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제18항의 3번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나머지 부분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어간 형태가 변하는
경우에 대한 표기 규정

‘우 불규칙 용언’과 ‘으 불규칙 용언’의 활용형을 적는 법을 규정한 것입니다. ‘우 불규칙 용언’은 ‘푸다’ 하나뿐입니다. 어간 끝음절이 ‘ㅜ’로 끝나는 다른 용언들과 달리, ‘푸다’는 어미 ‘-어’나 ‘-었다’과 결합하면 ‘
풔,
풨다’이 되지 않고 ‘퍼, 펐다’가 되기 때문에 불규칙 용언으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한편, 어간 끝음절이 ‘ㅡ’인 경우에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하면 ‘ㅡ’가 줄어드는데, 이를 가리켜 ‘으 불규칙 활용’이라 합니다. 이 경우에도 줄어든 대로 적어야 합니다.

‘디귿 불규칙 용언’의 활용형을 적는 법을 규정한 것입니다. 어간 끝음절의 받침이 ‘ㄷ’인 용언 중에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ㄷ’이 ‘ㄹ’로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바뀐 대로 적어야 합니다. ‘돈을 걷다’나 ‘시신을 묻다’ 등의 어간 끝음절의 받침 ‘ㄷ’은 ‘ㄹ’로 바뀌지 않습니다.

‘비읍 불규칙 용언’의 활용형을 적는 법을 규정한 것입니다. 어간 끝음절의 받침이 ‘ㅂ’인 용언 중에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ㅂ’이 ‘ㅜ’로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바뀐 대로 적어야 합니다. 이때는 어간 끝음절의 모음이 ‘ㅏ’나 ‘ㅗ’와 같은 양성 모음일지라도 어미는 음성 모음인 ‘-어’ 계열로 적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
가까와,
아니꼬와’는 틀리고 ‘가까워, 아니꼬워’가 맞습니다. 다만, ‘돕다, 곱다’처럼 어간이 한 음절짜리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모음 조화에 따라 ‘도와, 고와’로 적습니다. ‘등이 굽다’나 ‘추위에 손이 곱다’ 등의 어간 끝음절의 받침 ‘ㅂ’은 ‘ㅜ’로 바뀌지 않습니다.
1번부터 6번까지는 어간 형태가 변하는 경우에 대한 표기 규정이고, 7번과 8번은 특정한 용언에서만 나타나는 어미에 대한 표기 규정입니다. 마지막 9번은 어간과 어미가 모두 변한 경우에 대한 표기 규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용언에서만 나타나는 어미,
어간과 어미가 모두 변하는 경우에 대한 표기 규정

‘여 불규칙 용언’의 활용형을 적는 법을 규정한 것입니다. ‘하다’ 또는 ‘하다’로 끝나는 용언의 어간 끝음절 ‘하’에 어미 ‘-어/아’ 계열의 어미가 결합하면 ‘-어’가 ‘-여’로 바뀌는데, 이때는 바뀐 대로 적어야 합니다. ‘-어/아’가 ‘-여’로 바뀌는 것은 어간 ‘하-’ 뒤에서만 일어나는 일입니다. 따라서 ‘
사람이였다,
꽃이 피여서’와 같이 쓰면 안 됩니다. ‘사람이었다, 꽃이 피어서’와 같이 써야 합니다.

8번은 ‘러 불규칙 용언’의 활용형을 적는 법을 규정한 것입니다. 어간이 ‘르’로 끝나는 용언 중에는 ‘-어’ 계열의 어미가 결합하면 ‘-어’가 ‘-러’로 바뀌는데, 이때는 바뀐 대로 적어야 합니다. ‘러 불규칙 용언’은 8번에 제시된 ‘이르다, 노르다, 누르다, 푸르다’ 네 개뿐입니다. 9번은 ‘르 불규칙 용언’의 활용형을 적는 법을 규정한 것입니다. 어간이 ‘르’로 끝나는 용언 중에는 ‘-어/아’ 계열의 어미가 결합하면 ‘-어/아’는 ‘-러/라’로 바뀌고 어간 끝음절의 ‘르’에서는 ‘ㅡ’가 줄어드는데, 이때는 바뀐 대로 적어야 합니다. 겉보기에는 같은 ‘이르다’이지만 ‘정상에 이르다’는 ‘러 불규칙 용언’이고, ‘엄마한테 이르다, 시간이 이르다’는 ‘르 불규칙 용언’입니다.
지금까지 2회에 걸쳐 불규칙 용언의 표기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호부터는 접미사와 관련된 표기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