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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정씨이 무거운 발걸음.
스물 여섯,한창 나이의 은정씨는 "퇴근 후엔 뭘할까,주말엔 어디로 놀러갈까"를 궁리하는 또래와는 달리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은정씨 가족은 여느 가정과 다름없는 화목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그 행복은 깨지고 말았습니다. 어머니는 학생이었던 은정씨 명의로 카드를 발급받아 급기야 빚을 내고 집을 나갔습니다. 지금은 연락이 완전히 끊긴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은정씨는 다니던 학교도 그만둘 수 밖에 없었고,신용불량자로 등록되어 빚독촉에 시달렸습니다.
어머니가 은정씨에게 남겨놓은 빚의 액수만도 2천여만원이나 됩니다. 엎친데 덥친격으로 듬직했던 남동생마저 폭행사건에 연루되어 가족들과 연락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은정씨는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나아지고 가족들이 다시 모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만,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 보려고 고혈압 약값까지 아끼던 아버지가 지난 1월말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큰 병원으로 옮겨 정밀검진을 받았는데,내야 하는 검진비와 치료비가 무려 400만원이나 됩니다. 신용불량자로 주민등록이 말소가 된 은정씨가 의료보험료를 내지 못해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일을 해 한달에 70만원을 벌지만,어머니가 남겨준 빚을 분할 상환하고,20만원의 월세와 아버지의 병원비를 내고 나면 쌀을 사먹을 돈조차 남지 않습니다. 은정씨는 어린이집에 나가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돈은 전혀 없습니다. 친·인척들도 모두 형편이 어려워 은정씨네를 도와줄 수도 없습니다.
의료비를 마련할 길이 없는 은정씨의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지금까지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아버지에게 울타리가 되주고 싶다는 은정씨.
그러나 그 역할이 너무나 힘이 들어 병원으로 향하는 은정씨의 발걸음을 무겁기만 합니다.
은정씨의 발걸음을 조금씩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작지만 큰 손길이 절실합니다.
최선애·부산 강서구 명지동사무소 사회복지사. 051-970-4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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