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는 곤충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공포했다고 8일 밝혔다.
농식품부가 이렇게 나선 이유는 사슴벌레·장수풍뎅이 같은 곤충들이 최근 자연생태학습이나 애완용으로 각광을 받으며 사육농가의 새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함평군은 서울 롯데월드 자연생태체험관에 지난 2년간 나비 등을 팔아 총 11억7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함평군은 올해에도 3억6000여만원어치의 곤충을 납품하기로 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소득작목으로 지정된 장수풍뎅이의 경우 농민 1인당 약 2000만원, 왕귀뚜라미는 한 농가당 5000만원의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왕사슴벌레 한 종류만 3000억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파충류 먹이용 귀뚜라미 시장이 2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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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용·화분매개용 곤충시장 또한 급속히 성장하면서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경북 예천군은 화분을 옮겨 주는 호박벌을 산업화해 지난 2004년부터 농가에 대대적으로 보급,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60% 정도 국산으로 대체했다. 호박벌의 먹이장치와 사육통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여왕벌도 판매 중이다. 국산생산량이 늘면서 2004년 100마리에 30만원이던 호박벌 수입가격이 2009년 8만5000원으로 떨어졌다. 현재 전국 230여곳의 곤충 사육농가에서 곤충 50여종을 키우고 있으며, 연간 소득 110억원 규모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농식품부는 새로 제정된 법률을 통해 곤충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장기 투자계획, 연구개발(R&D)사업 등이 포함된 종합계획을 5년마다 세우고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매년 수립할 계획이다. 곤충 관련 전문인력을 키우고 기술개발, 사육시설 설치 같은 지원을 해 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곤충 사육농가에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이 교육사업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곤충에서 의약 물질을 발굴하는 등 생명산업에서도 유용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곤충산업 시장이 2015년 1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