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만 개의 창업기업이 생겨난다고 한다. 새로 창업하는 기업 수만큼이나 사라지는 기업도 많다. 시대를 너무 앞서가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도 있다. 오늘날 성공한 대부분의 기업들을 보면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KFC의 흰수염할아버지는 수많은 문전박대를 받고서야 치킨 조리법을 인정을 받았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며 기다림의 결과였다. 반면에 우리나라 어느 최고의 기업은 함께 일하자며 찾아온 미국 실리콘벨리의 젊은 창업자를 거들떠보지 않아 좀 더 일찍 세계적인 기업이 될 기회를 날려버렸다.
창업은 어찌 보면 기다림이다. 확신이 있으면 기다림의 시간은 고통이 아니다. 낚싯대를 드리우며 세월을 낚은 주나라 강태공은 기다림의 명수였다. 때가 임박하니 움직였다. 바늘 없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았지만 문왕이 그를 스승으로 모셨다.
주나라가 상나라를 공격하려할 때 왕이 거북껍질로 점을 쳤더니 불길한 괘가 나왔다. 신하들은 모두들 조짐이 좋지 않다며 공격을 주저하였다. 그러나 강태공은 모든 준비가 끝난 상황에서 점괘는 대업에 결코 방해가 될 수 없다며 공격을 단행하였고 상나라는 결국 망했다.
“미리 아는 것은 귀신으로부터 아는 것이 아니고, 일의 상으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도수로 증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손자병법에 나와 있듯이 주역은 조짐을 사전에 감지하지만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준비를 하였다면 점괘은 단지 참고일 뿐이다. 주역 64괘는 난괘인듯 하지만 난괘 아닌 괘들도 있어 무작정 의지하기보다는 상황을 파악하고 풀어나가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미리 준비된 사람에게는 그‘때’가 보인다.
기업인으로서 때를 기다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한다. 해야 할 때인가, 기다려야 할 때인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 모든 산업이 다 그렇지만 특히 바이오산업은 준비기간이 길다. 그리고 선점이 필요한 업종이다. 선점을 해야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남이 선점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게 되면 몇 배의 노력과 비용이 발생한다. 때로는 때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 발 먼저 나갈 것인가 반 발 먼저 나갈 것인가, 아니면 남을 따라 갈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재난은 외부에서 오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불러들인 경우가 많다. 일을 신중하게 처리하지 못한 결과가 재난으로 나타난다. 주역의 괘는 확고한 불변이 아니라 언제나 변화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이다. 64괘는 64개의 풀이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셀 수 없는 풀이가 나온다. 그래서 주역이 어려운 것이리라.
프로야구가 후반전 순위다툼이 치열하다. 흔히 야구는 힘의 싸움이라 생각하지만 나는 머리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경기에서 타자가 삼진을 당하는 것은 대개 투수와의 머리싸움에서 진 결과이다. 강타자는 투수가 좋은 공을 줄 때까지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공을 커트를 한다. 던질 곳을 잃은 투수가 기다리던 공을 던질 때 타자는 배트를 휘두르는 것이다.
무작정 기다리면 될 것인가. 아니면 그 때를 만들 것인가. 만약 주역의 괘를 철석같이 믿었다면 강태공은 결코 대업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스스로 때를 만들지 못하고 진퇴를 결정하지 못하면 자칫 좋은 공을 그냥 흘려버리게 된다. 인생의 삼진을 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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