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옥수수 추장 - 옥수수 박사 김순권
조호상 지음, 우리교육
한 알의 옥수수로 이 세상의 굶주림을 몰아낼 수 있다면
갓 쪄낸 살진 옥수수를 먹어 보지 않은 어린이는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맛 좋은 옥수수를 개발해 내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어린이는 얼마나 될까요? 또 우리가 간식으로 먹는 옥수수가 어떤 나라에서는 중요한 식량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어린이는요? 이 책은 오직 배고픔을 몰아내기 위해 좋은 옥수수 개발에 평생을 바친 옥수수 박사 김순권 이야기입니다. 쌀이 없어 옥수수나 고구마로 끼니를 잇던 시절에, 수확량이 많고 알이 굵은 종자 개발은 우리 농업의 크나큰 숙제였습니다. 김순권 선생은 일찌감치 그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김순권은 옥수수와 함께 잠자고, 날 옥수수로 허기를 때우고, 꿈속에서도 옥수수를 만나는, 그야말로 옥수수에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하와이 몰로카이 섬에서 옥수수 55만 포기를 하나하나 혼자 손으로 교배시켰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우리 나라에서 좋은 옥수수 품종 개발에 성공하자, 김순권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로 떠납니다. 그곳에서 그는 옥수수를 잡아먹는 '악마의 풀, 스트라이가'를 이겨내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여, 그곳 국민들에게 '가난한 사람을 배불리 먹인 사람', '위대한 뜻을 이룬 사람'을 뜻하는 마이에군, 자군몰루라는 명예 추장에 추대됩니다. 아프리카에서 배고픔을 몰아내겠다는 김순권의 첫 마음이 결실을 거둔 것입니다. 지금 김순권의 마음은 온통 북한 동포들에게 가 있습니다. 식량이 넉넉하지 못하여 고통 받는 북한 땅에서 배고픔을 몰아내는 게 요즘 김순권 선생의 소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구의 옥수수 농장에서 소매를 걷어 부치고 옥수수 교배에 여념이 없는 김순권 선생을 만나 보세요. 옥수수 한 알에 담긴 그의 꿈과 사랑을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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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권 金順權
‘옥수수 박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74년 미국 하와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국,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며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옥수수 종자인 '수원 19·20·21호'를 개발했다. 1979년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오버 슈퍼 원'이라는 옥수수 종자를 개발했는데, 이 신품종은 옥수수·벼·수수 등에 기생하는 스트라이가(일명 악마의 풀)라는 잡초에 강한 품종으로 '아프리카의 기아를 해결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1995년말 귀국한 뒤에는 북한의 기아문제 해결에 관심을 갖고 '평화의 옥수수'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10여 차례 방북, 북한에 옥수수를 재배하기도 했다. 1998년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에 취임했고 2007년엔 축산농가의 부담을 30% 이상 절감시킬 수 있는 사료용 슈퍼옥수수를 개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