은 남북이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과 관련한 첫 운을 뗀 뒤 8개월여 만에 열리는 것이다.
정부는 방북하는 특별열차와 무대 설치에 필요한 장비 등 일부 물자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정식으로 제재면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날 착공식은 실제 공사를 개시한다는 의미의 ‘착공’이라기보다는 사업 시작의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착수식’에 가까운 성격으로 진행됐다.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고 대북제재가 완화돼야 실질적으로 공사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이날 향후 추가 조사를 통해 철도 연결을 위한 본공사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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