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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지혜의 방 스크랩 한국 초등학교 1학년 독일가면 모두 영재
Gabrile 추천 0 조회 41 09.08.08 11:3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우리 아들이 정말 영재일까?


“엄마 오늘 수학 시간에 7+8을 맞춘 사람이 나밖에 없었어.”

“정말! 와~ 우리 아들이 최고네. 정말 너의 반 아이들은 그렇게 못해?”

“응, 책도 나 빼곤 아무도 못 읽어”


9년 전 초등학교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한국식 교육에 열을 올리던 엄마 덕에 책을 읽고 덧셈과 뺄셈 정도는 무난히 하고 들어갔던 큰아이가 1부터 10까지의 덧셈 중 가장 어려운 7+8의 정답을 정확하게 발표한 사람이 자기밖에 없었다고 자랑하던 생각이 난다. 그때는 나도 ‘우리아들 최고!’라며 함께 호들갑을 떨었었다.


독일식 교육에 익숙해지고 나서 3년 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둘째에게서는 들어보지 못한 자랑이 큰아이 때는 날마다 이어졌었다. 우리식 공부만 생각하다가 독일 초등학교 아이들을 보면 정말 멍청하다 못해 바보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당시엔 독일 아이들이 모두 한심해 보였고 ‘혹 우리 아들이 정말 영재인가?’라며 어깨가 으쓱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여기 분위기를 전혀 모르고 우쭐했던 그때가 쑥스럽기까지 하다.


초등학교 1학년 100까지 계산하고 읽고 쓰면 영재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들의 국어와 수학 실력은 어느 정도 일까. 모르긴 해도 아마 대부분 읽고 쓰고, 100까지의 숫자를 계산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10년 전 한국에서 아이 교육에 관심 갖기 시작하던 때가 큰 아이가 3살 정도의 나이였으니 나도 어느 정도 감은 잡고 있다. 남들처럼 교육에 관심 많았던 나도 그 때 이미 읽고 쓰는 것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 날마다 동화책을 읽어 주고, 그림과 맞는 단어를 찾아 줄을 긋고 모음과 자음을 연습하는 기초 문제집들을 사들이기 시작했었다.


아이가 공부를 지루하다고 인식하지 못하게 하면서 놀이처럼 즐겁게 시작하기 위해 나도 나름대로 진지하게 연구 좀 하다가 독일로 왔다. 사실은 ‘놀이처럼 즐겁게 시작하는 방법이 뭘까?’ 고민한 것이 주가 아니라, 그 작은 머릿속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많은 것을 집어넣을 수 있을까 궁리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3살부터 공부를 시키려고 한 셈이니 초등학교 입할 할 때쯤에는 아마 독일 초등학교 3,4학년 수준은 되었지 싶다. 지금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요즘은 나처럼 무조건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으려는 의식 있는 부모들도 더러 있기 때문에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한국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준은 대부분 독일에 오면 영재로 분류될 확률이 높다.


독일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영재를 구분하는 기준은 우리와 비교하여 정말 어이없을 정도로 한심하다. 자연스럽게 읽고 쓸 수 있으면서 100까지의 숫자를 계산할 수 있는 수준의 1학년을 대체적으로 영재라고 한다. 보통 초등학교에 입학 할 때는 전혀 책을 읽지 못하고 출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또 실제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기 초엔 전혀 글을 읽지 못한다. 독일어는 알파벳을 쓰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ABC부터 차례로 관련된 단어들을 익혀나가며, 수학은 1년 내내 1부터 20까지 범위에서 덧셈과 뺄셈을 연습하는 정상적인 과정과 비교하면, 영재로 분류되는 아이들의 수준이 확실히 높은 것은 사실이다. 다른 학년에서의 기준은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초등학교 1학년이 이 정도이니 다른 학년도 대체적으로 그 경계를 추측해 볼 수 있다.


독일인들이 영재에 열광하지 않는 이유


독일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김나지움 13학년까지 전체 30만 정도의 학생들 중 2퍼센트 정도의 영재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영재들을 사교육이든 제도권 교육이든 제대로 지원해 줄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영재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만이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


물론 월반이라는 것도 있고, 영재 기숙학교 등을 운영하기는 하지만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비하다. 때문에 부모의 노력으로 혹은 주변의 특수한 여건으로 인해 영재가 된 아이들이 적절한 환경을 만나지 못해 사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부분이 바로 오늘날 독일 교육이 국제 경쟁력에서 밀려나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게 한다. 그러나 항상 이에 대한 문제는 제기되면서도 예나 지금이나 별다른 변화는 없는 것 같다.


독일 사람들은 왜 영재를 우습게 아는 것일까. 공부뿐 아니라 천재 바이올린 소녀, 천재 피아니스트 소년 등, ‘천재 어쩌고…….’라는 이야기에 대한 이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그 어린 것이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살인적인 연습을 했을까. 아이들은 뛰어 놀아야 하는데…….’이다.


그런데 나도 두 아이를 키워보니 어린 시절의 영재란 것은 부모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가 더 아이들의 머릿속에 많이 넣었느냐, 아니면 많이 연습시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닐까? 독일 선생님들과 부모들이 영재에 대해 열광하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인 것 같다.


나도 이 부분에서는 정확한 판단이 내려지지 않는다. 과연 영재를 홀대하는 독일식 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스템은 두말할 것도 없이 찬성하지만 두 가지를 조화롭게 병행시킨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아 약간 혼란스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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