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상징하는 '잭슨 목련'… 오바마, 세월호 참사에 기증
목 련
1829년 3월 4일, 미국 제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앤드루 잭슨은 자신의 집에서 키우던 목련 나무의 싹을 가져다 백악관 뜰에 심었어요. 목련 나무를 보면서 사랑하는 아내를 기억하기 위해서였지요. 잭슨 대통령의 아내 레이철은 대통령 취임식을 두 달가량 앞두고 안타깝게 죽음을 맞았거든요. 잭슨 대통령은 1832년 재선(★)되었는데, 백악관에 머문 8년 동안 목련 나무를 보며 아내를 그리워했어요. 그 뒤로 미국 사람들은 이 목련 나무를 '잭슨 목련'이라 불렀고, 봄마다 다시 꽃피는 잭슨 목련을 보며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되새긴다고 해요.
목련은 나무의 꽃 모양이 연꽃을 닮아서 생긴 이름이에요. 북쪽을 향해 피는 꽃이라 하여 '북향화'라고도 부르는데, 목련이 이런 별명을 얻은 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중국에서 전해져요.
옛날 하늘나라 옥황상제에게 어여쁜 딸이 있었어요. 그녀는 북쪽 바다의 신을 사모(★)했는데, 옥황상제가 다른 남자와 결혼시키려 하자 궁전을 빠져나와 북쪽 바다의 신을 찾아가요. 그런데 북쪽 바다의 신은 이미 결혼한 몸이었습니다. 북쪽 바다에 도착해 그 사실을 알게 된 공주는 절망하여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다에 몸을 던지고 말아요. 북쪽 바다의 신은 옥황상제의 딸이 자신을 사모하다 죽은 것을 알고, 공주를 바다에서 건져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었어요. 이 사실을 알게 된 옥황상제는 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무덤에서 꽃이 피게 했습니다. 그러자 공주의 무덤에서 하얀 목련이 피었는데, 꽃봉오리가 모두 북쪽을 향했다고 해요. 죽어서도 북쪽 바다의 신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고향인 목련은 없을까요? 우리나라의 토종 목련은 제주도가 고향이에요. 그래서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서 주로 자라지요. 우리나라 목련은 중국산 백목련보다 꽃잎이 가늘고 작으며 꽃이 필 때 꽃잎이 바깥쪽으로 넓게 벌어진다고 해요.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목련 나무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진도에 있어요. 진도 석교리 석교초등학교 마당에서 자라는 나무로, 지난 2002년 우리나라 목련 중 유일하게 문화재(전남 지방기념물 217호)로 지정됐어요. 1900년경 학교를 건립하면서 운동장 가장자리에 심은 것으로 전해져요. 이 나무는 오랫동안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토종 목련이 아닌 중국산 백목련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정밀조사를 한 결과 우리 토종 목련으로 밝혀졌다고 해요. 키는 11m, 나이는 백 살쯤으로 토종 목련 중 가장 오래되었다고 하고요.
세월호 사고 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며 세월호의 비극을 겪은 안산 단원고에 잭슨 목련의 묘목을 기증했어요.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하기 위해서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