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08 (화) 아시안컵, 꽉 막힌 동네축구…
필리핀에 1-0 진땀승
한국 축구가 필리핀을 상대로 진땀승을 거두며 59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월 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끝난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후반 22분 터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한 방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1960년 대회 이후 우승과 인연을 쌓지 못한 한국은 이로써 59년 만의 정상 복귀 행보를 시작했다. 역대 A매치 상대전적에서도 필리핀에 8연승의 절대 우위를 확인했다. 지난해 8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A매치 무패행진을 8경기(4승4무)로 늘렸다.
점유율 81%-19%의 기록이 보여주듯 한국 대표팀은 전후반 내내 그라운드를 장악했다. 그러나 16년 동안 이탈리아 세리에A 4개팀에서 ‘빗장수비’를 설파한 스벤 예란 에릭손 필리핀 감독의 밀집수비에 막혀 쩔쩔 맸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를 원톱에, 좌우 날개에 황희찬(함부르크)과 이재성(홀슈타인킬)을 세웠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뉴캐슬)-정우영(알사드) 듀오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고, 수비라인에는 김진수-김민재-이용과 주장 김영권(광저우)이 포진했다. 골키퍼엔 주전 수문장 김승규(빗셀 고베)가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의 한국은 필리핀(116위)을 상대로 멀티포를 기대했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필리핀은 수비수 다섯 명을 세운 수비라인으로 한국의 예봉을 보란듯이 막아냈다. 한국은 공격의 흐름을 끊는 부정확한 패스와 마무리 부족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지루한 0-0 균형을 이어갔다. 전반 32분 정우영의 왼쪽 프리킥은 골대 위로 벗어났고, 전반 39분 이용의 크로스를 받은 황의조의 터닝슛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되려 필리핀의 반격이 매서웠다. 전반 40분 다이스케 사토의 간결한 롱패스에 이은 파티뇨의 발리슛으로 한국 골문을 두드렸다.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이 아니었으면 실점으로 이어질 뻔했다. 후반 들어서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18분 구자철 대신 이청용(보훔)이 투입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후반 22분 황의조가 가뭄의 단비같은 골을 터뜨렸는데, 시발점이 된 이청용의 패스가 돋보였다. 기세가 오른 대표팀은 파상공격을 이어갔지만 필리핀의 거센 저항에 막혀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1-0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우승후보 한국과의 첫 경기를 1실점으로 막아낸 에릭손 감독은 “경기 내용에 불만을 가질 수 없는 좋은 경기를 했다. 잘 싸운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흡족함을 표시했다. 한국은 1월 12일 새벽 1시 키르키스스탄을 상대로 2차전에 나선다.
앞서 한국과 함께 16강 진출이 가장 유력한 팀으로 꼽힌 같은 조의 중국도 필리핀처럼 사상 첫 본선 무대를 밟은 키르기스스탄에 혼쭐이 났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전반전에 먼저 실점을 허용한 뒤 후반 2골을 넣어 가까스로 2-1 역전승으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중국은 전반 42분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5분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과 32분 역시 골키퍼의 판단 범실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거저 얻는 행운도 따랐다. 아시안컵 사상 첫 승과 승점을 얻은 듯 했던 키르키스스탄은 황당한 실수에 고개를 숙였다.
軍 발끈하게한… 靑, 김의겸 대변인 해명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참모총장을 비공식적으로 만난 것을 놓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월 7일 해명에 나섰다가 되려 군내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 2017년 9월 청와대 인사수석실의 정모(36) 전 5급 행정관이 군 인사와 관련해 물어볼 게 있다며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을 국방부 근처 카페에서 만난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육군 참모총장을 만날 때 되도록이면 인사수석이나 인사비서관이 만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행정관이 총장을) 못 만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서 일하는 인사수석실 행정관이 대통령의 철학과 지침에 대해 인사추천권자인 총장과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내 반발을 사는 부분은 이 대목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군 당국자는 “육ㆍ해ㆍ공군을 가릴 것 없이 단톡방에 많은 글이 올라왔다. 대부분 김의겸 대변인을 비판하는 내용”이라며 “위계질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군의 특성을 무시하거나 군을 얕보는 발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김의겸 대변인의 논리대로라면 대통령의 통수권을 따르는 영관급 장교가 대통령의 철학과 지침에 대해 안보실장을 얼마든지 청와대 근처 카페에 불러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야권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정작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에 대응할 땐 급이 맞지 않는 일을 하지 말자던 청와대가 육군 참모총장과 청와대 행정관은 급이 맞는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직원의 권한남용이 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앞서 1월 6일 김 대변인은 “2017년 9월 만남은 군 인사를 앞두고 담당 행정관이 육군 참모총장에게 조언을 들으려고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며 “만남은 국방부 근처 카페에서 20분가량 짧게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30대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대장을 만나는 자체가 기이하다는 주장이 군 안팎에서 계속된다.
①육군 대장이 34살 행정관을 왜 만나나=김 대변인은 “담당 행정관(정 전 행정관)은 군 인사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군 사정에 밝지 않은 형편”이라며 “군 인사 시스템과 절차에 대해 조언을 들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행정관이 직접 김 총장에게 연락한 건 아니었다. 김 총장은 “당시 육군 대령 신분(현재 준장으로 진급)으로 청와대 안보실에 파견간 심모 행정관이 다리를 놔 정 전 행정관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 대령을 통해 육군 총장(4성 장군)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자리인지는 의문이다. 당시 34세의 정 전 행정관은 9월 당시 변호사시험 합격자들이 필수적으로 거쳐야했던 6개월간의 실무수습 기간을 갓 마친 상태였다고 한다.
②무슨 얘길 나눴나=‘군 인사 시스템과 절차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라는 설명에 대해 군내에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육군의 인사 시스템과 절차를 묻는다면 총장이 아닌 인사사령관(중장)이나 인사참모부장(소장)을 만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청와대 추천 군 인사명단이 육군 참모총장의 인사 추천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 아니냐”(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③총장 만난 뒤 문서 분실했다?=당시 만남을 놓고 군 안팎에서 “황당하다”는 반응까지 나오는 이유는 정 전 행정관이 김 총장을 만나고 난 뒤 가방을 분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정 전 행정관은 차를 세운 뒤 담배를 피우다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진술했다. 가방에 담겼던 문서에 대해 김 대변인은 “(청와대) 공식 문서가 아니라 정 행정관이 임의로 만든 것”이라며 “군의 인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만든 임의 자료였고, 육군 참모총장을 만나서 논의·협의하기 위해 가지고 간 대화자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주장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가방 안 서류는 누구는 진급시키고, 누구는 어디로 보내며, 누구는 좌천시키라는 등 자세한 명단이 적힌 ‘구도’라고 불리는 명단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명단을 봤다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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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m 심해어 산갈치… 해변에 밀려 나와
1월 7일 강원 고성군 죽왕면 문암진리 해안에 심해어인 산갈치 한 마리가 밀려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산책을 나왔던 한 주민에 의해 발견된 산갈치는 길이가 4.2m에 달하는 대형으로 발견 당시에는 아가미와 지느러미를 미세하게 움직이는 등 숨이 붙어 있었으나 이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갈치를 처음 발견한 박모씨는 "산책 중 바닷가에 이상한 것이 있어 다가가 보니 대형 갈치였다"며 "이처럼 큰 갈치를 본 것은 생전 처음"이라고 말했다. (글 이종건 기자, 사진 박대식씨 제공)
산갈치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롯한 태평양과 인도양 등에 서식하는 심해어류다. 비슷한 형태의 투라치와 함께 파도에 밀려 나와 해안에서 간혹 발견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경포해변에서 길이 1.5m의 투라치가 발견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산갈치나 투라치와 같은 심해어 출현을 지진 전조증상이라며 불안해하기도 하나 전문가들은 이를 지진 전조증상과 연결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심해어가 먹이를 찾아 이동하거나 냉수대를 따라 이동하다가 파도에 밀려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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