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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걸맞지 않게 훈풍에 화창한 날씨다.
초록 형광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한 둘 보인다. ‘환경 미화요원 인가?’ 내심 중얼거리고는 말았다. 그러다 조금 지나니 같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점 점 많아지더니 손에는 자루가 긴 빗자루를 든 사람, 집게를 든 사람, 큰 쓰레기 봉투를 든 사람, 속속 모여들더니 잡목과, 낙엽으로 어수선한 구석진 곳들이 말끔해졌다. 일률적으로 써 있는 등 뒤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올레 서귀포 택시’ 순간 지난 1년 가까이 올레길 정화 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생각이 났다. 참으로 고맙고 흐뭇한 웃음이 나왔다.
초창기 올레꾼으로 버스를 타고 다닐 때가 생각이 난다. 제주 토박이인 나로서는 버스노선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타지방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내릴 때 마다 기사분께 여러번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 “올레 6코스 갈려면 어디서 내려요?” 올레꾼이 묻는다.
“네? 올레 6코스가 뭐꽈?!” 한국말로 대화를 하는데도 소통이 안된다. 그럴 수도 있다. 나 역시 우연한 기회에 걷는 길 올레를 뒤 늦게 알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유독 제주의 말투는 투박하고 짧다. 그래서 묻는 사람들은 오해의 소지가 많다.
그러나 올레를 아는 기사분도 가끔 있지만, “뭐 허젠 걸엄수과? 쓸데없이...” 라고 질문을 무안하게 하는 기사분도 있었다. 그러나 올레길이 생기고 3년이 지난 지금은 그 전의 기사태도는 찾아 보기 힘들다. 차 내 방송으로도 올레길을 안내하고 있다.
올레꾼의 방문이 늘어나면서 차츰 하루 수입이 늘어나면서 영세한 운송업계에도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등산복 차림의 손님을 보면 “어느 코스 가세요?”하며 먼저 묻는 태도는 참으로 아름다운 변화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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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분들 역시 다를 바 없었다. “무사 걸엄수꽈? 택시타고 갑써!” 하며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걷는 사람들을 조금 비아냥 거리 듯 하는 분들도 없지 않았다.
3년여에 걸친 95만명 이상의 올레꾼들의 방문은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효과와 더불어 지역민들의 서비스 정신을 되살려 놨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고마운 일이 아닌가. 우리 고장을 많이 찾아주니. 더군다나 관광객에게 외면 당하는 구석 구석도 걸어 주니.
40년 전통의 서귀포택시(구 삼진택시) 실무책임 김영신 상무는 “지속적인 친절 서비스 교육을 해 왔지만, 무뚝뚝한 제주사람의 성격상 먼저 말을 걸거나 살가운 대화를 잘 못하던 직원들이 이젠 먼저 인사를 한다”고 했다. 제주 풍광을 즐기러 오신 손님들이 응대하는 지역민들의 태도에 따라 제주에 대한 이미지가 판가름 날 수 있다며, 친절을 강조 했다.
지난 3월 제주 올레 서명숙 이사장님 초청강의를 통해 서귀포 택시 기사분들은 올레를 확실히 알아가기 시작했고, 그 기점으로 매월 한 번씩, 거르는 법이 없는 올레길 정화활동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솔직히 지역택시 가 어려운 귀로에 서 있어 수입증대 관련에 힘을 써야 한다. 고객에게 찾아가기 위해, 그리고 다가서기 위해 이런 봉사를 시작했다. 봉사를 통해 직원들 얼굴 표정이 편안함으로 변화되어 기쁘다”며 봉사하는 소감을 덧붙였다.
“좁은 곳이어서 벌이는 시원찮아도 관광객과 올레꾼이 제일 많이 드나드는 서귀포에서 일하는 자부심은 크다. 바가지 요금 없애기, 친절한 안내등 우리 직원들의 마음가짐은 일등감이다.”라며 강성준 기사님은 강조했다. “올레길과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이 자랑스럽다. 올레꾼은 쓰레기를 많이 버리지는 않지만 제주에 기여를 하니 올레꾼에게 깨끗한 올레를 보여 줄 수 있어 좋다”는 윤달립 기사님은 봉사하는 기쁨을 표현했다. 기분이 좋다. 모두가 제주를 사랑하는 대표자들 같은 느낌이다. 선진적인 서비스 정신으로 나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뿌듯하다. 넥타이 복장의 깔끔함과 편안한 표정의 친절한 서귀포 택시 기사님들. 그들의 멋은 다름아닌 봉사를 통해 얻은 넉넉한 마음일 것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최고의 서비스맨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하며 올레 서귀포 택시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올레길을 깨끗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올레길을 걸으면서 택시를 이용한것은 한번뿐이었지만(영실-서귀포), 눈때문에 다른택시들이 오지 못하게되자, 한사람이라도 더 같이가자고 하시던 기사분의 마음씀이 생각납니다, 초행의 올레꾼들의 잦은 물음에도 언제나 친절히 대답해주시는 버스기사분들은 말할것도 없고여,,,,, 모두 감사!!!
요즘~이분들때문에 계속 서귀포택시만 이용하게 되네요 ^^
모두 고마운 분들입니다.
저번에 한번 클린 올레하시는것을 봤는데 정말 기분이 좋데요.
수고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