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일찍 검사를 받아야지 하면서도 일을 하다보면 연말에가서야 병원을 찾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의보공단에서 추진하는 건강검진에 따라 11. 7. 오전공가를 내고 맘편한 내과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한 주일이 지난 점심무렵 잠혈이 있다고 병원으로 나오란다. 사실을 알려왔음에도 식사 중에 전화를 받으니 이런시간에 전화를 한다며 투덜거렸다. 다음날 조퇴하고 급히 의사를 만나보니 재검을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종양이 의심된다고 하여 11. 27. 08:30으로 검사를 예약하였으나 11.15. 한라산을 등반하고 주말에는 몸을 푼다고 불암산에 오르고 화요일 풋살까지 하고보니 다음날 재검을 한다는 게 부담스러워 다시 한 주를 연기했다. 12. 1부터 흰밥으로 식사하며 반찬 또한 제한적으로 섭취하다 보니 입맛 없이 며칠을 그렇게 보냈다. 월요일부터 이틀간 백숙을 끓인 육수에다 죽을 만들어 이것으로 식사를 대신하니 쉽사리 배가 꺼지는 게 금새 허기를 느끼는데 달리 뭐든 먹을 수가 없다. 퇴근한 뒤 사전준비로 마셔야하는 약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하니 아내가 급히 이온음료를 사왔다. 화요일 저녁부터 병원에서 속을 비우는데 사용되는 약(크린콜씨산 A제와 크린콜씨산B)을 500ml의 물에 희석하여 18시부터 1시간 사이에 2회 마시고 밤사이 가급적 1.5l나 되는 많은 물을 마시라고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음날 알람을 맞추고 잠을 청했지만 긴장한 탓에 미리일어났다. 새벽4시부터 같은 방법으로 2회 마시고 5시무렵 가소콜액(10ml)과 물 500ml 를 섞어 마신 뒤 이후엔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하는데 그때 부터 목이 타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밤사이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고 거실을 배회하다 07:40분이 되어서 집을 나섰는데 마음이 급해서인지 오늘따라 차가 많이 막힌다. 예약시간에 간신히 도착하여 접수를 하려니 잠시 기다려 달란다. 5분여 있으니 간호사가 나를 부르기에 따라가 검사복으로 갈아입고 심전도 검사를 하는데 뭐가 잘 안되는지 살갗에 붙였던 의료 기기를 몇 번이고 떼었다 붙였다하여 내심 걱정이되기에 뭐가 잘 안돼느냐고 하니 그런건 아니고 지난 번 검사와 비교하고 있는 중이란다. 오늘 검사를 못하면 같은 절차를 반복하는 걱정이 없지 않았지만 심전도실을나서며그에 대한 부담은 순식간에 사라졌다.10여분이 지났을까 직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곳으로 들어가 수술대에 모르나 왼팔에 식염수 주사 바늘을 꽂고 이어 안정제와 마취제를 고무관에 투여한다는 간호사의 설명을 들으며 이름표를 보았으나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잠으로 떨어졌다. 1시간여 지났을까 등짝이 따듯하여 내가 어느 시골집에 내려와 방 구들에 등을 지지고 있나보다 하며 눈을 뜨니 회복실의 침상에 나 혼자 덩그러니 누워있는 게 아닌가. 천천히 내려와 복도로 나오니 간호사가 제1진료실로 안내하기에 바로 따라들어갔더니 마침 의사가 모니터 화면으로 내시경 장면을 보여주며 아주깨끗하다고 언급한다 규칙적으로 동글동글한 것이 보이기에 저건 무었이냐고 하니 공기방울이라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고 한다. 기쁜 마음으로 접수대에서 옷장 번호키를 받아 환복하고 아내에게 검사가 잘 끝났다고 말한 뒤 집으로 들어와 집사람이 준비한 맛난 칼국수를 먹으니 살 것 같았다. 어짜피 연가를 낸터라 오후 시간은 급조한 일정으로 움직이겠다고 하니 아내가 동의하여 비둘기낭 폭포, 하늘다리, 고석정, 평남식당 순으로 순례키로 했는데 폭포는 예보던 모습은 아닌듯하고 하늘다리는 바람이 거칠어 가만히 섰어도 흔들거리는 느낌이 강하여 금새 내려왔다 . 고석정을 네비로 찾으니 17km 정자에서 계곡을 관망하고 다시 물가로 내려갔으나 부교가 수리 중이라며 출입을 제한한단다. 아니 이런 이런 하면서 혀를 차고 있는데 부교 저편에서 3명의 성인 남자가 걸어나온다. 별 이상은 없다고 간주하고 부교의 중간까지 갔다 돌아오기로 했는데 수심이 깊고 걸을 때마다 삐그덕 거리며 흔들리는 까닭에 아내가 불안해 하여 내심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의 만류로 급히 선회하여 돌아 나와 고석정 현판이 있는 곳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옛길을 찾아 내려가 중간지점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벼랑 끝에 자리한 팔각정에 이르러 계곡을 시선으로 내리 훑은 뒤 주차장으로 돌아와 출구를 찾는데 입구와는 아주 동떨어진 곳에 있고 안내표지갸. 정학하지 않아 좀 황당한 느낌을 지울수 없었다. 주차비 1,000원을 정산하고 마지막 코스로 김화시장의 평남면옥을 네비로 찍었으나 나오지 않아 핸드폰으로 검색하니 그제야 목적지가 뜨는데 18km내외의 거리에 있는 장소에 가까스로 도착 꿩 냉면을 먹고 싶어하는 아내를 위해 주인에게 물으니 점심까지는 했으나 오후시간에는재료가 소진되어 할 수 없다기에 만두와 순댓국을 각 1인분으로 하고 순대는 맛배기를 위해 작은 것 하나에 소주 한 병을 추가하니 아내가 만류한다. 괜찮다며 받아서 2/3를 맛나게 먹은 뒤 순댓국 1인분을 포장하여 귀가하니 하루가 다 저물었다. 건강검진을 위해 연가를 냈지만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한 하루 였고 남은 시간을 아내의 도움으로 편하게 보낼 수 있었음에 다시금 감사한다.
첫댓글 수면 위.장 내시경후 운전은 절대금지 하삼! 하늘도 간 성해친구의 아픔을 알잖아...명심들 하세요!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
애도의 묵념